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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에 해당하는 글3 개
2011/05/15   중미여행 파나마에서 만난 사람들 (1)
2010/11/28   서른번째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베니카심, 발렌시아) (1)
2010/11/05   스물네번째마당-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닉 편


중미여행 파나마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 | 2011/05/15 23:18

중미와 남미는 지도상 이어진 대륙이지만 엄밀하게 정치적 목적으로 갈라진 대륙이다. 미국은 중미와 남미 소통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였다. 파나마운하를 정점으로 중미는 미국의 시장 안으로 들어와 있으며, 파나마 남부는 자동차로 운행이 불가능한 정글 숲과 자연 장애물로 가득 찬 오지, 이름하여 Tapón de Darién이라는 곳이다. 오로지 국경을 두 다리와 작은 보트에 의지해 건너 가거나 아니면 파나마에서 직접 비행기를 이용하여 남미로 갈 수 있으며, 또한 작은 범선과 요트로 3-6일 정도 걸려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요금은 상상외로 물론 비싸다. ( 400달러 이상)

파나마에 가기 위해 선택한 길은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을 접하고 있는 마을 카프르가나(Capurgana)라는 곳이다. 모든 길안내는 한 달 전에 콜롬비아 전 지역을 여행한 에스페란티스토 Marcelo의 친절한 안내를 착실하게 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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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언제나 위치를 물으며 다음 이동 장소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보내와 배낭 여행자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경로로 콜롬비아 북서부를 바제두파루(Valledupar)에서 카르타헤나(Cartagena)- 몬테리아(Monteria) –투르보( Turbo)로 이어지는 여행을 즐길 수가 있었다.

     콜롬비아의 코파카바나 해변이라고 할 수 있는 카르타헤나 도시는 태평양풍의 바다와 카리브풍의 음악이 넘쳐나는 젊음의 도시이다. , 밤의 문화가 상반되게 어울러져 이 도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몬테리아 투르보로 이어지는 길은 반 정도가 비포장 도로인데, 그것도 계속되는 산길과 그 안에 거주하는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기 때문에 지도 상의 거리는 짧지만 카르타헤나- 몬테리아 길보다 배 이상 소요된다. (6시간 소요)

  또한 투르보 선창가에서 아침(8)에 출발하는 카프리가나로 가는 란초(작은 보트)를 타기 위해선 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카프리가나로 갈 수 없다. (하지만 배는 정작 콜롬비아 시간으로 1-2시간 늦게 출발한다)

배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카프리가나는 왜 이 곳이 카리브 해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바다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승객 20명 정도 태운 이 배는 카리브의 절경을 사진에 담는 것을 허락치 않겠다는 듯, 위 아래로 심하게 요동을 치기에 오로지 눈과 입으로만 감탄하며 아픈 엉덩이를 참아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카프리가나에서 Marcelo가 추천한 Hotel Uvita에서 3일에 15달러에 지냈고, 삽쓰루(Sapzurro)라는 곳에서 하루를 더 묵었다. 삽쓰루는 카프리가나에서 배로 30분이면 가는 작은 어촌이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마을처럼, 시간이 정지된 듯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이방인들을 평온하게 대한다. 혼자서 조용히 사색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이 곳이 파라다이스일 것이다.

l  : 교통/ 배 요금

Valledupar – Cartagena : 14달러

Cartagena – Monteria : 16.7달러

Monteria – Turbo : 16.7달러

Turbo – Capurgana 배요금 : 25달러

Capurgana – Panama Obaldia 배요금 : 125달러 

Capurgana - Sapzurro 배요금 : 5달러

Capurgana – Sanblas 배요금 : 50달러

< 여행 중 만난 사람들 >

Carolina, Paola, Juan Pablo, Jorge, Hector 이 다섯 명은 내가 카프리가나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2팀이 칠레 커플이고 한 명은 헥토르라는 모험과 여행을 즐기는 아르헨티나 젊은 친구이다. 직업도 간호사, 수학교사, 회사원, 판매사원, 변호사 다양하다. 이들은 이번 여행을 위해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오로지 여행을 즐기기위해 만난 친구들이다. 그것도 중미의 오지 섬들을 여행하기 위해서  여행과 모험을 즐기는 친구들..  이 친구들과 파나마의 산블라스 군도(정확하게 : 아르치피에라고 데 산블라스 Archipiélago de San Blas ) 에서 일주일을 함께 보냈다. 군도는 대서양 카리브 해안에 위치해 350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영화에서나 있는 그림들을 제공한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오지의 섬들, 야자수와 그것으로 만들어진 작은 인디오 집들, 섬 하나에 한 채의 집..  상상하지 못하는 그림들이 주위에 펼쳐지기에 그것을 탐험하는 우리들은 매일 바쁘다.  새 파랗다 못한 바다가 그 속을 훤히 볼 수 있게 눈부시게 아름다운 색과 오색 찬란한 열대어들이 가득한 바닷속을 매일 뒤지게 한다.  난 그림 같은 바다의 신비함을 처음 보았기에 매일 탄성을 지어냈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도 장관이지만 석양과 함께 섬들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듯한 황홀한 모습을 내 작은 사진기로 담아낼 수 없음에 그저 한탄할 뿐이었다.

우리는 인디오 집의 해먹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해먹은 여행 중 잠깐 낮 잠을 자거나 책을 읽으려고 이용을 하였는데 장시간 잠을 자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날 자고 나서 허리가 아파 헥토르한테 물어보니 해먹은 대각선으로 자야 허리 통증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3달러에 잠자리를 제공한 인디오 피침의 집은 대가족이다. 처제들의 식구들을 비롯하여 식구의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가족들의 숫자는 온 가족이 함께 야자수로 엮은 집에서 함께 산다. 우리는 잠만 이 집에서 자고 식사는 마을회관 비슷한 곳에서 해결을 했다. 다행이 가스렌즈를 빌려줘 가져간 부식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4일째 되는 날부터 모든 것들이 동이나 인디오들의 신세를 져야 했다. 그래도 건너 섬에 가게가 있어 배를 타고 가서 부식거리들을 사오곤 했다.

배로 학교와 시장을 보는 섬마을들..

요즘은 파나마 정부가 산블라스를 관광화 한다고 해서 유럽과 미주의 사람들이 비싼 돈을 들여 투어를 하고 있기에 너무나 착하고 순수한 이 인디오들이, 하와이 인디오처럼 알로에 하와이나 외치면서 그들에게 하와이안 댄스나 추는 관광 상품화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일주일을 함께 머물면서 산블라스라는 이 곳에 흠벅 정이 들었다그리고 내 언어 소통을 끝까지 웃으며 즐겁게 받아준 친구들과도 가족같은 정을 나누었다. 반쯤은 에스페란토로 뭉개며 대화를 했지만 난 이 곳에서  에스페란토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남미를 여행하면서 에스페란티스토가 있기에 늘상 든든한 우군이 뒤에 버티고 있어 아무 걱정 없이 여행 할 수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여행의 진정한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홀로 만의 여행인 것 이다.  난 이 곳에서 친구들에게 실전 에스파뇰과 배낭여행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매일 밤마다 파플로가 가져온 칠레산 삐스코를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특히 이번 여행을 위해 수중 영상장비까지 구입한, 여행 배테랑인 헥토르는 끝낼줄 모르는 수다와 유머를 가지고 있어 언제나 함께한 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한 달을 계획해 오지 섬들을 탐험하는 이들을 뒤로 하고 나는 그 섬을 나와 파나마 시티로 향했다. 아쉬운 이별은 언제나 서로에게 찐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침 일찍 떠나는 나를 위해 그들 만의 키스 세례와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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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erana 2011/05/17 18:24 L R X
한동안 여행기가 안올라와서 많이 궁금했었더랍니다.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을 다니시니 안심도 되고...

이곳은 식수,공기,식자재 등 삼중고의 압박속에서 지내고 있답니다.

선생님께서 다녀보신곳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살고싶은곳은 어떤곳인지 궁금해집니다.

아무쪼록 앞으로의 일정들도 무탈하게 지내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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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째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베니카심, 발렌시아)
여행 | 2010/11/28 22:33

서른번째 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

(베니카심, 발렌시아 편 10/12-10/15)

‘시에스타’가 휩쓸고 간 인적이 드문 거리에는 상점도

문을 닫아걸고 조용히 잠에 빠진다. 마드리드 및 바르셀로나 같은

거대 도시는 이러한 풍습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지만

시에스타는 아직도 스페인 곳곳에서

유효한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한 휴식이다.

알카라 데 씨베르트에서 버스로 30분 만에 후딱 도착한 베니카심(Benicasim)의
거리가 적막하다. 오후 1-3시 전후로

마법에 빠지는 시에스타는 한 여름 35도에서 거의 4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 때문에 생겨난 생존 방식이라 한다.

거리의 야자수가 고공행진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이곳도

열대성 기후가 대단한 곳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새 파란 바다와 흰 눈같이 하얀 집들이 골목골목 서 있는

베니카심은 코마루자와는 또 다른 해변휴양지이다.

코마루자가 산책과 해수욕이 적절한 곳이라면

이곳 베니카심은 써핑(surfing)과 요트 및 조정 등,

좀 더 젊음의 열기를 발산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컴퓨터프로그래머이면서 에스페란티스토인 조안이

써핑 보드를 들고 바다에서 뛰어나와 우리를 반긴다.

pasportaservo 2.0과 klaku.net 등 여타 많은

에스페란토 관련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또한

생태 환경보호 아나키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조안은

4년 전 세계 에스페란토 청년대회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 온 폴란드 출신의 카쉬아와 살고 있었다.

결혼은 생각 않고 심플하게 둘이 함께 하고 있다 한다.

서양의 또 다른 문화, 혼인과 상관없는 동거문화는

오직 서양의 독특한 풍습이라 하기에는 억지스런 면이 있지만

자타공인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하는 우리의 풍속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또한 혼전 동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전혀 나쁘지가 않아서 쉬쉬 거리며 조심을 다해야 하는

우리의 혼전 동거생활하고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철저하게 아내와 동거인을 구분해서 소개하는 이들을 보면서

잠시 머물다 가는 로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면이

많았지만,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흉이 아닌

서양의 개인주의가 이런 동거문화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안네 집에서 걸어서 2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라스팔마스(Las Palmas)사막 정복에 나섰다.

급할 것 하나 없이 땡볕아래서 허리띠 질끈

동여매고 오직 물 한 병에 의지하여 구불구불

산등성이를 탄다. 사막이라고 해서 모래가 사방팔방

흩날리는 곳 인 줄 알았는데 지천에 널린 석류가 속을 빠알갛게

드러내며 한 입 먹고 가라고 유혹하는 희안한 곳이다.

보이는 것이라곤 거대한 산과 자동차, 쭉 뻗은 도로,

힘내라 응원해주는 이름 모를 새들, 그리고

가끔 만나는 싸이클족들 뿐...

열혈 하이킹족 할배들이 힘들어서 인사도 못 받을 정도의

고공 산맥 도전을, 오직 두 다리에 의존하여 걸어가는

동양의 두 사람을 ‘독하다’하는 얼굴로 바라본다.

그냥 놀며 쉬며 룰루랄라 가는 것인데도

지나가는 차안에서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본다.

잠시 길가 그늘에 퍼질러 앉아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열창하며 고국에 두고 온

그리운 이들을 생각한다. 가까이 있을 때는 소중한 줄

몰랐던 수많은 분들이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다.

이어서 '회심곡'으로 불효자의 변명을 담아보고,

'금강산타령'으로 수려한 우리의 산하를 떠올려 본다.

구름마저도 잠시 쉬어 넘는 광활한 라스팔마스 사막은

젖과 꿀이 흐르는 파라다이스는 아니지만

거치른 들판에서 만나는 한 줄기 오아시스로서

대 자연이 선물하는 석류와 올리브, 선인장 등이

앞 다투어 서 있는 아름다운 사막이었다.

명품 브랜드로 더욱 친근한 이름 발렌시아는

명장들의 빛나는 솜씨 못지않게 강의 범람을 막고 설치한

공원과 체육시설이 더욱 인상적이 곳이다.

예전에 시내를 관통하던 강의 흐름을 외곽 지역으로 돌려

만든 녹색의 터전에서는 한낮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스페인 전역으로 향하는 버스터미널 앞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고풍스런 발렌시아의 건축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초록의 장관을 만들어 낸다.

병원 부속 건물 성당(Iglesia de San Juan del Hospital)도

슈퍼(Central supermercado)마저도 석조예술의 세련미가

넘쳐흐르고, 발렌시아대학 (Universidad de Valencia)건물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은 그 안에 앉아 있기만 해도

절로 공부가 잘 될 것 같다.

거기다가 렌페 기차역(Tourist-Info Valencia Renfe)의

생기발랄한 노랑색은 포근하게 여행자를 맞아준다.

기차역 옆에 자리한 투우광장(Plaza de Toros)은

마치 이탈리아 콜로세움을 모방하여 만든 듯, 둥그렇게

그 안에 모여 앉아 성난 황소 약 올리며

그들만의 잔인한 리그를 펼치는 것 같다.

맥주 한 병, 커피 한 잔도 모두 밖에서 해결하는

심플한 남녀 조안과 카쉬아가 강력 추천하여

쌩~하고 다녀온 발렌시아를 뒤로 하고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과연 마드리드에서는 어떤 일들이 전개 될지

잠시 숨어 있었던 두려움과 설레임이란 놈도

배! 째라 부부와 함께 냉큼 버스에 올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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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자 2010/12/16 13:58 L R X
가만 있어도 세계일주 구경시켜주고 견문넓혀주는 학원 있음 나와보라고 하삼!!!!!!
우리는 선택 받은 사람입니다.기다림이 있어 행복하고
희망인이기에 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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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번째마당-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닉 편
여행 | 2010/11/05 20:24

스물 네 번째 마당-옛 유고 연방 국가

(크로아티아의 드브로브닉 편 9/20-9/22)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서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과 교회를

흔히 볼 수 있는 모스타르를

짧게 머물고 아드리아해의 숨은 보석 드브로브닉(Dubrovnik)으로

향하는 길이 아슬아슬하다. 안전벨트도 갖추어지지 않는 버스가

해안선 절벽 길을 따라 굽이굽이 넘어가는데 아찔하다.

도로 밑에서 새파랗게 일렁이는 아드리아해안의 장관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그저 조마조마 가슴이 뛴다.

아드리아해로부터 가장 많은 선물을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닉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유럽 각지의

호화 유람선이 머무는 미항으로서

제2의 나폴리가 되고도 남을 너무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물고기들이 숨박꼭질을 해도 숨을 곳이 없을 만큼 물속

여기저기 훤히 들여다보이는 청정한 바다의 고장이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바다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풍덩 바다로 뛰어 들어 몸과 마음의 때를 박박 씻어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에서 몰려오는

부자나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람에 물가가

하늘 향해 널 뛰어 오르려 하기 때문에

맘 편히 머물기도 겁난다.

우리 같은 가난한 여행객들은 사과 하나, 빵 조각 하나,

물 한 병 사서 먹기도 주저 하게 만든다.

성안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예술작품 같은 공동 수도가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에게 적선하듯 물은 맘껏 제공한다.

여기저기 삐끼 할매, 할배, 아지매 아찌들이 하룻밤 지내고 가라고

부르는 가격에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단 하루 머무는 비용이 지금 비수기에
50유로, 성수기에는 부르는 게 값이고 방이 없어서

빌려 줄 수 없다고 한다. 골목 마다 침대 표시가 붙여진 고택들은 당장이라도
삐꺽 거리며 쓰러질 것 같은데 세상에나...

단 하룻밤에 우리 돈 거의 8-10만원을 지불해야 하니

구경이고 팔경이고 간에 영 반갑지가 않다.

다행히 맘씨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의 집에서 이틀 밤에

360쿠나(약 50유로)를 지불하기로 하여 평소의 약 100% 할인

혜택을 받았다. 한국인을 처음 맞는 다며 활짝 웃어주는 그의

환대가 큰 지출에 대한 고통을 잠시 잊게 해준다.

철썩 철썩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자연스런

음악이 되고 수십 년 바다와 안녕! 하는 나무 창문을 열면

눈부시게 일렁이는 아드리아해의

수정같은 바닷물이 우리 마음까지 사파이어 처럼

파랗게 물들여 놓는다.

드브로브닉에 오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오직 한 곳은

중세시대의 옛 성을 고스란히 보존해 놓은

THE OLD CITY이다. 누구나 그 성에 있으면 백작, 공작이 된 것

같은 마법에 걸릴 것 만 같다. 그 곳에서 우아하게 먹고 마시고

자고 돈 쓰고, 부족하면 요술방망이 예금 인출기에서

더 찾아 펑펑 소비하라고 모든 일들을 다 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

일체의 성 밖의 일들이랑 다 잊어버리라는 듯, 산과 바다와

웅장한 예술 조각품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이곳은

중세 시대 유럽 귀족들이 자신들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왠 갖 것들을 얼마나 향유했는지 절로 입이 벌어진다.

성안에 모여 있는 동서양의 관광객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서로 다르겠지만
육해공군의 진미를 다 맛보고, 화려한 부채 하나 거머쥐고 느릿느릿 흔들면서
백작부인이 된 듯, 천하무적 귀족이 된 듯한 풍미를

느끼게 하는 고도의 심리적인 관광 마케팅이 성공한 것 같다.

어느 골목을 따라 들어가도 바로 풍덩 할 수 있는 아드리아해의

보물 드브로브닉에서 카라가 목욕 제계하고 추석을 지내기로 하였다.

여기가 우리나라 보다 약 7시간이 늦어서 9월 21일 밤 12시 쯤해서

간소하나마 정성껏 제를 올리기로 한다.

불효막심한 철부지 후손 땜에 머나먼 해외까지 왕림해야 할 조상님께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아드리아해의 파도소리를 제례 음악 삼아

배! 째라 부부 머리를 조아리고 삼가 엎드려 절한다.

드브로브닉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에는 먼저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어야 여행경비가 절약된다.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에게 직접 비용을

지불 하면 2쿠나를 더 내야 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하루 방 값, 식사 한 끼 제대로 갖추어 먹으려 해도 우리 돈 거의

10만원에 육박하는 천정부지 물가가 부담스럽지만 않다면

여름 내내 이곳 어느 모래 사장에 텐트 쳐 놓고 지내도

좋을 것 같다.

그늘이 거의 없는 이곳 해변가에서 땡볕에 그을릴

자신이 없는 로자로서는 그저 빈 마음 뿐이다.

이글거리는 태양만 보면 훌렁 훌렁 옷을 벗어 던지는

배 둘레 햄이 풍만한 백인 할매들을 보면서 로자가 드디어

하나 크게 알게 되었다.

조물주가 바빠서 반죽을 덜 익혀 만든 백인들을

좀 더 구워지도록 작렬하는 태양을 바다와 함께 창조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여행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햇빛만 보면 환장하는 그들의 등짝이나 팔뚝을 보면

거의 깻묵을 씹어서 뿌려놓은 것 같다. 바다가 보이는 곳

어디에서든 드러누워 굽다 지쳐서

거의 화끈하게 태워버리는 그들의 피부는

물에 불어 터진 통가죽 마냥 조금 징그럽기 까지 하다.

저렴한 물가와 함께라면 거의 파라다이스 수준인 드브로브닉을

떠나면서 서유럽의 부유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는 곳곳 마다

뿌려진 돈의 마력 때문에 예전의 때 묻지 않았던

드브로브닉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10여 년 전 만 해도 우리도 10만원이면 1주일을 편히

지냈다나 어쩠대나..믿거나 말거나...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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