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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피추 에 해당하는 글3 개
2011/05/30   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
2011/02/16   마흔 네 번째 마당- 달콤 살벌한 마추피추 길 (2)
2011/02/12   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
여행 | 2011/05/30 21:29

멕시코를 가기 위해서는 과테말라를 들러야만 한다. 여건상 과테말라를 체류하기에는 여러가지가 힘이 들것이라 여겼었는데, 프랑스 에스페란티스토인 Philippe 과테말라 파나하첼(Panajachel) 아티틀란 호수(Lago Atitlan) 위에 자신이 지은 집이 있다고 여행 지나가면 언제든지 사용하라고해서 즐겁게 머물기로 했다. .


게바라가 혁명이 끝나면 가장 살고 싶어 했다는 아티틀란 호수를 보고 싶은 바람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 중미 여행을 하면서 니카라과 호수와 코스타리카의 아레날 호수의 아름다음에 흠뻑 취한 나로서는 이티틀란 호수는 호수들과의 비교 대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라나다에서 이른 새벽 자전거로 달리면서 니카라과 호수는 거대한 바다 같은 웅장함 속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에너지였다면 코스타리카의 아레날에서 리베리아를 가는 차장 밖의 아레날 호수의 끝없는 정경은 호수와 그것을 둘러싼 마을과 풍경들이 포근한 아름다움 자체이다.

과연 아티틀란 호수는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보여 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우선 파나하첼을 가기 위해 유네스코가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한 안티구와 (Antigua)에서 이틀을 쉬면서 구경하였다.



중남미 도시의 아름다음은 스페인 여행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스페인풍의 도시의 발견 이었다. 중미의 역사적으로 오래된 도시 문명들 거의 폐허로 변했거나 아니면 도시로서의 기능이 아닌 유적으로 격리된 이었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곳, 하나의 유적이며 역사이다. 하지만 스페인 유적의 잔재물들은 700 간의 스페인 식민지 삶들과 애환의 역사가 녹아들어 도시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루의 쿠스코나 에콰도르의 쿠엥카 역시 과거 스페인 건축물들이 도시의 랜드 마크로서 자리잡고 있으며, 과테말라의 안티구와 역시 아기자기한 목조, 석조 스페인 풍의 건축물들이 많아서 도시를 찾는 여행객들을 과거로 즐겁게 데려다 준다.


스페인
코르도바의 이슬람 정원과 석회 등을 이용한 장식을 만날 있었고, 살라망카에서 바로코 석조 건축물들은 안티구아 도시의 일반 주택과 이글레시아(성당) 아름답게 변모 시켰다. 또한 도시를 처음 찾는 이방인들을 위해 만든 같은 도심의 중앙 광장인 플라자 마요르는
한 눈에 그 도시를 스페인 풍으로 친근하게 만든다.


주소 Panajachel 에서 Godinez 방향으로 104 km.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Philippe 알려준 전부이다. 덧붙여 찾기 쉽다는 것이고, 가면 Pedro 라는 인디오 할배가 있으니 그에게 말하면 된다는 것이다.  황당한 주소를 가지고 찾아가는 것도 웃기지만 우선 집이 궁금했다. 그가 보내온 내용은 그의 집이 쉬어가기에는 좋은 곳이라는 것이다. 안티구와에서 버스로 3시간 걸려 파나하첼에 도착하였다.



눈에 아티틀란 호수가 들어온다. 다시 마을버스를 기다려 기사한테 주소를 보여주니 무조건 타라고 한다. 20분쯤 갔을까 여기라고 중간에 내리라고 한다. 마을과 집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도로 가에서 내려서 보니, 밑에 보이는 것은 아티틀란 호수 , 온통 산으로 둘러싼 호수의 정경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도통 물어볼 사람도 없고 배낭을 매고 어디로 가야 집을 찾을 있을까 한참을 왔다 갔다 했다.  때마침 지나가던 경찰차가 있어 주소를 물어보니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Organic Mielo라는 팻말이 집이라는 것이다. 주소는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집이라고는
있을 같지 않은 곳에 거짓말 같이 채가, 그것도 무슨 집이 모양으로 만든 의아스럽게 생긴 집이 나무들로 가려져 있었다. 저게 정녕 집이란 말인가 정도로 비록 오래 되었지만 제법 운치있게 지어진 집이 호수를 바라보며 있는 아닌가?



Hola
연신 외치자 나이는 들었지만 마음씨 좋게 생긴 페드로 할배가 나왔다. 짧은 스페인어로 한국에서 펠리페 친구라고 하자, 왔다고 방으로 안내한다.  나중에 사실이지만 페드로 할배 역시 스페인어가 서툴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가 끝나고도 성경을 과테말라에서 스페인어로 가르치려고 하자 국민의 60% 지방의 인디오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실패하고 말았다는 일화도 있지만,  추투힐(Tzutuhile)이라고 불리는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여자들의 경우 전통 복장인 화려한 블라우스 위필(huiple) 머리 주변에는 손으로 천을 두르며 남자들은 카우보이 모자를 쓴다.



갑판 밑으로는 방들이, 위로는 호수가 훤히 보일 있게 만들어져 있다. 문명과 동떨어져 살기 위해, 그리고 과테말라 산악의 토종 꿀을 채취하기 위해 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들도 없고 마을도 없는 곳에서 아침 햇살을 받은 호수가 다이아몬드 불빛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음에 흠뻑 취했다. 저녁에는 화산 너머로 지는 석양이 호수에 반사되는 모습을 놓고 바라 보았다. 호수가 폭의 동양화 같고, 하나의 서정시처럼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전기가 필요 때는 발전기를 돌려 충전하지만 평소에는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둠이 찾아오는 7시부터 잠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리도 밤이 긴지 여기 와서 알게 되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도 도통 시간을 없는 어둠 뿐이다. 새벽이 되어서야 서서히 밝아오는 호수를 보며 아침이 오고 있음을 있다. 아침 해가 올라오기 하얀 뭉게 구름처럼 피어나는 물안개 호수는 페루의 마추피추에서 바라보는 안개와는 다른 신비감이다.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지역은 중미의 다른 보다 선선하다. 땅은 척박하지만 강렬한 태양을 피할 있고 호수에서 나오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단백질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원주민들이 터전을 잡고 살아 이다. 어쩌면 문명의 범람을 피해 사람들의 발길이 어려운 곳으로 이주해 왔을지도 모른다.

산을
넘고 호수를 건너, 파나마의 산블라스 군도를 여행 때에도 도저히 사람이 없을 같은 오지 섬에 짓고 힘들게 바다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인디오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진정으로 파라다이스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끼를 먹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욕심 필요 없이 식구들 먹을 만큼만 잡으면 된다. 거기에 텃밭에서 어렵게 자란 채소 조금과.
 



여기서도
역시 하루 종일 먹을 것을 걱정하게 되었다.  페드로 할배가 따다 아보카도와 또르티야 전병이 하루의 식사이다.  내가 하는 일은 화덕에다 커피를 끓이는 일이다. 가까운곳에 파는데도 없기에 조금 남은 비상식량 (건과류) 아껴서 먹었다. 하루 종일 호수를 바라보며 페드로 할배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심심하면 내일쯤 파나하첼이나 고디네스에 가라고 한다. 걸어서 파나하첼은 2시간, 고디네스는 1시간 가야 한다. 호수를 끼고 걷는 것도 좋을 같아서 같이 가자고 했더니 웃으며 그러자고 한다.



다음
아침 일찍 고디네스를 갔다. 그래도 마을인지라 사람들도 북적인다. 채소랑 산에서 과일, 곡물류도 파는 작은 장도 있고.. 식품점도 있다.  속과 호수에 사는 인디오들이 이런 마을을 중심으로 만나고 물건을 팔고 있는 같다. 이동할 있는 운송수단도 눈에 많이 띤다.

나는 Philippe 집에서 4 5일을 머물렀다. 시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아무도 없는 선박에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호수만 바라보며 지냈다. 아트틀란 호수를 떠나면서 머리 속에 박혀있는 호수의 수채화 같은 그림들을 과연 잊을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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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네 번째 마당- 달콤 살벌한 마추피추 길
여행 | 2011/02/16 00:10

마흔 네 번째 마당- 달콤 살벌한 마추피추 길

(비 오는 날의 공포 특급 마추피추 행, 2011. 2/7-2/8)


~ 너무한 당신, 마추피추(Machu Picchu)!!

    
              그대를 보러 가는 길이 이렇게 험난 오싹할 줄은 꿈에도몰랐어요
.
              
                  지금은 돌아와 거울 앞에 서 있어도 그대만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애꿎은 방광이 팽창하면서,

모든 이성이 마비되어 버린답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 오금이 저려서, 죽기 살기로 민방공 훈련도 아니고,

지진 대피 훈련도 아닌 낙석 도망 훈련은 너무도 끔찍 했답니다.

90도 각도 깎아지른 산위에서 떨어지는 크고 작은 돌멩이가

저승사자와 동기동창 뻘 되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비오는 날 의기양양 차를 타고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이

목숨 두 서너 개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죽고 싶어 환장하지 않은 이상은

비가 많이 오는 이곳 여름날,

당신과의 황홀한 미팅을 즐기러 갈 때는

삼신 할매께 고래 심줄 보다 더 질긴 명줄꾸러미라도

얻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답니다.

살벌 달콤한 그대, 마추피추여!!


2011 2 7일 오전 8시 옛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Cusco)를 출발한

벤츠가 각국에서 온 15명을 태우고 1시간 30분 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이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휴게소에서

가벼운 아침을 대신하고 저 멀리 솜사탕처럼 펼쳐놓은

하얀 구름을 헤치고 달리는 흥분과 설레임이 지금까지는

근두운 타고 싱글거리는 손오공 같은 기분이다.

기암절벽 위에 짙은 초록의 키 작은 잔디와 연두색 사각의평야가

노랑꽃들과 어우러져 싱그러운 녹색 양탄자라도 깔아놓은 것같다.

굽이굽이, 요리조리, 빙글뱅글, 뱀처럼 구불거리는 길을 겁도 없이

봉고차들이 쌩쌩 달린다. 해발 고도 3,000m가 넘는 산을 두 개나 타고

넘어야 한다는 말에 모두 잠시 재잘거림을 멈춘다.


창밖을 내다보면 깎아지른 절벽에 오싹 살벌하나, 하늘을 보면 구름 위를 달리는 것 같아

황홀 달콤하기만 하다. 그러나 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직선의 차도가 그립다.

험난한 곡선의 길을 타고 오후 1 45분에
도착한 곳
(도보로 산타 테레사 도착 약 20분 전 정도의 거리)에서는
커다란 불도저가 길을 막고 있다
.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룰루랄라 관광객들은

잽싸게 차에서 내려와 하늘 위에 부웅~뜬 기분을 만끽한다.

그 와중에도 카라를 비롯한 애연가들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듯이

뭉게뭉게 담배 연기를 구름 앞에서 자랑한다.

상황을 보아하니 연일 내리는 비 때문에 무너져 내린

낙석으로 유실 된 도로를 복구하기 위해 불도저가

무거운 몸을 돌려가며 끙끙 일을 하고 있다. 연신 산 위에서는

크고 작은 돌멩이가 쉼 없이 쏟아져 내린다.

소리마저도 오싹하게 스샤샥....

20분을 기다리고 30분을 기다려도 흐르는 돌들은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 쌓이는 돌덩이로 어느새 도로 위가 수북하다.

이제야 분위기 파악이 된 듯 순식간에 15명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감돈다. 모두들 차에서 내려 저 떨어지는 낙석 밑을 후다닥 건너가야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여기서모든 마추피추 방문 일정을 포기하고

다시 쿠스코로 돌아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


모두 다 예서 멈출 수는 없다고 주섬주섬 자신의 짐들을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눈 짐작으로 보아하니 약 4-5m만 잽싸게 휘익

건너만 가면 모든 일이 다 잘 마무리 될 것 같다.


이 까짓 것 쯤이야 우습게 건너가지 않을까 하는 방심에

경고라도 보내 듯 칠레에서 온 여대생이 건너는 순간에

사람 머리통 3-4배 만한 커다란

돌덩이가 그녀의 바로 코앞으로 떨어졌다.

순간 모두 혼비백산...엄마야~

사람 살려 라는 말도 채 못하고 그냥 넋 놓고 주저앉아버린 그녀...

천만다행으로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된 일이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긴장과 공포의 특급 실화를 체험한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후 걸어서 도착한 산타 테레사(Santa Terresa)

해발 고도 1,540m의 지역으로 다행히 고산증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

점심 식사 후 이곳의 다른 차를 이용하여 오후 4 40분에 드디어

마추피추 진입 지역 Intiwatana에 도착하였다.(~)

야호~이제는 고생 끝 행복 시작만이 우릴 기다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쪼잔한 사기와 거짓말이 난무하는 페루의 곳곳...정말 밉다.

처절한 산 속의 방황이 지금 또 다시 펼쳐진다.

우리와 함께 하기로 한 관광 가이더는 무슨 이유인지 산타테레사에

홀로 남고 우리에게는 지도 한 장 달랑 주면서 여기서부터철길을 따라

2시간만 가면 우리가 오늘 저녁을 보내게 될

호스탈(Hostal)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골 사람들이 말하는 한 두 시간은 절대 사실이아니라는 것...

녹슨 철길 따라 게릴라 훈련도 아니고 해병대 극기 훈련도아니고...

나 원 참...세상 태어나서 물 한 병에 의지하여 산길을 헤치고, 돌담을 낑낑 오르며,

울퉁불퉁 기차 길에 의지하여 걷는 것도 처음이다.


발에서는 열불이 나고,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가끔 들리는 이상한 굉음소리,

우리들 옆으로 흐르는 성난 물소리가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 것만 같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물은 다 마셔서 없고, 별들마저 다 잠들었는지

앞 사람의 뒷통수도 안 보이는 칠흙 같은 어둠 따라

점점 분주해지는 발길들...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불빛...

오직 서로 꼬옥 잡은 두 손에 의지하며 어둠을 헤쳐 나간다.

20대 글로벌 청춘들의 혈기왕성 모험 길에 50대의 철딱서니 없는

두 양반이 따라 나섰으니, 숏다리인 로자로서는 롱다리의

그들 보조에 맞추기가 진땀이 난다.

아니, 왜 자꾸 이런 심한 여행을 하는데?

모험이고 도전이고 난 이젠 정말 싫어...

원래 이런 것이 아니잖아?

기차타고 그냥 슬슬 마추피추 다녀오는 것 아니었어?

, 굳이 이런 고생을 비싼 돈 주고 사서 하는데?

난 특공대원도 게릴라도 되기 싫다고...

아들 처럼 신병 훈련이라도 받겠다는거야?...

징징...앙알 앙알..

로자의 푸념과 불평에도 아랑곳 않고 씩씩하게 걷는 카라의등짝에서도

연신 땀이 흐르고, 젊은 청춘들도 헥헥거리며 혀를 뽑아내고,

시커먼 어둠이 유령처럼 나타날 때 쯤 우리의

호스탈이 불빛과 함께 다가왔다. 녹슨 철길 따라 어두운 산속을

헤맨 지 거의 3시간 만에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저녁 식사 후 맥주라도 한잔 하자는 칠레 대학생들의 청을뿌리치고

돌아오자 마자 골아 떨어진 잠이 채 익기도 전에 방문을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걸어서 마추피추를 올라가는 사람들은 새벽 4 30분에 출발해야하고

버스를 타고 가는 우리는 5시에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 소리가 찬란한 마추피추에서의 일출을보러 온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준다. 마추피추로 올라가는 버스 티켓(두 사람이 48)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서 있다. 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이미 버스 비용을

지불한 우리로서는 다시 한번 지불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기분이 상한다. 자잘하게 사기치고, 너무 자주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관광객 상대로 영업하는 사람들, 일종의 삐끼) 때문에

김이 팍팍 센다.


2011 2 8일 화요일 새벽 6,

비 맞으며 줄서서 기다린 지 1시간 만에 표를 사고 마추피추로 향한다.

비 오는 여름날에는 함부로 사람들의 범접을 허락지 않겠다는듯이

마추피추를 둘러싼 안개가 신비함과 경외감을 안겨준다.

이 높디높은 곳까지 어떻게 저렇게 많은 돌덩이들을 운반하고, 조립하고

견고하게 건축했는지 의문과 놀라움이 많은 사람들을 오게만드나보다.


수직의 높다란 산자락에 걸린 안개로 엮어 만든 카페트를타고

백호와 청룡을 거느린 산신령님이 나타나 엄히 호령할 것같다.

악랄한 스페인 정복자들도 찾아내지 못한 공중 도시를

코 큰 어느 미국인(하이램 빙엄 교수)이 찾아내는 바람에,

1911 7월 이후 맘껏 조용히 정신 통일하여 도를 닦지 못하고 있다고...

새벽, 아침 한낮 할 것 없이 개떼처럼 몰려오는 불온한 중생들땜에...

백호도 청룡도 정서가 불안하고 산신령님도 절로 늙을 판이라고...

하루 입장객 3,000명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연일 내리는

이곳의 여름날(12, 1, 2)의 세찬 비바람으로 언덕도 구릉도,

레고 블록처럼 쌓아진 건축물들도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늙은 봉오리라는 뜻의 마추피추는 페루 남부 쿠스코시의 북서쪽

우루밤바(Urbamba)계곡에 있는 잉카제국의 산실로서

남위 13 09 23, 서경 72 32 34, 해발 2,433m에 위치해 있다.

험난한 산과 절벽, 밀림에 가려져서 밑에서는 볼 수가 없고

오직 공중에서만 확인 할 수 있다하여 공중도시라 불리는마추피추는

2,000년 전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으며, ,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이것을 세운 잉카인들이 어느날 갑자기 왜 사라졌는지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고 있다한다.

태양의 신전, 해시계, 산비탈위의 계단식 밭, 콘돌 모양의 바위,

피라미드 등 약 1만 여 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마추피추는

스페인의 정복자들의 손이 닿지 않은 유일한 잉카 유적지로

현재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런 마추피추와 이별을 고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배! 째라 부부 둘만이 용감무쌍한 발걸음을 옮긴다.

두 번 다시 이러한 특별한 추억이 없으리라는 생각에 발가락에물집이

잡히도록 걸어 내려왔다. 한 시간만이면 충분하다는

그들의 생활화 된 거짓말에 또 한번 속으면서...

어디선가 검둥개가 짠하고 나타나 우리의 길을 안내한다.

버스가 오르내리는 길을 피해 산속의 돌계단을 이용하라는듯,

처음 보는 검둥개가 우리가 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우리가 보이면 다시 조금 앞장서서 간다.

신통방통하게도 이 녀석에게 물 한 모금, 소시지 한 개 던져 준적도 없는데

우릴 위해 기꺼이 개 발에 땀나도록 안전하게 우리의 길잡이가되어준다.

너무 고마워서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으려 하면

엉덩이를 쌩하게 돌려 다시 저만큼 냉큼 앞장서서 가버린다.

쩨쩨하게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보다 이 녀석이

훨씬 믿음직하고 멋지다^^

경이로운 마추피추와 검둥개의 호의로 즐거워진 기분도 잠시,

오후 1 30분 기차를 탄지 1시간 20분 만에 어제 오싹했던

그 도로에 이웃한 산타마리아에 도착했다.


연신 도로 복구 차량과 일손들이 넘쳐나도 거대한 자연의

성난 몸부림 앞에서는 모두다 어찌 못하고 손을 놓아 버린다.

산타 마리아(Santa Maria)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 55

혼비백산 했던 어제 그 도로에 도착하였다.

여전히 불도저가 길을 막고 있지만 낙석의 빈도와 강도는더해만 간다.

모두가 근심스런 얼굴로 입을 다문 채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산속의 어둠은 너무 빨리 찾아오고 더불어 공포의 빛은 더욱역력하고..

저 낙석의 떨어지는 길을 죽기 살기로 건너갈 것인지 말것인지...

누구의 의견도 듣지 않고...

무대뽀 우리의 운전사는 뭘 믿고 그러는지 막 밀어 부친다.

꽝 꽝!!

사정없이 떨어지는 돌덩이가 우리의 차 옆구리를 강타했다.

벼락이 떨어지는 듯 한 무시무시한 괴성이

뒷 자석에 앉은 독일인 커플을 공포에 울게 만들었다.

부들부들 떨며 담배를 피는 독일인 커플의 한마디가 모든사실을

간결 정확하게 집약해 준다.


크레이지!!(미쳤어~)

이런 계절에 이런 여행을 선택한 우리도 미쳤고...

이런 위험한 도로를 강력히 봉쇄도 않고 그냥 쓱싹 넘어가는

페루 도로공사도 미쳤고...

온갖 술수로 관광객들을 요리조리 유혹하는 여행사들도 다미쳤어...

빨리 빨리!!(라피도, 라피도...스페인어)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두 다 폭격을 피해 달아나는병사들처럼

짐 꾸러미 가슴에 안고 후다닥 뛰어 내리는데 군기가 꽉든

신병들도 이보다는 더 빠르지 않으리라.

흙탕길을 질퍽이며, 퍽퍽 빠지는 무너진 도로를 헤치며

모두가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이를 악물고 그 길을 도망쳐나왔다.

타이어 펑크는 물론이요, 날씬했던 벤츠 옆구리가 찌그러져

처절했던 순간을 증명해준다. 공포 특급 낙석의 쓰나미는 연신 이어지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15명의 글로벌 이웃들은

새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용사들처럼 진한 전우애를 느끼게한다.


짙은 안개를 헤치고, 흉기가 되어 떨어지는 돌덩이들을 피해

1 2일간 마추피추를 오고 갔던 잊을 수 없는 여정은

인간 한계를 극복한 불가사의한 절경에 달콤하고 황홀한 기운을얻었지만,

혹독한 비바람으로  오만방자한 인간들의 무대뽀 호기심에 살벌한 경고를

던져주었던 한편의 공포 특급 실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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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22:07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안준호 2011/03/03 20:40 L R X
우와..TV로만보던마추피추!!!
그곳을 우리엄마아빠가 갔다는게..
너무 신기할 따름입니다!
남들은 그저 TV를 보며 "와 멋있다.. 신기하다"라고
말만 하고, 가보고싶다고만 할 뿐..
시도를 하지 못하는것을
우리엄마아빠는 자랑스럽게
그곳에 있다는게 대단합니다

항상 Fight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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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여행 | 2011/02/12 12:29

마흔 세 번째 마당- 원주민의 저력 볼리비아

(우유니, 라파쓰, 코파카바나 편 2011. 1/28-2/4)



2박 3일간 우유니사막 체험 후 세계 상 거지 경연대회를 벌인다면,

아마도 일본인 여행객 커플이 단연 으뜸이라는 것이 로자의 생각이다.

일단 그들은 이목구비도 그저 그런 대다가, 대충 아무렇게나 걸친

히피 의상하며, 개발 세발 산발한 머리가 세계 왕 거지로 손색이 없다.^^

로자는 선크림, 비비크림에 차양이 넓은 모자에 덕지덕지 바르고

안간힘을 다해 얼굴을 가려 최강거지 형상은 면했지만,

카라는 머리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로 안면의 반을

가려 보아도 수염은 거뭇거뭇 제멋대로 자라고, 흙탕친 바지에 운동화에
일본인 커플과 오십 보 백 보이다.

늘씬, 수려하게 잘 빠진 하얀 청년들의 모습도 거기서 거기~

불그죽죽 타들어간 피부에, 튀김기름에 뻥 하고

한 번 튀겨 낸 듯 삐죽빼죽 삐친 머리에

흰옷인지 검은 옷인지 구분이 안가는 거무죽죽한 옷차림에...

2박 3일 우유니 사막 체험 끝나는 날, 누가 누가 왕창 망가졌는지

세계 글로벌 걸인 축제라도 벌이는 것 같다.^*^


뭐니 뭐니 해도 평생 잊을 수 없이 즐겁고 아팠던

우유니 소금 사막 여행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날,

그새 정들었다고,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고, 다시 만날 날 고대하면서

동으로 서로, 남으로 각자의 행복한 발길을 돌린다.



남미대륙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입국 비자를 요구하는

몇 나라 중 하나인 볼리비아에 불법체류하며 희희낙낙 사막 여행을

즐긴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수도 라파쓰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미국인들에게는 비자 발급 비용으로 100달러를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얼마를 요구하는지 정확히 몰라, 여행자들 각자가
서로 다른 정보를 전해준다.

2011년 1월 28일 오후2시 30분, 우유니에 있는 출입국 사무실 문이 열렸다.
강력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곳에서

친절(?)하게도 별다른 조건 없이 입국비자 비용으로

1인당 380볼리비아 페소를 요구한다.

황열병 주사 접종에, 콜레라 예방 검사표에 이것저것 복잡한 조건을

일시에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출입국 사무소에서 직접

입국 비자 비용을 현금으로(카드는 안 된대요...) 건네는

초간편 시스템이 이 나라 곳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나서서 돈 벌기로 작정한 것인지, 7-9살 애들도,

무뚝뚝한 표정의 어른들도 여행객들을 상대로

물 한모금도, 화장실 사용료도 모두가 그들에게는 외지인이

건네주는 푼돈이 되고, 쌓이고 쌓여 종자돈이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관광지라서 어련히 그러려니 생각하려해도, 원주민들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여행객들과 관광객들이 오고가며 이들의 정체성을 훼손시켜 놓았다고 하더라도,
어린 아이들마저도 모두다 경제 전선에서 한몫 하는 것을 보니
기특하다 해야 할지, 너무하다 해야 할지,

자본의 횡포를 이미 알아 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2011년 1월 28일 저녁 8시, 우유니에서 출발한 버스가 1월 29일 아침 7시에,
볼리비아 수도 라파쓰까지 11시간이 걸려 힘겹게 도착하였다.

어둠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 출렁 출렁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별들과 벗 하면서,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에

엉덩이만 무수히 난타당하는 아픔에 쓰라리게 왔다.

어느 여행객 왈, 볼리비아로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치마를 입으래요...

눈치가 삼치인 로자 왈, 난 없는데 왜요?

버스에 화장실이 없어서, 소변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으면

운전수에게 달려가 하소연을 해야 한대요...

아저씨...쉬야 마려 죽겠어요..제발 차 좀 세워주세요..흑흑

원주민 운전수, 머쓱한 얼굴로 군말 없이 급정차를 해준대요...

그러면 쉬야가 급한 남녀들은 버스에서 후딱 내려, 여기저기서,

바지를, 치마를 울타리삼아 시원한 배설의 기쁨을 누린대요.


허나, 걱정도 팔자였다.

비좁고 물도 잘 안내려가는 화장실이었지만, 쏟아지는 별님들 부끄럽게
사막위에 쪼그리고 앉아야 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마시고 싶은 쥬스도 시원한 물도 마다하고 버스에 올랐다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덜덜 거리는 버스 안에서 생리 현상을

해결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욱 컸다.

평화를 상징하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는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고통과 쓰라림이 지금 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꽉 들어찬 낡은 차량 행렬에다, 식전 댓바람부터 거리마다 가득한

초라한 사람들,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의 초록이 너무도 아쉬운 곳곳,

눈도 코도 매연으로 쓰라린 라파쓰의 첫 인상은

우리나라 70년대의 달동네를 연상 시킨다.


고산지대에 빽빽하게 모여 있는 붉은 벽돌집 들,

저 꼭대기에서 어떻게 사람이 오고 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잠시,

시커먼 연기를 흩날리며 거침없이 들이미는 낡은 오토바이와

칙칙한 자동차들마다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로 그득하다.


에스페란티스토 단테(Dante)와 레안드라(Leandra)는 척박한

볼리비아 에스페란토의 세상에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 기특한 오누이는

에스페란토의 정신에 감화를 받으며 독학으로 배움을 이어갔다고 한다.

두 사람의 안내로 라파쓰 시내 관광에 카라만 홀로 나섰다.

로자는 계속되는 고산증의 두통으로 휴식을 취했고, 아쉬운 대로

저녁 식사를 자연식 레스토랑에서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안드라 그녀 자신도 작년 쿠바 세계 에스페란토 청년대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는 며칠간 고산증에 시달렸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므로 로자의 두통은 당연한 것이라고 위로한다.

이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라파쓰의 북쪽에 있는

코파카바나(Copacabana)로 향한다. 하늘아래 가장 가까운 호수
티티카카를 사이에 두고 페루와 둘로 나누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곳은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코파카바나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의 재탄생에 대한 바람으로

이름을 지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2011년 1월 31일 오후 2시, 라파쓰에서 출발한 버스를 2시간 넘게 타고,

이제 코파카바나에 다 왔나 싶더니, 비틀거리는 보트를 타고

San Pedro de Taquina라는 곳까지 출렁 출렁 가야 한 대요.

허술하게 나무로 잇대어 만든 바지선 위에 올려 진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엉덩이는 하늘 향한 채로

폼도 엉성하게 넘실넘실 호수 타고 넘어온다.



하늘나라 약수터가 이 보다 더 신비할까?

해발 3.000여 미터 높이의 경이로운 티티카카호수를

보려고 몰려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연신 코파카바나가 들썩거린다.


때맞추어 매년 2월 2일에 시작하는

축제(Virgen de Candelaria) 시작을 알리는 축포 소리에

온 동네가 흥겹다. 덩달아 함께 울려 퍼지는 수자폰, 트럼펫 등

관악기의 웅장한 소리가 지축을 흔들며 신명을 돋운다.

하늘빛, 은빛, 연보라 등 원색적인 색깔이라기보다는

옅은 파스텔 계열의 세련된 색채가 원주민들의 오색 찬란한 전통의상과

어우러져 화려함을 더해준다. 이곳 주민들도, 관광객들도 하루 종일

울려 퍼지는 몽환적인 음악소리에 취해 덩실 덩실 춤추고,

맥주 회사의 협찬으로 거리마다 푸짐하게 술 인심이 넘친다.

원래, 이틀 축제라고 하던데 못다 푼 흥이 아직도 남았는지

3일째 되는 날에도 연신 거리는 흥청거린다.


2011년 2월 3일, 매일 아침 손님처럼 오는 비는 오늘도

변함없이 바람과 함께 거세게 들이닥쳤다.

티티카카호수를 타고 태양의 섬(Isla del Sul)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일정이 아무래도 순탄치 않을 것 같다.

잠시도 가만히 서 있지 못하는 조그마한 보트는

밤새 축제 놀음에 취한 사람 마냥, 이리 비틀 저리 비척

아슬아슬하다.

약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속이 울렁거리며 함께 탄 20여 명 얼굴들의 명암이 갈린다.
이곳 주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로 이 출렁거림을 이겨내지만,
로자를 비롯한 관광객 6-7명은

눈이 감기며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휘청 거린다.


심한 입덧을 하는 사람처럼, 냉수에 제육볶음밥이라도 말아 먹은 것처럼

심한 불협화음으로 분출하려는 어제 먹은 음식들을

꾹꾹 눌러 삼키며, 안간힘을 다해

오랜만에 만나는 배 멀미와 싸워본다.

아~ 속 뒤집혀 미칠 것 같아... 이 양반아..c..c.

다음에 또 한번 배 타고 관광만 해봐라...바로 이혼이야...

옆에 앉아 훌쩍이는 로자를 위로하는 죄 없는 카라에게 괜히 퍼부어대며

이 괴로움을 면해 보려 해도, 이겨낼 방법이 없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거센 비바람에 시달린 로자 같은

약골 관광객들이 비실비실 새 하얗게 모래 사장에 쓰러진다.



햇님이고 달님이고 다 싫다고...

당신이나 열심히 구경하라고...나, 돌아갈래...찡얼찡얼

(두 사람이 관광비용으로 50 볼리비아 페소 지불한 것이 아깝지만...)

그러나 되돌아 갈 일도 끔찍, 앞으로 4시간 후인

오후 3시 반이 되어야 코파카바나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단다.

태양의 최고로 아름답다는 이 섬을 여러 각도로 돌아보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얻은 것은 여러 섬들과 어깨동무하며 펼쳐진

티티카카호수가 대서양과 형님 아우 할 만큼 수정같이 맑고

망망대해의 광활함을 간직한 신비한 곳이라는 것이다.

이미 2주일간 대서양 뱃길 여행을 경험한 우리에게는

호수도 큰 바다도 모두가 대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한 안식이며

함께 가꾸며 지켜나가야 할 가족이라 생각한다.

훼손 말고 있는 그대로를 고이고이 소중하게...


2011년 2월 4일 금요일, 오늘은 일반 버스로

페루의 마추피추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 푸노(Puno)로 향하는 날이다.

근데 호텔 관리인의 근심스런 얼굴로 문제가 생겼다고 알려준다.

로카(Loca)라는 국경지역에서 급감하는 학생들로 인해 지방 정부의

폐교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페루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차량 출입을 막고 있다한다.

페루로 오늘 기어이 가야 한다면 코파카바나에서 쉼 없이 걸어서

한 시간은 가야 페루 국경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골 분들이 말하는 한 시간은 절대 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

프랑스 커플과 배! 째라 부부 터벅거리며 울퉁불퉁 시골길

도전에 나섰다. 사막체험도 했는데 이 까이꺼 하면서...

오고 가는 여행객들이 등짐 가득 짊어지고 물 한 병에 의지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흙탕길을 휘어 휘어 간다.

가도 가도 국경이 안 보인다.

산이 바로 저 앞 인줄 알았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네...

점점 휘어지는 허리, 헥헥 거리느라 입도 못 다물고,

날리는 흙먼지 다 마시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약골 체력,

다리는 천근만근, 프랑스 청년들은 저 만치 앞서가고...

이대로 가다가는 그냥 볼리비아 시골 바닥에서 폭삭하고

부서질 것만 같다. 아악~


그러나 아직은 쓰러지지 말라는 신의 뜻^^

거짓말처럼 말라비틀어진 노새 한 마리와 두 어린이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10페소에 우리 짐을 날라 주겠다는

깜찍한 흥정을 제안한다.

마지막 남아있는 9페소로 결정하고 앙상한 노새 등짝에

세 개의 짐 가방을 올려놓았다. 이제야 시골 들판이 정겹게 보인다.

콧노래가 절로 나고, 얼룩 아기 돼지도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재미있는 광경에 웃음 지으며 여행이 고문수단이란

원뜻을 새삼 되 새겨본다.



스페인 제국 식민지 독립 투쟁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는

원주민 출신 대통령 모랄레스(Evo Morales)를 2005년에 이어 2010년

재선에 성공케 함으로써 남미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모랄레스는 2000년 고차밤바라는 지역에서 물 민영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중 시위를 주도함으로써 그의 지도력을 입증 하였다.

남미 대륙 제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고, 수도 라파쓰는

1991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는 등

그동안 세계인의 관심 밖에 있던 나라에서 원주민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자존심 있는 국가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제라’라는 굵은 주름치마와 챙이 좁은 모자를 머리위에 살짝 얹어 놓고

등 짐 가득 짊어지고 가는 검은 원주민들의 행렬을 보면서

지금은 비록 고단한 일상이지만 볼리비아 내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원주민들의 강인하고도 건강한 근면함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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