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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2011/02/06   마흔 두 번째 마당- 천국과 지옥을 넘나 든 사막 여행 (우유니 소금 사막 편)


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여행 | 2011/02/12 12:29

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우유니, 라파쓰, 코파카바나 편 2011. 1/28-2/4)



2박 3일간 우유니사막 체험 후 세계 상 거지 경연대회를 벌인다면,

아마도 일본인 여행객 커플이 단연 으뜸이라는 것이 로자의 생각이다.

일단 그들은 이목구비도 그저 그런 대다가, 대충 아무렇게나 걸친

히피 의상하며, 개발 세발 산발한 머리가 세계 왕 거지로 손색이 없다.^^

로자는 선크림, 비비크림에 차양이 넓은 모자에 덕지덕지 바르고

안간힘을 다해 얼굴을 가려 최강거지 형상은 면했지만,

카라는 머리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로 안면의 반을

가려 보아도 수염은 거뭇거뭇 제멋대로 자라고, 흙탕친 바지에 운동화에
일본인 커플과 오십 보 백 보이다.

늘씬, 수려하게 잘 빠진 하얀 청년들의 모습도 거기서 거기~

불그죽죽 타들어간 피부에, 튀김기름에 뻥 하고

한 번 튀겨 낸 듯 삐죽빼죽 삐친 머리에

흰옷인지 검은 옷인지 구분이 안가는 거무죽죽한 옷차림에...

2박 3일 우유니 사막 체험 끝나는 날, 누가 누가 왕창 망가졌는지

세계 글로벌 걸인 축제라도 벌이는 것 같다.^*^


뭐니 뭐니 해도 평생 잊을 수 없이 즐겁고 아팠던

우유니 소금 사막 여행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날,

그새 정들었다고,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고, 다시 만날 날 고대하면서

동으로 서로, 남으로 각자의 행복한 발길을 돌린다.



남미대륙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입국 비자를 요구하는

몇 나라 중 하나인 볼리비아에 불법체류하며 희희낙낙 사막 여행을

즐긴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수도 라파쓰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미국인들에게는 비자 발급 비용으로 100달러를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얼마를 요구하는지 정확히 몰라, 여행자들 각자가
서로 다른 정보를 전해준다.

2011년 1월 28일 오후2시 30분, 우유니에 있는 출입국 사무실 문이 열렸다.
강력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곳에서

친절(?)하게도 별다른 조건 없이 입국비자 비용으로

1인당 380볼리비아 페소를 요구한다.

황열병 주사 접종에, 콜레라 예방 검사표에 이것저것 복잡한 조건을

일시에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출입국 사무소에서 직접

입국 비자 비용을 현금으로(카드는 안 된대요...) 건네는

초간편 시스템이 이 나라 곳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나서서 돈 벌기로 작정한 것인지, 7-9살 애들도,

무뚝뚝한 표정의 어른들도 여행객들을 상대로

물 한모금도, 화장실 사용료도 모두가 그들에게는 외지인이

건네주는 푼돈이 되고, 쌓이고 쌓여 종자돈이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관광지라서 어련히 그러려니 생각하려해도, 원주민들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여행객들과 관광객들이 오고가며 이들의 정체성을 훼손시켜 놓았다고 하더라도,
어린 아이들마저도 모두다 경제 전선에서 한몫 하는 것을 보니
기특하다 해야 할지, 너무하다 해야 할지,

자본의 횡포를 이미 알아 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2011년 1월 28일 저녁 8시, 우유니에서 출발한 버스가 1월 29일 아침 7시에,
볼리비아 수도 라파쓰까지 11시간이 걸려 힘겹게 도착하였다.

어둠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 출렁 출렁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별들과 벗 하면서,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에

엉덩이만 무수히 난타당하는 아픔에 쓰라리게 왔다.

어느 여행객 왈, 볼리비아로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치마를 입으래요...

눈치가 삼치인 로자 왈, 난 없는데 왜요?

버스에 화장실이 없어서, 소변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으면

운전수에게 달려가 하소연을 해야 한대요...

아저씨...쉬야 마려 죽겠어요..제발 차 좀 세워주세요..흑흑

원주민 운전수, 머쓱한 얼굴로 군말 없이 급정차를 해준대요...

그러면 쉬야가 급한 남녀들은 버스에서 후딱 내려, 여기저기서,

바지를, 치마를 울타리삼아 시원한 배설의 기쁨을 누린대요.


허나, 걱정도 팔자였다.

비좁고 물도 잘 안내려가는 화장실이었지만, 쏟아지는 별님들 부끄럽게
사막위에 쪼그리고 앉아야 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마시고 싶은 쥬스도 시원한 물도 마다하고 버스에 올랐다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덜덜 거리는 버스 안에서 생리 현상을

해결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욱 컸다.

평화를 상징하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는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고통과 쓰라림이 지금 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꽉 들어찬 낡은 차량 행렬에다, 식전 댓바람부터 거리마다 가득한

초라한 사람들,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의 초록이 너무도 아쉬운 곳곳,

눈도 코도 매연으로 쓰라린 라파쓰의 첫 인상은

우리나라 70년대의 달동네를 연상 시킨다.


고산지대에 빽빽하게 모여 있는 붉은 벽돌집 들,

저 꼭대기에서 어떻게 사람이 오고 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잠시,

시커먼 연기를 흩날리며 거침없이 들이미는 낡은 오토바이와

칙칙한 자동차들마다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로 그득하다.


에스페란티스토 단테(Dante)와 레안드라(Leandra)는 척박한

볼리비아 에스페란토의 세상에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 기특한 오누이는

에스페란토의 정신에 감화를 받으며 독학으로 배움을 이어갔다고 한다.

두 사람의 안내로 라파쓰 시내 관광에 카라만 홀로 나섰다.

로자는 계속되는 고산증의 두통으로 휴식을 취했고, 아쉬운 대로

저녁 식사를 자연식 레스토랑에서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안드라 그녀 자신도 작년 쿠바 세계 에스페란토 청년대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는 며칠간 고산증에 시달렸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므로 로자의 두통은 당연한 것이라고 위로한다.

이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라파쓰의 북쪽에 있는

코파카바나(Copacabana)로 향한다. 하늘아래 가장 가까운 호수
티티카카를 사이에 두고 페루와 둘로 나누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곳은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코파카바나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의 재탄생에 대한 바람으로

이름을 지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2011년 1월 31일 오후 2시, 라파쓰에서 출발한 버스를 2시간 넘게 타고,

이제 코파카바나에 다 왔나 싶더니, 비틀거리는 보트를 타고

San Pedro de Taquina라는 곳까지 출렁 출렁 가야 한 대요.

허술하게 나무로 잇대어 만든 바지선 위에 올려 진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엉덩이는 하늘 향한 채로

폼도 엉성하게 넘실넘실 호수 타고 넘어온다.



하늘나라 약수터가 이 보다 더 신비할까?

해발 3.000여 미터 높이의 경이로운 티티카카호수를

보려고 몰려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연신 코파카바나가 들썩거린다.


때맞추어 매년 2월 2일에 시작하는

축제(Virgen de Candelaria) 시작을 알리는 축포 소리에

온 동네가 흥겹다. 덩달아 함께 울려 퍼지는 수자폰, 트럼펫 등

관악기의 웅장한 소리가 지축을 흔들며 신명을 돋운다.

하늘빛, 은빛, 연보라 등 원색적인 색깔이라기보다는

옅은 파스텔 계열의 세련된 색채가 원주민들의 오색 찬란한 전통의상과

어우러져 화려함을 더해준다. 이곳 주민들도, 관광객들도 하루 종일

울려 퍼지는 몽환적인 음악소리에 취해 덩실 덩실 춤추고,

맥주 회사의 협찬으로 거리마다 푸짐하게 술 인심이 넘친다.

원래, 이틀 축제라고 하던데 못다 푼 흥이 아직도 남았는지

3일째 되는 날에도 연신 거리는 흥청거린다.


2011년 2월 3일, 매일 아침 손님처럼 오는 비는 오늘도

변함없이 바람과 함께 거세게 들이닥쳤다.

티티카카호수를 타고 태양의 섬(Isla del Sul)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일정이 아무래도 순탄치 않을 것 같다.

잠시도 가만히 서 있지 못하는 조그마한 보트는

밤새 축제 놀음에 취한 사람 마냥, 이리 비틀 저리 비척

아슬아슬하다.

약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속이 울렁거리며 함께 탄 20여 명 얼굴들의 명암이 갈린다.
이곳 주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로 이 출렁거림을 이겨내지만,
로자를 비롯한 관광객 6-7명은

눈이 감기며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휘청 거린다.


심한 입덧을 하는 사람처럼, 냉수에 제육볶음밥이라도 말아 먹은 것처럼

심한 불협화음으로 분출하려는 어제 먹은 음식들을

꾹꾹 눌러 삼키며, 안간힘을 다해

오랜만에 만나는 배 멀미와 싸워본다.

아~ 속 뒤집혀 미칠 것 같아... 이 양반아..c..c.

다음에 또 한번 배 타고 관광만 해봐라...바로 이혼이야...

옆에 앉아 훌쩍이는 로자를 위로하는 죄 없는 카라에게 괜히 퍼부어대며

이 괴로움을 면해 보려 해도, 이겨낼 방법이 없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거센 비바람에 시달린 로자 같은

약골 관광객들이 비실비실 새 하얗게 모래 사장에 쓰러진다.



햇님이고 달님이고 다 싫다고...

당신이나 열심히 구경하라고...나, 돌아갈래...찡얼찡얼

(두 사람이 관광비용으로 50 볼리비아 페소 지불한 것이 아깝지만...)

그러나 되돌아 갈 일도 끔찍, 앞으로 4시간 후인

오후 3시 반이 되어야 코파카바나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단다.

태양의 최고로 아름답다는 이 섬을 여러 각도로 돌아보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얻은 것은 여러 섬들과 어깨동무하며 펼쳐진

티티카카호수가 대서양과 형님 아우 할 만큼 수정같이 맑고

망망대해의 광활함을 간직한 신비한 곳이라는 것이다.

이미 2주일간 대서양 뱃길 여행을 경험한 우리에게는

호수도 큰 바다도 모두가 대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한 안식이며

함께 가꾸며 지켜나가야 할 가족이라 생각한다.

훼손 말고 있는 그대로를 고이고이 소중하게...


2011년 2월 4일 금요일, 오늘은 일반 버스로

페루의 마추피추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 푸노(Puno)로 향하는 날이다.

근데 호텔 관리인의 근심스런 얼굴로 문제가 생겼다고 알려준다.

로카(Loca)라는 국경지역에서 급감하는 학생들로 인해 지방 정부의

폐교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페루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차량 출입을 막고 있다한다.

페루로 오늘 기어이 가야 한다면 코파카바나에서 쉼 없이 걸어서

한 시간은 가야 페루 국경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골 분들이 말하는 한 시간은 절대 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

프랑스 커플과 배! 째라 부부 터벅거리며 울퉁불퉁 시골길

도전에 나섰다. 사막체험도 했는데 이 까이꺼 하면서...

오고 가는 여행객들이 등짐 가득 짊어지고 물 한 병에 의지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흙탕길을 휘어 휘어 간다.

가도 가도 국경이 안 보인다.

산이 바로 저 앞 인줄 알았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네...

점점 휘어지는 허리, 헥헥 거리느라 입도 못 다물고,

날리는 흙먼지 다 마시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약골 체력,

다리는 천근만근, 프랑스 청년들은 저 만치 앞서가고...

이대로 가다가는 그냥 볼리비아 시골 바닥에서 폭삭하고

부서질 것만 같다. 아악~


그러나 아직은 쓰러지지 말라는 신의 뜻^^

거짓말처럼 말라비틀어진 노새 한 마리와 두 어린이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10페소에 우리 짐을 날라 주겠다는

깜찍한 흥정을 제안한다.

마지막 남아있는 9페소로 결정하고 앙상한 노새 등짝에

세 개의 짐 가방을 올려놓았다. 이제야 시골 들판이 정겹게 보인다.

콧노래가 절로 나고, 얼룩 아기 돼지도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재미있는 광경에 웃음 지으며 여행이 고문수단이란

원뜻을 새삼 되 새겨본다.



스페인 제국 식민지 독립 투쟁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는

원주민 출신 대통령 모랄레스(Evo Morales)를 2005년에 이어 2010년

재선에 성공케 함으로써 남미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모랄레스는 2000년 고차밤바라는 지역에서 물 민영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중 시위를 주도함으로써 그의 지도력을 입증 하였다.

남미 대륙 제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고, 수도 라파쓰는

1991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는 등

그동안 세계인의 관심 밖에 있던 나라에서 원주민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자존심 있는 국가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제라’라는 굵은 주름치마와 챙이 좁은 모자를 머리위에 살짝 얹어 놓고

등 짐 가득 짊어지고 가는 검은 원주민들의 행렬을 보면서

지금은 비록 고단한 일상이지만 볼리비아 내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원주민들의 강인하고도 건강한 근면함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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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두 번째 마당- 천국과 지옥을 넘나 든 사막 여행 (우유니 소금 사막 편)
여행 | 2011/02/06 01:03

마흔 두 번째 마당- 천국과 지옥을 넘나 든 사막 여행

(우유니 소금 사막 편 2011. 1/26-1/28)




옛날 하고도 아득히 먼 옛날 호랑이 담배 말던 시절,

하늘나라에 깻잎 머리 별님들이 살았드래요.

예나 지금이나 엄친 별님들이 있었다면

불량 별님들도 있었을 터.

하루는 깻잎 머리 별님들이 모여 그들만의 해방구

지상으로 내려가는 개구멍을 파자고 작당했드래요.

하늘님이 아시면 당장 요절이 날판이라서,

고모 할배 달님도 잠에 빠지는 그믐날을 택했드래요.

오직 쥐만 알고, 새는 모르게 캄캄한 어둠을 뚫고 내려오는 당돌녀들은

우윳빛 소금 도령들을 만나기 위해 막나가기 시작 했드래요.

수줍어 서로 바라보지도 못한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이제는 만나면 두 손 맞잡고 하이 파이브에, 쪽쪽 거리는 입맞춤에,

호호 깔깔 거리는 이바구에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그만 하늘의 통금 시간마저 놓쳐버렸대요.


다음날, 모든 사실을 알게 되어, 천둥 번개로 야단치는

하늘님의 호통소리에 가엾은 깻잎 머리 별님들은

꿈쩍도 못하고 그냥 하염없이 소금 같은 하얀 눈물만 줄줄 흘렸드래요.

그 눈물이 흐르고 흘러 소금 도령들이 있는 곳 까지 차고도 넘쳐

우윳빛 소금과 별님들의 반짝이는 눈물로 소금 도령들네

앞마당이 짭짤하면서도 눈부시게 빛 났드래요.

그래도 매일 새벽 내 손녀들 잘 있는지 햇살 찬란하게

빛을 보내주는 고모 할매의 동녘은 울다 지쳐 야위어진

깻잎 머리 별님들을 홍조로 황홀하게 변신시켜 주었드래요.

덩달아 고모 할배 달님도 내 새끼들 넘어지지 말고 잘 견디라고

휘황한 달빛을 밤새 오래도록 비추어 주었드래요.

이를 보다 못한 하늘님의 엄명이 떨어졌드래요.

깻잎 머리 별님들과 우윳빛 소금 도령들은

인간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짭짤한 음식의 주인이 되고,

살아갈 집이 되고, 삶의 터전이 되라고 했드래요.

그러나 반드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며,

항상 지끈 거리는 골치 아픔으로

평생을 시달리며 살아야 된다고 했드래요.


그까짓 두통쯤이야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깻잎 머리 별님들과 우윳빛 소금 도령들 간의

합동결혼식이 하얗게 펼쳐지는 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맹세하는 이들 머리위로

다시 한번 하늘님이 세찬비로 이들을 혼내주었드래요.

아직도 하늘님의 노여움은 풀리지 않고, 흥건하게 젖은

소금 도령들의 뜰을 오르내리는 모든 중생들은

꼭 한번 씩 지끈지끈거리는

골머리를 싸매고, 식음도 전폐 한 채

깻잎 머리 별님들의 용서를 빌어야 한 대요.

이것이 우유니 소금사막(Sala de Uyuni)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냐고라고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지난밤(2011년 1/28) 2박 3일간의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

우유니 사막 여행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La Paz)로 향하는 버스에서 올려다 본

반짝이는 하늘을 보고 만들어낸 로자의 상상이다.

당장이라도 방울방울 쏟아질 것 같은 별님들이

바로 사막과 종이 한 장 차이로 모여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 이마를 맞대고,

도란도란 소곤대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깊이 잠들어 있던 로자의 문학적인 감수성을 깨워

얼른 뚝딱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2011년 1월 26일 아침 8시부터 강행된 우유니 소금 사막 체험이 시작되었다.
입장료 일인당 15,000칠레 페소에다, 2박 3일, 숙식과

지프차 제공, 운전수, 안내인과 요리사가 함께하는 이 여행비용으로

두 사람이 110,000 칠레 페소(약 33만 원 정도)를 지불하였다.

간단한 칠레 출국 심사를 마치고 볼리비아로 향하는 길이 벌써

흙바람으로 가득하다.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수 십대의 지프차

행렬이 산을 타고 넘기 시작한다.


덜컹덜컹, 부릉부릉, 끙끙, 바둥바둥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공포의 비포장 도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야호~ 이때까지 만해도 콧노래가 절로 나고,

우리 앞에 앉은 브라질 청년 3명과도 즐거이 인사 나누고,

뭉게뭉게 떠가는 하얀 구름에게도 카메라로 안녕하고,

룰루랄라 지프타고 구름 위를 사뿐 날아

천국으로 훌쩍 올라 갈 것 만 같은 유쾌 상쾌 통쾌함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아~ 근데, 이것은 무슨 기분...

두들겨 패듯 아픈 것도 아니고, 송곳으로 콕콕 찍는 것도 아니고,

쥐어짜는 것도 아닌, 도저히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단지 뒷골에서부터 묵직하게 느껴지는 두통이

정수리를 거쳐 두 눈으로 타고 내려오더니

이젠 콧뼈 마저 지끈 거리며 아파온다.

말로만 듣던 고산증이 덮쳐 오기 시작한 것이다.

으으~ (머리 아파 지르는 고통소리)

근데 여기 높이는 얼마나 되요?

해발이 4,900미터란다.(허걱...),

그러니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의 반 이상의 높이에

우리가 떠있단 말이죠?(입도 잘 안돌아 가서 웅얼웅얼...)

머리 아파 죽을 것 같아요....끙끙

고산증 때문에 죽거나 병원에 입원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안내인이 야속하기만 하다.

시커먼 손으로 코카잎사귀를 한 웅큼 쥐어주며 입에 물고 있으랜다.

신기하게도 이파리 하나 물고 잘근 잘근 씹으니 이제 조금 살 것 같다.

눈을 들어 사방을 보니 광대하고 척박한 사막위로 짚 푸른 하늘이

꼭 우릴 약 올리는 것 같다.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것처럼...

몽실 몽실 연기가 피어나는 '솔 데 마냐나' 온천이

해발 4,800m에 거짓말처럼 눈앞에 새 파랗게 나타난다.

이히~와우~ 희희낙락!!

언제 골치 아팠냐는 듯 너도 나도 풍덩풍덩 온천으로 달려간다.

건장하고 풍만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앙상한 카라도 몸을 담근다.


하늘 위로는 새 하얀 구름이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걸리고,

땅에서는 쌀쌀한 바람과 추위가 엄습하지만 온천수의 따뜻한 기운은

생각보다 고된 사막 체험에 머리를 설레설레, 넌덜머리를 내기 전에

살짝 기운을 북돋우어주는 감로수 같다.

잠시 잠깐 하늘의 은총 같았던 온천욕을 마치고

또 다시 끝이 안 보이는 사막 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간다.

빈약한 카라와 로자의 엉덩이는 초강력 울트라 전동 의자에

앉아 있는 것처럼 인정사정없이 쑤셔대는 통에

얼얼하게 열불이 나다 지쳐 이젠 어떠한 감각도 느끼지 못한다.

오줌보가 약한 사람은 단 1분도 견디지 못하게

박박박~ 들들들~볶아대기 때문에 아무래도

방광이 시원치 않으면 쫄쫄 흐르는 쉬야 땜에 무지 고생 할 판...

중년의 여행객들에게는 기저귀가 필수 일 것 같다는 것이

아직은 참고 견딜만한 로자의 생각^^

어느덧 건장한 브라질 청년 3명도 지끈거리는 골치 때문에

미간에 내천자를 그리며 비척비척 쓰러져 있다.

운전석 옆에 앉은 카라도 울다 지친 아이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단잠에 빠진다. 제아무리 토요타 아닌 벤츠, 렉서스마저도 단 숨에

넘지 못하고 이쪽저쪽 고장에, 타이어 펑크에 곤혹을 치르는 사막 길을

사용기간이 30년은 넘어 보이는 우리의 왕 고물 지프차는

비틀거리며 아슬아슬 잘도 간다.

도통 표정이 없던 운전수 아찌가 뭐라고 궁시렁 댄다.

옆 사람이 졸면 자기도 졸음 운전하게 된다고, 자고 싶으면

제일 뒷좌석으로 가라고 카라를 보며 불평한다.

이때다 싶은 카라가 꽁꽁 얼려둔 1리터 짜리 물병을

운전수 아저씨 허벅지 사이로 확 집어넣는다.

좀 체로 웃지 않던 아저씨도 화들짝 놀라 깔깔 거리고,

빨래처럼 널브러져 있던 브라질 청년 세 명도 자지러지고,

백전노장 고물차에서 웃음꽃이 방실방실 피어나고,

지끈지끈 골치를 단 숨에 날려버리는 신나는 특효약이 만들어졌다.

절대 졸아서는 안 된다는 사명과 함께 카라는 운전수와 함께

연신 코카잎을 씹는다. 이젠, 두통은 고사하고 거의 뽕 먹은 얼굴로

제 정신이 아니다. 맹~하고 멍~한 표정이 고산증 고치려다

코카 이파리 중독되는 것이나 아닌지...

그러나 잠시라도 코카 이파리를 씹지 않으면

폭풍처럼 밀려오는 두통에

연신 비명이 흘러나온다. 아~ 으~

독한 유황가스가 폴폴 피어나는 해발 4,900미터의

신기한 구경거리도 보는 둥 마는 둥,

이젠 입덧하는 사람처럼 구토마저 나올 것 같다. 윽~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한 높은 사막위의 노랑 사각 집,

여기서 오늘밤 우리가 머물 곳이다. 해발 4,90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 한 이곳에서
밤새 산통도 아닌 두통으로 오늘밤을 지새워야 한다.

잠시 후 몰아치는 거센 비바람, 와다닥 쏟아지는 우박,

어지러이 날리는 눈...

모든 것들을 다 삼켜 버릴 것 같다.

거의 전의를 상실한 낙오병처럼, 병든 폐백 닭 처럼

침대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배! 째라 부부...

사막 향해 출발한지 거의 8-9시간 만에 모두다 몰골은 초췌해지고,

머리는 산발하고, 동공은 풀리고, 침만 줄줄 안 흘렸지, 너나 할 것 없이

망가지고 구겨진 모습들이 거지 중에도 상거지 형상들이다.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까불던 손오공이 겪던 아픔이 바로 이것 아닐까...

그러나 우리를 구원해 줄 삼장법사도 없고...

함께 울고 웃어 줄 사오정 저팔계도 없고...

누가 가라고 등 떠 민 것도 아니고...

바로 이걸 두고 사서 고생?

혹시 아들 대신 여기 온 것 아닐까? 하는 얼굴로

볼품없이 망가져버린 국적 초월의 청년들이 우릴 위해

걱정도 해주고, 약을 구하려고 애 쓴다.

남미 대륙을 찾는 사람들은 세 가지 보물을 보지 못하면

말짱 헛 여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은 우유니 소금사막, 이과수 폭포,
그리고 마추피추라고 한다.

마추피추가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을 위한
인간의 지혜와 묘수를 짜낸 걸작품이라면
우유니 사막과 이과수 폭포는 하늘이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해발 3653m,
1만 2,000km²의 면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포토시주에 속한다.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랐던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2만 년 전 녹기 시작하여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 진다.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물은 증발해 버리고 소금만 남아
거대한 사막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소 100억 톤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곳의 소금 두께는 1m에서 최대 120m까지 있어서,
식용으로 쓰여지기도 하지만 예술작품, 집, 호텔 등도 건축한다.
광대한 소금 사막 지하에 매장된 무궁무진한 지하자원을 부패한 정부가
통치하던 시기에 외국에 팔아 넘겨 버려 혹자는
볼리비아를
'금 방석 위에 앉은 거지들'이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2011년 1월 27일 사막 체험 둘째 날 , 거의 1-20분에 한번 씩
조여 오는 두통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또 다시
사막 향해 출발해야 할 시간이 돌아왔다.

아침 7시 이지만 시커먼 어둠에 오싹한 추위에

커피도 빵도 먹는 둥 마는 둥, 덜컹거리는 차에 올라 탄다.

작은 기타 같은 차랑고(charango)와 풀룻 같은 케나(Quena)의

경쾌 발랄한 안데스 음악을 보약처럼 들으면서

아직도 어질어질한 이 아픔을 탈출해보자 용을 써 본다.


거의 3시간 만에 도착한 Laguna Honoa에서

우아한 산책을 즐기는 홍학(Flamenco)과

사슴처럼 가녀린 삐규냐(vicun'a)가 미팅이라도 있는 날인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동물이 우릴 반긴다.

고귀한 이 호수 위에서 산통을 팍 깨는 간판하나 'Toilet',

사막에서 대충 아무 곳에나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편리한 남정네들과는 달리

로자 같이 청바지를 즐겨 입는 여인네들에게는 꼭 필요한 곳,

1 볼리비아 페소를 받고 깨끗하게 단장된 수세식 화장실을 일감삼아

외로이 살아가는 이곳 주인장을 보니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근데 우리의 대 소변이 저 호수로 가는 것만 같아 가슴도 아프다.

점심상을 차린 그곳을, 때 마침 녹이 슨 기차가 지나간다.

칠레의 안토파가스타에서 이곳 우유니까지 2박 3일 걸리는

기차가 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게 되었다.


닭고기, 감자 삶은 것에 바나나, 당근, 꼬불거리는 파스타에

아침 일찍 잠도 덜 자고 준비하셨을 이 음식이

마치 모래 씹는 것 처럼 넘기기가 힘들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로자는 꾸역꾸역 먹지만,

카라는 거의 입도 대지 못한다. 연신 애꿎은 담배만 빨면서

이 원죄같은 두통이 어서 멈추기만을 빌어본다.

오후 2시 30분, 이제부터는 사막 산 아래로 내려간다.

그럼 이젠 우리 말끔하게 두통에서 해방되는 거야?

그러나 웬걸...해발 3,900m 정도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여전히 욱신욱신, 지끈지끈, 띠잉, 머엉... 제발, 우리 좀 살려줘요...

조그만 참으면 오늘밤 우리의 숙소 소금 호텔에 당도 한 대요...

어느덧 훌훌 털고 일어 난 브라질 청년 3명이 우릴 위로한다.

람바다의 흥겨운 음악이 우리의 발길을 재촉하고, 만성적인 두통을 안고

있는 사람처럼 배! 째라 부부도 어느새 적응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언덕하나만 올라가도 헉헉 거리고...

여전히 내 몸을 자유자재로 조절 못하는 아쉬움에 부르르 떨면서...

오후 4시, 산 후안(San Juan)이란 마을을 지나

오후 6시 10분 소금호텔(Hotel de Sal)이 있는

푸에르토 추비카(Puerto Chuvica)에 도착하였다.

원주민 깃발이 걸려 있는 소금호텔 내부가 알록달록 정겹다.


식탁, 의자도 침대도 짭짤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전기도 자가발전으로, 수도도 빗물을 혼용하여 사용하면서

최대한 친환경적인 생활을 여행자들에게도 요구한다.

물은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소금을 보호해야 하며,

따뜻한 샤워를 원하는 사람들은 10볼리비아 페소를 지불해야 한다.

밤만 되면 몰아치는 천둥 번개와 비바람에 아랑곳 않고

지끈지끈, 띵한 사막투어 마지막 밤은 온통 축제 분위기이다.

여기저기서 샴페인과 와인이 터지고, 재잘거리는 청년들 사이로

배! 째라 부부는 묵묵히 여행 안내와 요리를 맡아 준 잉기시아(Yingcia)에게
한국에서 챙겨 온 하트 모양이

별처럼 빛나는 목걸이를 선물하였다.

검게 그을리고 거칠어진 피부를 샤워로 말갛게 씻어내고

곱게 단장한 티셔츠위로 반짝이는 목걸이에 그녀도 즐거워하고,

작고 보잘 것 없는 선물에 감격해 하는 그녀를 보며

우리도 덩달아 흥겹다.

2011년 1월 28일 금요일, 사막체험 마지막 날, 새벽 6시 50분,

짙은 어둠을 헤치고 20분 만에 당도한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의

황홀한 일출에, 이틀 내내 지끈 거렸던 아픈 부위가

깔끔하게 도려내어지며 한없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대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어찌 세 치의 혀로, 일천한 글 솜씨로 표현 할 수 있을까...

그저 입이 떠억 벌어지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온 몸을 불사르며 솟아오르는 동녘과 반들거리는 우윳빛 소금의

매혹적인 조화는 뛰어난 색채 예술가도 그려내지 못할

신비함 그 자체이다.


아~ 모두들 이 불후의 명작을 보기위해

골머리를 싸 메고,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달려왔구나...

폴짝폴짝 뛰어 보기도 하고, 붉게 물든 소금 사막 보며

얄미운 당신이라고 꼭꼭 찍어 보기도 하고,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가슴에 한껏 안아 보려고도 하고...

이런 폼 저런 표정으로 모두가 한결같이

카메라에 행복한 순간을 담는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우유니 사막을 뒤로 하고

오전 8시 50분에 당도한 곳은 lsla de Incahuasi이다.

물도 공기도 부족한 이곳에서 삐쭉삐쭉 솟아있는 선인장들이

늠름하게 사막의 옅은 초록을 담당하고 있다.


퀴나(quina)라고 불리는 짙은 초록이 사막에서 만나는 한 줄기 싱그러움이라면,
이 선인장은 척박한 땅에서도 모질게 살아나가는

원주민들 같은 강인한 생명력이다.

하늘이 내린 형벌 같은 땅, 사막을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일구어나가는

이곳 원주민들은 처음 보면 무뚝뚝한 표정에 여행자들을 당황시키지만

자연을 닮은 그 온순한 심성으로 헤어질 때 쯤 되면,

가벼운 웃음도 농담도 주고받는 친근한 사이가 된다.

하트모양의 옥수수 빵을 구어

우리의 작은 선물에 보답했던 가슴이 따뜻한 이 부부의 친절한

길잡이로 우유니 소금 사막 체험은 여행 내내

천국과 지옥을 들락 거렸지만, 신비하고 광활한 하늘의 작품을,

대자연의 축복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이곳 사람들과 함께

온몸으로 아픔과 환희를 느끼게 해준 잊을 수 없는 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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