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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에 해당하는 글2 개
2013/03/13   벨벳 이혼
2010/10/01   스무 번 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옛 유고 연방국가들-세르비아의 니쉬, 베오그라드 편


벨벳 이혼
문화관련 글들(ktp) | 2013/03/13 11:25
체코슬로바키아가 분리된 지 20년이 됐다. ‘이혼’은 폭력이나 투표절차 없이 이뤄졌다. 두 지도자-체코의 바츨라프 클라우스와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메치아르-는 분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결정했다. 대다수 이혼자들처럼 ‘아이들’과는 상의하지 않았다.


2013년 두 나라를 여행하면서 나는 1989년 ‘벨벳 혁명’ 이후 여러 해 만에 이뤄진 이 ‘벨벳 이혼’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들을 들을 수 있었다.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행 기차에서 만난 한 여성은 자신의 출생국이 해체된 데 대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체코에서 태어났는데, 어머니는 체코, 아버지는 슬로바키아 태생이었다. 나라의 분리는 가족을 분리시켰다. 당시 그들은 체코로 이주하기를 원했으나 외국인으로 취급받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가 1993년의 분리에 대해 묻자 그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체코가 기본적으로 슬로바키아를 갈취했다는 것이다. 그는 슬로바키아의 그 누구도 벨벳 이혼에 대해 재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말로 슬로바키아에 머무는 동안 그 결정을 재론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체코는 프라하의 국제적 명성 덕분에 여행자가 거의 8배나 많지만, 브라티슬라바는 주요 공항조차 없어 인근 빈에 의존한다. 벨벳 혁명을 얘기할 때면 프라하나 바츨라프 하벨이 언급된다. 슬로바키아의 기여는 무시되기 일쑤다. 그러나 슬로바키아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독립국가다. 슬로바키아인들은 그것을 자랑스러워한다.

다른 한편, 체코에서 나는 공유된 과거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저명한 과거 반체제 인사는 “체코슬로바키아를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다른 과거 반체제 인사는 “그것은 더 큰 나라에 대한 향수일 뿐”이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나는 다른 어떤 것을 발견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특별한 것을 의미했다. 1920~30년대 다른 나라들이 광신으로 표류할 때, 체코슬로바키아 초대 대통령인 토마시 마사리크 치하의 새 나라는 민주적 제도를 유지했다. 그 나라는 나치에 저항했고, 1968년에는 소련에 저항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한 나라 이상이었다. 그것은 상징이었다. 1993년의 여론조사에서 체코인들의 대다수가 그 나라가 쪼개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그런 감정의 일부는 명백히 남아 있다.
오늘날, 이혼의 두 설계자는 자신들의 정치 경력이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클라우스는 사면권을 남용했다가 상원에서 탄핵을 당하고 이달 초 불명예 퇴진을 했다. 메치아르는 슬로바키아를 권위주의적 민족주의 국가로 이끌고 갔다가 시민들의 퇴위운동을 촉발했다. 시민들은 1998년 목적을 성취했다. 메치아르는 이제 잊힌 인물이 됐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현재 그 어떤 이웃 나라들보다 부러움을 받는 관계를 만끽하고 있다. 총리들은 원만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두 나라는 공동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작전에 연합 군부대를 참여시킨다. 두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은 결혼이 이뤄지고, 공유된 문화가 존재한다.
벨벳 이혼은 역사상 가장 민주적으로 조직된 이벤트는 아닐지 모른다.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긴 지도자들의 정치 경력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리고 양쪽이 그 결과를 매우 다르게 보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는 이제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용감한 저항과 분별있는 갈등 해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것은 그 자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유산이다.
ⓒ 한겨레 (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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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 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옛 유고 연방국가들-세르비아의 니쉬, 베오그라드 편
여행 | 2010/10/01 03:12
스무 번 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옛 유고 연방국가들
(세르비아의 니쉬와 베오그라드 편 9/7-9/10)


예전의 유고슬라비아는 발칸반도의 널찍한 땅덩어리와
티토라는 걸출한 대통령의 통치로 우리에게 알려졌던
나라이다. 옛날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유고슬라비아는
현재 6개의 국가로 나누어졌다.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로 갈기갈기 쪼개졌고 지금도 코소보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혹독한 내전을 겪은
곳으로 향하는 배! 째라 부부의 발걸음 또한 무겁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세르비아의 교통 요충지 니쉬(Nisx)
까지는 약3시간 30분이 걸렸지만 국경을 넘는 거리와 소요
시간에 비해서 요금은 48Lev에 짐 하나당 1Lev를 추가해도
그리 크게 부담스런 비용은 아니다. 불가리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둘만 꼽으라면 주저 않고 저렴한 대중교통요금과
매우 싸고 맛있는 다종 다양한 과일이다.

소피아를 출발한지 1시간 만에 세르비아 영토로 들어왔다.
비교적 간단하게 끝나는 입국 절차이지만 여권 심사대에서
잘못 찍혔다하면 바리바리 모든 짐을 도로 한 귀퉁이에서
손수 다 풀어 헤쳐 놓고 검사받고 다시 싸야한다.

스웨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꽃들이 걸려있는 니쉬역에
당도했지만 우리가 찾아가야 할 곳이 동쪽인지 서쪽인지
통 모르겠다. 우리를 열렬히 맞아주겠다던 세르비아
에스페란티스토 모마 할아버지 얼굴도 안보이고...
아니 럴수 럴수 이럴수가...오직 그분만 믿고 국경을 넘어
왔는데...

영어라고는 한마디도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누굴 붙잡고 뭘
물어볼라치면 서넛이 모여들어 도와주려고 끙끙 애를 쓰고,
조그만 도움이라도 보태려고 웅성웅성... 머리 맞대고
고민고민...궁리궁리하고...

오늘 드디어 친절함의 극치가 무엇인지를 그들은 보여주었다.
너무도 황당하게 호의적인 니쉬사람들이 인심이 무엇인지,
사람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가르쳐 주었다.

오직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마 할아버지 빛 바랜 사진이
박혀있는 명함 한 장!! 어찌할 바 몰라 하는 우리에게 전혀
걱정 말라는 손짓들... 전화도 안 받으시고.. 그분과의
만남을 포기하자 마음 먹고, 우리는 니쉬의 중심지로 가서
해결책을 찾자 싶어 연신 “쩬트로(centre)"를 외쳤다. 그랬더니
어느 한 분이 자기를 따라오래...그리고는 땡볕에서 땀을
줄줄 흘리면서 우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린다. 그분도 볼일이
있어 같이 시내 중심지로 가는 줄 알았다.

약 50분 후에 버스가 당도하더니 그는 우리를 버스에 태우고
자신은 남아서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혹시 우리가 엉뚱한
곳으로 갈까봐 오랫동안 서서 버스를 기다려준 것이다.
작렬하는 태양아래서..거의 1시간 가까이...이렇게 미안하고
황당하게 고마울 데가...

또한 그는 운전기사와 조수에게 뭐라 뭐라 우리 사정을 열심히
설명한다. 그랬더니 또 친절한 그 두 분도 아무 염려말고
있으래...돈을 보여주었더니 아마도 우리 두 사람의 교통비와
짐 값에는 부족한가보다. 그러나 맘 푹 놓고 앉아 있으래...
차비도 왕창 할인 해준다.

헌데 구불 구불 도심을 지나고 시장을 지나고 거대한 중국
상가 를 지나더니 점점 시골로 가는 것 같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도심인데...아무래도 도심 외곽으로 향하는 분위기...

기사 아찌! 여기가 어디에요? 영어로...에스페란토로 손짓
발짓으로...데데 거려보지만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것은 한 손
번쩍 들어주며 걱정 말라고 보내주는 선한 웃음 뿐...

에고고... 난 몰라...이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설마 잡아 먹기야 하겠어...
좋아요...버스 오라잇...마냥 가 봅시다!

약 4-50분 지나더니 이곳에서 내리래...여기가 바로 우리가
찾는 곳이래... 세상에나...우린 도심으로 간다고 했는데...
그들은 고민 끝에 명함에 나와 있는 주소지 가까이에
우리를 데려다 준 것이다.

본의 아니게 모마 할아버지 마을 가까이에 와 버린 것이다.
온 동네가 조용하게 숨죽이고 있는 이곳에서 가장 예쁘게
단장된 어느 집으로 들어섰다. 명함을 보여주니 여기서
좀 더 가야한대...모마 할아버지는 세르비아 전통의상을
즐겨 입고 다니는 것으로 이미 이 지역 유명인사 인 것 같았다.

아니...좀 더 가야한다고요?
거기까지 직접 가는 버스는 잘 없다고요?
등 줄기에서는 땀이 비 오듯 하고...
배꼽시계는 밥 달라 꼬로록 꼬로록 보채고...
워매...이걸 어쩐대유...

‘정원에 세워져있는 저 자동차로 우릴 데려다 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이 집주인 할아버지께서
냉큼 차에 올라 시동을 건다.

오!! 하느님이 보우하사...니쉬 사람들 만세!!

덜컹거리는 승용차에 올라 당도한 곳은 가지 각색 스웨체
화분들이 배란다에 매달려 있고, 낯선 사람 등장으로 더욱
신나게 지지배배 새들이 소리높여 환영해주는 마을이었다.

바로 저 집이 모마 할아버지 댁?
근데 주인은 안 계시고 바로 옆에 살고 계신 모마 할아버지
동생 내외가 열렬히 우리를 맞아 주신다.

수학교사였던 올해 70세라는 동생분은 멀리서 형님을 찾아
온 우리를 위해 연신 집안을 들락 거린다. 행여나
우리부부가 지루해 할까봐, 체스도 가르쳐주시고, 도미노 게임도
함께 하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정원에서 갓 따온 맛난
포도로 우리의 갈증을 무마시켜 주시고, 우락부락 생긴 검고
흰 돼지도 구경시켜주신다.

70세 어르신이 ‘얼라들’ 심심해 할까봐 연신 재롱거리를
보여주시며 피곤에 지친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해주신다.

깔깔...호호..거리며 보낸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드뎌 오늘의 주인공 모마 할아버지 납시오!!

할배... 미워 미워..어디갔다 이제 오삼?
이메일도 안 열어 보시고...
뮈시라고라고요?
컴퓨터도 못하고...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요?
그럼 이멜 주소는 폼이었나요?

투덜거리며 그의 집으로 올라가는데 계단에 뽀얀 먼지와
뒤죽 박죽 엉켜 있는 거미줄이 오늘밤도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는
것 같다. 주방문을 열자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며 잡동사니들,
시커멓게 때에 찌든 가스레인지...한동안 잊었던 헝가리
데브레첸의 악몽이 떠오른다.

오 마이 갓...

모마 할아버지는 한때 잘나갔던 선원이었다. 젊고, 잘 생기고
돈도 잘 벌던 시절에 만난 일본인 에스페란티스토 아내와
아들과 오손 도손 그림같았던 이곳에서 살았다. 그러나 조금씩
나이는 들어가고 돈벌이도 시원치 않아지고, 아들은 점점 성장해
가고, 지금부터 20여년전, 금쪽같은 아들이 중학생이 되는 해에
일본에서 공부를 시키겠다는 아내의 요구를 거절 못하고
떠나보낸 것이 마지막, 지금껏 그들은 영영 돌아올 줄 모른다.
다만 1년에 단 한번 세계에스페란토대회(Unversala Kongreso) 가 열리는 곳에서 짧은 재회의 시간을 함께 하고는 다시 줄곧
한 해를 해바라기 처럼 일본을 향한 그리움에 파묻혀 산다.

가축 돌보는 일도 정원 가꾸는 일도 다 팽개치고 그는 오직
외로움에 떨며 점점 희미해져가는 아내와 아들에 대한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었다. 방금 한 말도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중증의 건망증과 그의 순박한 눈동자에 맺히는
이슬을 보면서 이미 그의 마음은 깊이 병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홀아비 3년이면 이가 서 말이라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모마
할아버지의 집안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콩 벌레가 오늘밤 우리
침대의 파트너였다. 바퀴벌레 보다는 생김새도 순(?)하고
선입견도 덜해서 능히 걱정없이 하룻밤을 잘 보낼 것 같았지만
헝가리 데브레첸의 끔찍한 추억과 클로즈업 되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방 벽 위에서
자멘호프 박사도 눈 부릅뜨고 매일 매일 이를 악물고 견디는 것
같았다.

여행 5개월 동안 친절하고 선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직접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아낌없이 도와주신 최고의
친절맨은 단연 세르비아의 니쉬사람들이었다. 오랜 독재에도
불구하고 순박하고 인정많은 니쉬사람들의 호의는 이 세상
그 어느 꽃과 향수 보다도 진한 향기로 남아 배! 째라 부부의
온 몸으로 스며 들었다.

다음날 동도 트기 전에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로 향하는
우리의 발길이 분주하다. 가능하면 옛 유고 연방 국가 6개국을
모두 순례하고픈 욕심에 쉬지않고 강행군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리와 같은 동족살육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하는 카라의 절절한 바람으로 서둘러
버스에 오른다.

베오그라드 국제버스 정류장에서 배! 째라 부부를 맞아주신 분은
테레사 할머니이다. 올해 나이 80살인 그녀는 전직
공인노무사 로서 55세에 은퇴한 후 바로 에스페란토에 입문한
늦깎이 에스페란티스토였다.

에스페란토 만학도였지만 그녀의 열정적인 활동과 에스페란토
보급을 위한 헌신적인 봉사는 인생 2막을 알차게 살고자 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을 것 같아서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테레사 할머니는 아프리카 브룬디에서의 에스페란토 교육을
잊을 수 없다고 하신다. 그 당시 가난과 질병과 혹독한 내전에
시달려온 브룬디에서의 에스페란토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녀는 그곳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피부병을
고쳐주기 위한 방편으로 에스페란토 교육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1유로짜리 약 한 병이면 이 아이들이 평생 이런 모진 병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에스페란토 교육과
함께 피부병 약을 제공함으로써 그 아이들에게 희망과 건강을
전해 주었다.

그녀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에스페란토 자선
교육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술회
하신다. 젊은날 오직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만을 위한 시간에
대한 속죄로서 브룬디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싼타 같은 할머니가 되기로 결정하신 것이다. 그녀가 뿌린
씨앗은 오늘날까지 자라나서 브룬디 에스페란토계를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한다.

또한 테레사 할머니는 이란에서 열린 아프간 난민들을 위한
평화캠프에서 뿐 만 아니라, 아마존 지역 등 최악의 환경이
기다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그의 에스페란토 교육에 대한
열정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녀는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현재 SAT 회원인 테레사 할머니는
나이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게
준엄하게 한마디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젊은이도 만들고 늙은이도
만든다고...결코 나이라는 올가미 안에서 살지 말라고...
인생살이는 하늘이 주신 단 한 번의 선물임과 동시에
속죄의 기회라고...”

하얀 도시라는 뜻을 가진 베오그라드 도심 곳곳에는 수 많은
총탄 자국이 선명한 건물들이 많았다. 시내 옛 건물 어디에도
지하실이 없는 이곳에서 1995년 평화유지이라는 이름아래
투척된 폭탄과 미사일로 숨을 곳이 전혀 없었던 이곳 시민들은
이렇게도 죽고 저렇게도 죽어야 한다면 우리 모두 다 같이
공원에서 춤추다가 장렬하게 전사하자고 공원으로 몰려 갔다고
슬프게 말씀해 주신다.

밀로세비치의 야망으로 발발한 옛 유고 연방 국가들 간의
내전은 이를 막는다는 NATO군의 공습으로 살포된 우라늄탄으로
지금도 세르비아 국민들은 암과 이름 모를 기관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증언하신다. 길가 여기저기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약국들이 이 모든 사실들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아름다운 다뉴브강은 오늘도 말없이 흐르고, 강을 타고
건너오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거대한 옛 성벽은
굳건하게 서 있지만 불과 15-6년 전에 전쟁을 겪은
세르비아 국민들의 기억 속에는 지울 수 없는 아픈
과거가 생생한 역사가 되어 놀란 가슴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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