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남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문화관련글발 2006/09/14 16:14

“흥행영화 〈왕의남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얼마전 영화 <괴물>이 한국영화 사상 최대 흥행작인 <왕의남자>의 기록을 갱신하였다.  괴물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시간이  좀 지나면 나오리라 보며.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산업정책연구실 문화산업분석팀은 최근흥행영화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여, 전략산업으로서 영화산업의 중요성을 경제적 효과 중심으로 파악하는 연구를 실시하였다.

-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와 한국영화의 수출로 인한 파급효과로 나누어 분석.


<왕의 남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요약)

□ 관객수 총 1,175만명(2006년 3월 5일)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흥행영화로 등극한 <왕의 남자>의 흥행수입 및 부대수입 약 1,161억원에 따른 파급효과

- 생산유발액 : 2,274억원(초컬릿폰 26만 273대)

- 부가가치유발액 : 959.8억원(초컬릿폰 33만 5,166대)


□ <왕의남자>의 흥행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취업자수

- 8,217명(초컬릿폰 약 126만대)


□ 영화시장의 과제

- 영화진흥 재원의 안정적 확보 필요

-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 필요

- 합리적인 산업 구조 정착에 노력 필요


1. 한국영화 산업 현황

가. 관객수 및 점유율 현황

? 2005년 전국 영화 관객 수는 1억 4,300만 명, 국산 영화 점유율은 60%대에 육박

? 2005년도 10대 흥행 영화 중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0대 흥행영화 중 7편이 한국영화임

? 2005년 영화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웰컴투 동막골>, <말아톤>과 같이 비교적 적은 예산의 영화가 흥행 부문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임


<2005년 흥행 영화 Top 10>

(단위: 개, 백만명)

순위

영화명

스크린수

서울관객수

전국관객수

1

웰컴투 동막골

114

243.5

800.9

2

말아톤

73

155.3

514.8

3

가문의 위기

101

145.2

563.5

4

친절한 금자씨

127

137.5

365

5

아일랜드

110

128.5

343.9

6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103

120.6

354.7

7

해리포터와 불의 잔

125

119

347.3

8

공공의 적 2

95

116.8

391.1

9

태풍

115

107.8

372.4

10

너는 내운명

92

106.4

305.1

  출처:『 2005년 한국영화결산』, 영화진흥위원회



나. 수출현황 

? 『2005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05년 한국영화 수출액은 7,599만 달러로 이는 전년대비 30.4% 증가

? 최근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해외 수출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임

<연도별 한국영화 수출 추이>

                     단위: 만 달러

년도

수출액

증가율

1991년

47.29

-70.1%

1992년

19.59

-58.6%

1993년

17.38

-11.3

1994년

62.09

257.2

1995년

20.87

-66.4

1996년

40.40

93.6

1997년

49.20

21.8

1998년

307.38

524.7

1999년

596.92

94.2

2000년

705.37

18.2

2001년

1,124.96

59.5

2002년

1,495.21

32.9

2003년

3,097.90

107.2

2004년

5,828.46

88.1

2005년

7,599.50

30.4

출처: 『한국영화연감』,『 2005년 한국영화결산』, 영화진흥위원회


2. 영화 <왕의 남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흥행영화 <왕의 남자>의 생산, 부가가치, 취업유발효과 분석

? 영화 <왕의 남자>는 2006년 3월 5일 현재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로 등극하였음

? 동원 관객수는 1,175만명으로 흥행수입은 822.5억원, 극장 매점 매출액은 338.8억원으로 총 1161.3억원의 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됨

? 특히, <왕의 남자>는 65억원(마케팅비 포함)의 비용으로 1,161.3억원의 수입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영화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파급효과 분석에 있어서는 한국은행의 2000년 산업연관표를 기준으로,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를 중심으로 살펴봄(분석에 관한 상세 내용은 『산업연관분석해설』, 한국은행, 참조 )

? <왕의 남자>의 생산유발액은 2,274억원으로, 인기 휴대폰인 초컬릿폰을 약 26만대 판매했을 때의 생산유발효과와 동일

? 인기 휴대폰인 초컬릿폰(판매가 559,000원) 26만 273대 판매 했을 때의 생산유발효과와 동일함

? 흥행영화의 생산유발효과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영화와 음식료 서비스업에 미치는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전체 유발효과의 46.3%, 15.6%에 달하며, 다음으로 제조업(15.4%)과 서비스업(12.7%), 연극 및 음악(3.0%) 순임

※ 생산유발계수 : 영화산업=1.94, 음식료 서비스업=2.01, 휴대폰(무선통신 및 방송장비)=1.56


? <왕의 남자>의 부가가치유발액은 959.8억원으로 인기 휴대폰인 초컬릿폰 약 33만대 판매에 따른 부가가치유발효과와 동일

? 인기 휴대폰인 초컬릿폰 33만 5,166대 판매했을 때의 부가가치유발효과와 동일함

? 흥행영화의 생산유발효과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영화와 음식료 서비스업에의 생산유발효과가 전체 유발효과의 45.4%, 14.2%에 달하며, 서비스업(19.4%), 제조업(9.98%), 연극 및 음악(3.7%) 순임

※ 부가가치유발계수 : 영화산업=0.84, 음식료 서비스업=0.79, 휴대폰(무선통신 및 방송장비) =0.51


? <왕의 남자>의 취업유발인원은 8,217명으로 인기 휴대폰인 초컬릿폰을 126만대 판매했을 때의  취업유발인원과 동일함

? <왕의 남자> 의해 직ㆍ간접적으로 유발된 취업자수는 8,217명으로 계산됨

? 취업유발인원 8,217명은 초컬릿폰을 약 126만대 판매했을 때의 취업유발인원과 동일한 수치임 


<‘왕의 남자’의 취업유발인원>

상영서비스

음식료 서비스

초컬릿폰(만대)

취업유발인원(명)

4,542

3,848

125.6

취업유발계수(명/10억원)

30.1

50.3

11.7

주: 2000년 산업연관표의 고용표 기준


3. 영화시장 전망과 과제1)

? 한국영화시장 규모 확대 전망

? 멀티플렉스의 증가 등 최근 문화향유 인프라 전반의 괄목할 만한 변화와 주 5일 근무제 도입계획 등은 한국영화의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됨

? 뉴미디어의 출현 및 영화 부가시장의 변화 전망

? 최근 한국영화산업의 수익성 악화로 투자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업자의 영화산업진출은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음

? 또한 DMB와 IP-TV와 같은 새로운 매체들의 출현은 상영의 새로운 창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임

? 영화진흥 재원의 안정적 확보 필요

? 기존 영화진흥금고의 원금 소진이 가속화 될 전망임을 감안 할 때, 한국영화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새로운 재원 확보가 필요할 것임

?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 필요

? 한국영화는 2004년 전년대비 88%, 2005년 전년대비 30%가 증가한 수출실적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전체 한국영화 수입구조에서 해외매출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한 실정임

? 한편으로 제작 역량의 발전에 뒤따르지 못하는 녹음?편집ㆍ현상 등 후반작업기술력을 제고함으로써, 영화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힘쓸 필요가 있음

? 합리적인 산업 구조 정착에 노력

? 최근 3년간 시장 점유율 평균 50%라는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산업의 안정성에 의문을 가지는 윈인은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의 미비임

? 표준화된 회계 시스템과 계약 방식의 정립, 선진적인 자금조달 시스템 개발ㆍ도입 등을 통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높이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임


<참고 1> 한국영화 흥행 베스트 5



<한국영화 흥행 베스트 5>

흥행 순위

영 화 명

개 봉 연 도

관 객 수(만명)

1

왕의남자

2005년

1,1751)

2

태극기 휘날리며

2004년

1,174

3

실미도

2003년

1,108

4

친구

2001년

818

5

웰컴투 동막골

2005년

801

주: 1) 2005년 3월 5일 기준 관객수


<참고 2> 생산 및 부가가치유발효과


<‘왕의 남자’의 생산 및 부가가치유발효과>

(단위: 백만원)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비 율

비 율

농림어업

3,242

1.43

2,024

2.11

광업

138

0.06

87

0.09

제조업

34,999

15.39

9,575

9.98

전가수건설

3,388

1.49

1,503

1.57

서비스업

28,980

12.74

18,592

19.37

방송

303

0.13

147

0.15

음식점

35,511

15.62

13,608

14.18

사업서비스

5,187

2.28

3,052

3.18

영화

105,250

46.28

43,582

45.41

연극, 음악

6,860

3.02

3,592

3.74

기타

3,546

1.56

217

0.23

합계

227,405

100.00

95,980

100.00

초컬릿폰 비교

26만 273대

33만 5,166대

주: 2000년 산업연관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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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19 11:57 PERMALINK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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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의 영역

문화관련 글들(ktp) 2006/09/14 16:11

1. 문화정책의 영역


가. 전통적 영역


우리사회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민주화와 이에 수반된 표현의 자유 등 정치환경의 변화와 급속한 경제발전, 교육수준의 향상, 정부의 복지기능 확대 그리고 대중정보 매체의 비약적 발전 등으로 국민의 문화적 수요가 질적, 양적으로 크게 증대하였다.


더욱이 1990년대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각급 지자체가 주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과 문화시설의 설치, 각종 축제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지경이 넓혀진 문화예술의 수요를 적극 수용하여 1995년 「문화예술 진흥법」 전문을 개정하여 전통문화 예술의 계승과 새로운 문화 창조를 통해 민족문화의 창달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정책은 전통문화에 대한 민족적 긍지가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적극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영미사회의 소극적 문화 정책과 대비되며, 문화정책을 수행하는 조직의 형태면에서 정부 관료조직을 가진 프랑스의 그것과 유사하다 하겠다.

각종의 국·공립 예술단, 한국방송공사, 국공립 박물관, 예술관 등이 국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제3섹터의 준정부 기관을 통해서 문화 정책을 구현하기도 하는 바, 문예진흥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문화예산 중 중앙정부가 사용하는 몫이 지방 정부의 지출보다 비중이 크다.


나. 영역의 확대


우리나라는 내외의 환경변화를 감안하여 유네스코의 문화지표를 모델로 하여 문화 정책의 영역에 문화유산, 문학, 조형예술, 디자인,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 사회 문화적 활동, 대중매체, 스포츠·관광·공원 등 여가활동, 국제문화 교류 등을 포함 시키고 있다.



2. 문화산업


최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에 진입하였다.


따라서 많은 나라들이 정보나 지식을 주요 생산요소로 하는 소위 지식기반 경제(knowledge-based economy) 시대로의 이행에 맞춰 지식산업의 특성을 가진 문화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새로운 시장과 고용을 창출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문화 산업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경제에 기여 하는 바가 크고, 국민들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문화상품은 이를 생산하는 나라의 가치관, 사고방식, 생활양식 등 문화적 요소가 상품화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의 문화의 정체성(cultural identity)의 형성에 매우 중요한 바탕이 된다. 특히 최근 멀티미디어 및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구촌화 되어 교역의 장벽이 거의 없어지고 결국 문화도 국가 간에 장벽이 없이 교환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이와 같은 문화산업진흥을 위해 우리정부는 1999.2「문화산업진흥 기본법」을 제정하여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고 있다. 동법에서 문화산업지원·육성의 이유로서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을 천명하였다.


아울러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가 각종 시책을 수립, 시행할 책임과 함께,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문화산업진흥기금을 설치하고 세제지원을 규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 유통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이데올로기나 경제정책 등 측면에서 적절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단을 마련할 수 있는 개방된 입장에 처하여 있음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3. 문화산업 특성의 열거


창구효과 : 문화산업은 일반적으로 산업연관효과(전후방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고, 초기에 제작비용이 많이 들지만, 재생산의 경우 한계 비용이 아주 낮아 거의 0에 가까운 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자연독점(natural monopoly)화 되고 나아가 승자독식 (winner-take-all)현상이 나타난다.


망외부성 : 어떤 상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상품의 가치가 증대될 때 망외부성(network extranalities) 이 존재한다.

어떤 특정의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게임이 보다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커지게 마련이다.

책, 음악, 영화, 텔레비전 연속극이 인기가 많거나 좋은 평을 얻고 있다면 소비 욕구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저작권 산업 : 컨텐츠산업이므로 지적소유권이 보호되어야 하며, 이것은 문화산업에 발전에 필수요소이다.


지식기반 산업 : 20세기말 세계가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이제는 지식의 장악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

빌게이츠는 토지, 석유, 공장 등 유형의 자산은 없으나 세계 최고의 부자다.



4. 부산의 영상산업


가. 부산국제영화제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정착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를 포함한 아시아 영화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착실히 수행, 아시아 영화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고 부산을 문화도시로 널리 인식시킴으로써 도시의 위상을 고양시키고 부산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나. 영상산업


1) 현황


2차 산업의 퇴조로 어려워진 부산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전략산업으로써 21세기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영상산업 육성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자연스럽게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1999.12 부산영상위원회가 영화의 산업적 기능을 수행하기위해 설립되고 로케이션, 촬영유치 등 영상산업 육성 활동을 개시하였으며 2003년 영상산업발전 마스터플랜 ‘Cine-Post Busan'이 수립되어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영상산업 구축 사업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최근 국가균형발전위는 공공기관 이전계획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부산으로 이전할 것을 결정함으로써 부산시의 영상산업육성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의 영상산업발전을 위한 주요 추진사업으로는 2개소의 영화 촬영스튜디오가 개관되어 로케이션활동에 기여를 하고 있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용상영관으로 사용될 영상센타(두레라움) 건립이 국비 및 시비로 착수되었고, 영화촬영소, 영화 후반부작업기지(필름현상소)조성 및 영화체험박물관 건립계획도 추진 중이다.


2) 문제점 및 한계


상기와 같은 부산의 영상인프라 구축이 과도한 국비에 의존하여 추진되므로 사업추진 및 착수에 애로가 예상되어 그 실현이 불투명 또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전국의 여러 자치단체가 영상산업에 대한 기대로 무분별하게 투자를 남발하여 국고의 낭비 및 선택과 집중의 효과를 저하시키고 있고, 광주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조성에 연간 1천억원씩 20년간 집중적인 투자계획 등이 부산의 영상산업화 지원예산과 큰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한편 영화의 도시에서 영화의 생산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획, 촬영, 후반작업 및 마케팅 등 영화제작의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부산시의 영상관련 지원사업이 인프라구축에 집중되어 있어 실제로 부산에서 장편 상업영화가 제작되고 유통될 수 있는데 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영화생산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기업 등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 자본이 부족하다는 점과 영화산업과 관련한 우수한 전문 인력들 또한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부산지역의 교육기관이 서울에 비해 질적 수준이 낮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문제점 등이 지방도시 부산이 가진 한계라고 할 수 있겠다.


다. 전망과 기대


부산영상산업발전은 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발돋움한 것과 같이 부산의 미래산업으로 육성코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부산시와 영상진흥위원회, 부산영상위원회 등이 영상 인프라 확충, 민간부문의 투자, 기금조성, 유능한 영화인력 배출 등 전반적인 영화제작을 위한 지원활동을 펼쳐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2011년까지 영화진흥위원회 및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산이전이 실현되고 이에 따른 영화아카데미 부산이전 추진이 이루어진다면, 부산이 추진중인 영화촬영소, 영화 후반부작업기지(필름현상소) 조성 등으로 서울 중심의 영화산업이 상당부분 부산으로 옮겨올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산업 발전을 위하여 관계공무원 및 영상관계 전문가들의 국제화도 시급하다. 이들을 미국 등 해외로 파견하고 주재시킴으로써 급속히 변화하는 영상산업의 국내외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교환,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산시공무원과 해외근무경험이 있는 문광부 또는 외교부 직원들과의 교환근무가 최근 입법화 된 고위공무원단 법률에 의거 시행 된다면 영상산업 발전 추진에 동력이 될 것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영상관련 우수한 인재들을 부산에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삶의 조건(amenities)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끝으로 부산시의 문화 관광국을 국제문화관광체육실로 격상시켜 시정의 역점이 영상산업 등 문화산업에 두어지도록 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부산 영상·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제언 : 영상·문화산업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절실

시 해외사무소 영상·문화업무 맡아야


부산 영상·문화산업 활성화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 개최에 바탕을 둔 후속사업으로 부산의 장기적인 발전에 유용한 정책이다. 특히 이 분야는 21세기 문화산업 시대에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르고, 또 2차 산업의 기반이 약화된 지역경제를 살리기에 알맞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영상·문화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그동안 여러 학자들이 논문과 심포지엄 등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러한 정책과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 콘텐츠산업을 책임질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 부산시와 영상위원회 등은 외국과의 교류를 다방면에 걸쳐 시행하고, 관련 공무원 및 영상·문화관계 전문가들은 해외의 문물을 경험하고 동향을 파악하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국제화된 인재를 키우는 것부터 서울과 지방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아울러 현재 해외 주재 부산 사무소에 파견중인 공무원의 역할을 무역 분야와 영상·관광 분야까지 맡도록 해야 한다. 부산시 서울사무소장을 영상·문화사업과 관련한 고급 정보수집과 재원확보 등을 위한 대정부 창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부산시 간부들이 서울에 출장 가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중앙정부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직급이 높아야 한다. 공무원 사회에는 높은 직급의 사람이 낮은 직급의 공무원을 만날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국장급이 서울사무소 소장을 맡아야 한다.


문화관광국을 국제·문화·관광·체육실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제회의, 문화·관광정책, 스포츠 이벤트 등의 업무는 상호의존적, 보완적 관계에 있다. 영상·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관련부서를 통합해 책임지고 이끌기 위해서는 실 단위로 격상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영상·문화분야의 우수 인재들을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민·관이 합심해 영상·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문이다.


『김성엽 ? 부산발전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전 부산시 국제자문대사』, 부산시보 - 2005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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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학의 패러다임 전환

문화관련글발 2006/09/03 03:23
   
여가학의 패러다임 전환

- 하위분과 여가연구에서 학제간 여가연구로 -


김영순?이철원 외 저. 2006. 『여가와 문화 - 여가연구의 문화코드』 역락. pp. 47-71.


최석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레저경영연구원 원장)




Ⅰ. 서론 - 여가를 둘러 싼 학문적 편견 극복하기


  현대사회는 움직이고 있는 사회다. 현대세계는 이동이나 여행의 본성과 그에 대한 경험을 현저하게 변화시켜왔다. 현대성을 상징하는 것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기차승객?비행기승객?자동차 운전자 등이다. 20세기의 조직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포드는 자동차를 대량생산했다. 이처럼 현대세계는 새로운 형태의 장거리 교통과 여행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급속한 형태의 이동은 사람들이 실제로 현대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에, 즉 정체성의 재형성 그 자체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사회생활 규범이 적용되는 새로운 공공장소(역?공항?호텔 등)가 발전되고, 자신과 사회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을 조직하는 수많은 장소신화가 개발된다. 또한 사회생활은 기계적 시간(시계시간?일지?비서 등)으로 편성된다. 이동은 사회적으로 조직되어서 다양한 감시와 규제를 받는다. 이동은 사람들이 현대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변경시키고, 사람들의 정체성과 사회성의 형태를 변경시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심미적 이해도 변경시킨다(Lash & Urry, 1998: 371-377).


  이와 마찬가지로 현대사회는 여가사회1)다. 이동은 생산보다는 소비를 위한 이동이 점차로 중요해 지고 있으며, 노동이 아닌 여가를 주요한 맥락으로 하는 소비사회가 등장했으며, 사람들의 주된 삶의 관심 자체가 일이 아닌 여가로 이동했다. 일터와는 판이하게 다른 규범이 작동하고 일상적인 경험을 변경시키는 여가공간(리조트?테마공원?백화점?쇼핑몰?뮤직홀?박람회 등)이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가공간에서 보내는 시간과 소비하는 돈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제조업가동률과 함께 백화점의 매출액은 중요한 경제적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범죄가 주로 발생하는 무질서한 시간으로 간주되었던 새벽시간과 수면시간이 이제는 여가시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됨으로써 사람들의 시간 경험에 변동을 초래하고 있다. 여가는 예술과 일상생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생활이 예술작품으로 변하게 했으며 기호와 이미지의 빠른 흐름을 주도했다는 의미에서 일상생활을 미학화하고 있다. 여가는 현대세계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Featherstone, 1999: 105-130; Urry, 1990: 40-65).


  여가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여가의 사회적 조직화에 대한 탐구, 여가시간에 대한 탐구, 이동에 탐구, 다양한 형태의 교통과 여행에 대한 탐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학문적 편견 때문이다. 여가보다는 노동을 분석하고, 소비보다는 생산을 분석하고,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을 분석하고, 여가이동보다는 노동이동을 분석하는 편견과 여가를 노동의 부산물로 간주하고 이동을 본질적으로 다른 보다 본질적인 과정에서 파생된 것으로 간주하는 편견 때문이다(Lash & Urry, 1998: 373). 이러한 편견은 여가관련 변수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여가연구로 대체하게 했으며, 여가를 산업사회학과 직업사회학의 연구영역으로 국한시켰을 뿐만 아니라, 여가학을 독자적인 분과학문으로 성립되지 못하게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과학문의 하위영역으로 머물고 있는 여가연구의 영역한계를 넘어서 분과학문들 간의 학제간 여가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본 논문은 여가에 대한 학제간 연구, 특히 경제학과 사회학의 학제간 연구를 위한 이론적?방법론적 대안을 제시하고, 학제간 여가연구의 쟁점을 검토함으로써 하위분과 여가연구에서 학제간 여가연구를 거쳐 독립된 분과학문으로서 여가학의 위상정립 가능성 모색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사회의 변동이라는 맥락에서 여가를 연구한 사회학적 여가연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이어서 효용과 선택이론으로 여가를 연구한 경제학적 여가연구를 살펴본다. 다음으로 경제사회학적 관점에서 기존의 경제정학적 여가연구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경제동학과 경제사회학의 학제간 여가연구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학제간 여가연구의 쟁점을 검토함으로써 학제간 여가연구 활성화를 제안한다.


Ⅱ. 사회학과 경제학 그리고 학제간 여가연구


1. 여가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1.1. 구조기능주의적 여가연구


  고전사회학 이론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여가에 대한 관심이 회복된 것은 사회학의 역사가 한참 흐른 뒤의 일이다. 산업사회학자들은 노동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요구 때문에 여가를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는 ‘삶의 주된 관심이 일에 있는가 아니면 여가에 있는가?’라는 경험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한편으로 ‘일과 여가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라는 보다 이론적인 연구주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산업사회학자들은 일과 여가의 관계에 대해서 개인이 인식하는 방식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사람들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서 ‘삶의 주된 관심’(central life interest)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질문했다(Dubin, 1963: 53-72; Parker, 1976: 66). 두빈(Robert Dubin)이 만들어서 처음으로 경험적 연구에 적용한 이 개념은 이후로 여러 학자에 의해 연구되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과정 연구와 미국의 탈산업사회론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두빈은 산업노동자들의 응답을 면밀히 분석한 후에 그들의 주된 삶의 관심이 일에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한 관심 자체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으며, 노동과정에 대한 통제 못지않게 노동자들의 여가생활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두빈의 연구를 수정하여 전문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오잭(Orzack)은 일이 전문간호사들의 중심적인 삶의 관심이라는 가설을 확증했다(Orzack, 1963: 73-84). 이 두 가지의 경험적 조사연구를 종합하면, 노동자의 삶의 주된 관심은 그 노동자의 직업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생산직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노동은 더 이상 삶의 주된 관심이 아니지만,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전문성을 구현하는 주된 활동영역이 일이다. 이처럼 삶의 주된 관심과 관련된 사회학적 연구들은 노동에 관한 연구의 부산물로 여가를 연구했다.


  ‘삶의 주된 관심이 일에 있는가 아니면 여가에 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산업사회학적 관심은 ‘일과 여가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여가사회학적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사회사적으로 보았을 때, 일과 여가는 그 강조점이 끊임없이 변해 왔으며 통합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했다.2) 일과 여가의 통합과 분리에 착안하여 양자간의 관계를 연구한 사람이 윌렌스키(Harold Willensky, 1960)다. 그는 일과 여가의 통합현상을 확산(spillover)라고 했고, 양극화되는 현상을 보상(compensation)이라 했다. 윌렌스키의 이원관계 분석을 더 진척시켜서 확대한 것이 파커(Stanley Parker)의 연구다(Parker, 1976: 72-74). 파커는 일과 여가의 관계가 노동변수와 비노동변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고에 바탕을 두고 확장?대립?중립 등으로 관계유형을 분류하였다. 이에 의하면, 일에 있어서 높은 자율성을 가진 사람은 확장유형을 보였고, 자율성이 낮은 사람은 중립유형을 보였다. 확장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일이 여타의 생활영역까지 확대된다는 느낌을 가지 있었으며, 중립유형은 일에 대해서 지겨워했고, 대립유형은 일 때문에 상처를 받고 있었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질수록 대립유형에 중립 그리고 확장유형에 속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두빈에게서 비롯된 일과 여가의 관계에 대한 연구방법은 여러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이 연결됨으로써 점점 더 정교하고 섬세하게 발전해 갔으며, 특히 사회적 형식주의(social formalism) 여가사회학자들의 여가연구(Dumazedier, 1967; Parker, 1976; Roberts, 1999)를 자극했다. 이후로 다양한 사회학적 조망에서 현대사회의 여가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여가연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가족?생애주기?계층?자유시간 등으로 확대되었다(Wilson, 1980: 21-40).


  1.2. 사회학 이론적 여가연구


  본격적인 여가연구는 사회학이론가들에게서 나왔으며, 각각의 이론가들은 자신의 이론적 지향에 따라서 여가를 긍정적?핵심적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부정적?주변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 탈산업사회론, 결합체사회학의 문명화과정론, 베버의 이론을 현대사회에 적용한 리처(George Ritzer)의 맥도날드화 테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계몽으로서의 대중기만”은 호르크하이머(Horkheimer)와 아도르노(Adorno)가 1944년에 발표한 『문화산업론』의 부제다.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문화산업이라는 개념을 대중문화비판에 적용할 때 그 의도는 단순히 문화의 산업화만을 의미한 것이 아니다. 문화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비판을 가한 대중문화는 산업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계적 반복생산 때문에 진정으로 문화가 유지해야 할 심미성이 파괴 위축되고 이를 수용하는 대중은 표준화?규격화?상업화된 문화 상품을 일방적으로 공급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규격화?상투성?보수성?허위?조작된 소비상품’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문화를 생산함으로써 노동계급의 정치적 역량을 희석시키며, 그들의 정치?경제적 목표를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틀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한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상품 중의 하나인 여가산업 역시 대중기만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여가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하였으며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Horkheimer & Adorno, 120-167).


  일과 여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꾼 계기가 된 기념비적 저서 중의 하나가 리즈만(David Riesman)의『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이다. 리즈만은 자신의 저서에서 사회의 변동과 인간유형의 변화를 연관시켜서 논의를 전개했다. 전통사회?산업사회?탈산업사회 등으로의 사회적 이행과정 속에서 인구와 인성도 변해가고 이에 따라 여가도 변동한다고 주장했다. 이행의 최종단계에 접어들면서, 노동영역에서 자유를 상실한 사람들은 여가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노동은 독창성을 상실한 타율적인 영역이 되고, 여가는 자유와 삶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노동에서 빼앗긴 것을 되찾는 장이 된다. 이 때 자율성을 상실하고 동료집단에 의지하여 여가를 해결하려고 하면 군중 속에서 오히려 고독을 느끼게 된다. 탈산업사회론자의 시각에서 보자면, 노동은 핵심적인 삶의 관심으로서의 중요성을 점차로 상실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노동시간도 1920년대에는 주간 평균 70시간이었으나 1958년에는 4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기계화와 자동화는 작업장에서의 단조롭고 고된 일을 추방할 것이다. 반면에 여가는 소비와 생활양식의 초점으로 등장했다. 탈산업사회론자들이 주장한 “산업화의 논리”(the logic of industrialization)에 따르면, 보다 많은 여가, 보다 많은 교육기회, 보다 나은 복지서비스 그리고 보다 높은 삶의 수준이 창출될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다 많은 여가는 산업적 진보의 필연적인 결과였다(최석호, 2005: 44-48; Riesman, 56-91, 445-446; Kerr et al, 1964: 14-29).


  일과 여가에 관한 최신이론은 여가사회학자가 아닌 사회학 이론가에게서 나왔다. 리처(George Ritzer)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베버(Weber)의 합리화이론과 패스트푸드점의 성장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다가 맥도날드화 명제를 수립했다(Ritzer, 1999: 16). 그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관료제적 합리화에서 비롯된 네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효율성?계산가능성?예측가능성?통제 등이 바로 그 특징인데, 맥도날드가 성공한 이유는 이 네 가지 특징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그 밖의 세계의 더욱 더 많은 부분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리처는 맥도날드화라고 정의했다.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업 뿐만 아니라 교육?정치?가정 등 사회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에 여가와 관광도 맥도날드화 되어 간다고 주장한다(21-50). 뿐만 아니라 여가가 사회를 더욱 맥도날화시키기도 한다. 여행객의 증가가 그 한 사례인데, 여행자들은 비록 자기들이 전혀 다른 곳에 와있지만 자기 동네에서 즐기는 것과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259-262).


  본격적인 여가연구가 시작된 이래로 최대의 사회학적 문제의식은 여가에 대한 사회학적 이론화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연구성과를 거둬 낸 사회학자가 엘리아스(Norbert Elias)다. 그는 자신의 문명화과정론을 여가와 스포츠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연구함으로써 여가에 대한 사회학적 이론화에 기여했다. 엘리아스는 일과 여가로 양분하는 이분법을 반대하고,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인 지적 전통 위에서 여가를 경험적으로 연구했다.


  인습적으로 해 오던 바와 같이 일과 여가로 양극화시켰을 때, 일이라는 말은 보통 특수한 형태의 일만을 일이라고 칭한다. 즉, 생계비를 벌기 위해 사람들이 수행하는 그런 형태의 일만을 일이라고 한다. 보다 분화되고 도시화된 사회에서 대부분은 이 일이 시간에 따라 엄격하게 규제되고 고도로 전문화된다. 동시에 이러한 사회의 성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남는 시간(spare time)에 상당한 양의 부불노동(unpaid work)을 한다. 남는 시간 중에서 일부만이 자신에게 즐겁고 자유롭게 선택하였으며 돈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여가에 사용된다. 대략 계산해 보더라도 남는 시간의 절반가량은 일에 사용된다. 남는 시간은 직업적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전체 시간이라고 한다면, 남는 시간활동에는 사적 노동과 가정관리, 휴식, 생물학적 욕구의 충족, 사교, 모방 또는 놀이활동 등의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남는 시간 중에서 일부를 여가에 쓸 수 있다(Elias & Dunning, 1986b: 67-71). 즉, 여가는 남는 시간에 이루어지지만, 남는 시간 중에서도 약 절반가량은 일하는데 사용한다. 시간과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일과 여가를 양분하는 것은 부적절함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엘리아스는 여가와 일을 양분한 후 여가를 일과 연관해서 연구하는 기존의 전통이 잘못 되었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전제를 바탕으로 엘리아스(Elias)는 자신의 문명화과정론에 비추어 여가를 연구한다. 문명화과정 속에서 사람의 행동에 대한 통제는 모든 영역을 다 포함하게 된다. 기능의 분화, 인간관계의 인간화, 감정규제력 증대, 중앙집권화, 피지배자에 대한 지배자의 영향력 증대, 탈신화화, 세속화, 과학화 등과 같은 근대 유럽문명의 추세와 국가형성과정은 결합되어 있다. 문명과정의 맥락 속에서 국가형성은 사람들을 길들이고, 평화롭게 하고, 문명화한다. 중세의 무사들이 이해대립이나 감정대립을 해소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즉흥적인 무력행사를 주저하지 않았던 데 반해 일단 물리적 폭력이 중앙정부에 의해 독점된 절대주의 국가에서는 사적인 차원에서의 무력행사는 일반적으로 금지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인성 속에 잠재해 있는 공격욕을 스스로 억제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이러한 훈련은 아주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최재현, 1987: 239-247). 그러나 사회발전이 이러한 방향으로만 나아감에 따라 사회적?개인적 금지를 완화함으로써 균형을 회복하는 대항운동이 등장한다. 균형을 회복하는 대항운동을 현대사회에서는 여가영역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음악과 극장의 새로운 발전, 노래와 춤의 새로운 형태 등이 그 예에 속한다. 우리의 여가활동에서 흥분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노골적인 감정표현을 통제하고 금지한데 대한 보상이다(Elias & Dunning, 1986b: 65-66). 산업사회뿐만 아니라 여타 모든 형태의 사회에서도 여가활동의 결정적인 특징은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감정을 억제하도록 통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여가활동 중에는) 통제를 해제하는 것이다(Elias & Dunning, 1986a: 95-96). 여가이벤트의 공통적인 특성인 모방측면은 실제 생활 이벤트를 재현함으로써가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을 경험함으로써 이다. 실제 생활 상황에서 발생한 흥분(비모방 흥분)과 여가이벤트에 의해 각성된 흥분(모방 흥분)간의 비교는 차이점과 유사점 모두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기본적인 생리학적 측면은 양자 모두가 동일하다. 차이는 심리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다. 실제로 흥분(비모방 흥분)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 모방흥분은 사회적?개인적으로 위험은 되지 않지만 카타르시스 효과를 가질 수 있다(Elias & Dunning, 1986b: 79-81).


2. 여가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


  2.1. 경제정학적 여가연구


  시계라는 객관적인 측정수단을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함으로서 여가를 경제학적으로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가 벡커(Gary S. Becker)와 린더(Staffan Linder) 그리고 브라이언트(Keith Bryant)다. 이들은 여가를 단순히 일하지 않는 시간으로 보지 않고 노동으로 번 소득을 소비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으로 보았다(정현식, 1997: 272-277; 최석호, 2005: 75-76; Becker, 1965: 493-495; Linder, 1970: 9; Bryant, 1993: 147-208).


  벡커의 작업은 소비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관찰에 기반하고 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부유해 지고 보다 많은 소비재를 소유하게 되면서 각 항목들을 사용하는 데에 필요한 소비시간은 점점 더 줄어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계는 이때까지 한 적이 없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윤과 효용이 서로 상충되어서 합리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기회가 변동됨으로 인해 비합리적인 행동을 강요당한 것이다. 이제 가계의 공통적인 반응에서 다양해진 기회들을 선택하는 문제로 합의의 영역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현실은 엉뚱한 변수에 의해서 고정되거나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경제적 변수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변동된다. 비합리적인 행동을 포함해서 다양한 결정규칙들과 함께 가계의 여가행동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비합리적 행동 역시 합리적 선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로써 경제학은 생산과 노동처럼 여가 역시 합리성과 선택의 문제로 취급할 수 있게 되었다(Becker, 153-168).


  린더는 경제개발의 정도를 세 가지 단계로 분류하고, 각 단계로 나아가면 갈수록 시간의 효용이 커진다고 말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주어져 있는 시간의 효용이 커짐에 따라 여가는 사회적인 문제인 동시에 문화적?심리적인 문제가 된다(Linder, 1970: 1-15). 사람들이 노동보다 소비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면, 그들 중 대부분은 또 다른 일을 해야만 한다. 그 일이 소비시간에 필요한 돈을 벌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시간 이외의 시간 동안에 늘어난 소득을 훌륭한 목적에 사용할 수도 있고, 자신과 환경에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자신의 비노동시간 동안에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여가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여가시간에 아무런 의미 없이 만화를 보거나 콜라를 마신다. 이 또한 여가문제를 야기한다.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은 엄청나게 바쁘지만 무엇 때문에 바쁜지를 모르는 경우가 흔히 있다. 즉, 시간의 문제는 경제적 자유시간 자체가 아니라 우리 문명 자체의 질적인 문제가 됨으로써 여가문제는 문화적인 문제가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개인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소비하기 위한 자유가 아니라 노동에 대한 강제이기 때문에 여가문제는 심리학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여가문제의 본질은 세 가지다. 사회적?문화적?심리학적이다. 부유한 나라의 평균적인 수입을 벌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시간의 압력을 받고 있다. 그는 약탈당한 여가계급의 일원이다.


  브라언트는 가계의 생산활동을 벡커보다 더 포괄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소비경제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경제학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또한 여가뿐만 아니라 벡커와 린더가 미처 다루지 못했거나 등한히 하였던 가계의 인적자본축적을 증가시키는 특수가계행위, 자녀에 대한 수요, 결혼 및 이혼 등도 경제학적으로 설명했다(Bryant, 1993: 17-29).


  2.2. 경제동학적 여가연구


  경제학자인 베블렌(Thorstein Veblen)은 사적소유의 시작과 함께 여가계급(leisure class)이 출현했으며 이들은 생산적인 직업에서 면제된 채 어느 정도 명예가 따르는 정치?전쟁?종교의식 및 스포츠 등으로 구성된 직업에 종사한다고 주장한다. 여가계급에 속한 이들은 강탈 이외의 방법으로 물건을 얻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생각했기 때문에 공훈 및 강탈에 의한 획득과 생산적인 직업간에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여 노동은 모욕적이고 따분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반대로 노동하지 않고 획득한 재화의 비생산적 소비는 인간 권위의 필수품으로서 명예로운 것이 되었기 때문에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는 여가인에게 있어서 명성의 수단이 되었다(Veblen, 1983: 37-88). 따라서 여가란 계급적 상징으로 나타났다.

  신고정경제학과 케인즈의 경제학 양자를 비판하면서 여가에 대한 새롭고 대중적인 경제학적 접근을 한 사람이 쇼르(Juliet Schor)다(최석호, 2005: 73-75). 쇼르는 중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노동시간 변동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 변동을 일과 소비의 악순환(the cycle of work-and-spend)으로 개념화했다(Schor, 1992: 1-15).

  1960년대 이후로 미국은 지난 백 년 동안의 경험과 대비되는 놀라운 사건을 경험한다. 거의 백 년 동안 노동시간은 감소해 왔는데 1960년대부터 노동시간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백 년을 지속해 온 노동시간의 감소는 1940년대 말로 중지되었으며, 1960년대 중반 이후로 약 20년 동안 노동시간은 줄 곧 늘어났다. 미국인의 여가시간 감소는 생산성 증가와 대비된다. 시간당 생산성이 증가하면 우리에게는 자유시간과 소득 양자의 가능성이 동시에 펼쳐지지만, 1948년 이후로 미국인들은 생산성 증가분을 노동시간 줄이기에 사용하지 않았다. 1990년의 미국인들은 1948년의 미국인들보다 두 배로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지만 자유시간은 그 때 보다 더 적다. 소비와 장시간 노동은 일과 소비의 악순환을 형성한 주범이다. 더 오랫동안 일하기를 요구한 고용주들은 더 많은 월급을 안겨주었고 이는 더 높은 수준의 소비를 가능케 했다. 경제적 진보는 자유시간이 아닌 소득을 분배해 주었다.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여유로운 삶과 휴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학이다. 이로써 일과 여가의 균형은 깨지고 사람들은 노동과 소비의 악순환에 휘말려 들어간다. 사람들 중에서 일과 소비의 악순환에 휘말려 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없어서다(Schor, 1992: 107-138).


3. 학제간 여가연구의 장벽


  고전경제학은 생산을 주로 연구했고 생산을 촉진시키는 것은 희소성과 필연성이라는 생각이 150년 동안이나 경제 이론을 지배해왔다. 경제학자들의 공급 측면에 대한 선호를 포기하게 만든 것은 기술과 과학의 거대한 진보로 인하여 공급이 무한한 탄력성을 가진다는 것과 산업생산이 대량소비 단계로 진입한 사실 그리고 신고전경제학이 노동가치설 대신에 효용을 경제학의 주요의제로 올려놓았기 때문이다(Giarini & Liedtke, 1999: 58-73). 그 이후로 경제학자들은 효용이란 개념을 분석하고 경제적인 사건에서 그 개념이 갖는 의미를 상세히 구명하였다. 효용은 개인에게 구매욕을 갖게 하는 상품의 속성이다. 역으로 개인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그 상품이 효용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체계 내의 준거는 이제 더 이상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였다. 가치이론을 떠나 효용개념을 지지하는 경제이론으로의 방향전환은 공급지향적인 경제학이 수요에 기반을 둔 접근 방식에 자리를 양보하도록 하였다. 신고전경제학의 기본 가정은 자유방임적인 경제체계가 완전고용이란 안정된 상황을 추구한다는 것으로써, 이것은 신고전경제학의 이상이기도 하다.

또한 신고전경제학은 경제행위자들에 대해서 경제인(Homo Economicus) 가정을 한다. 기업가?노동자?가계 등의 경제행위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최적화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행동 가능성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긴다. 모든 가격은 서로 부응하기 때문에 시장에는 재고가 남지 않는다. 이처럼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기 때문에 과잉수요 또는 과잉공급도 나타나지 않는다. 가격기제를 통해 균형에 도달하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은 노동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제는 완전고용3) 상태에서 스스로 안정된다.


  원래 경제학은 서로 갈등이 있었던 두 가지의 전통적인 관심을 공유하고 있었다. 첫째는 공학적 유비를 사용하는 균형 모형으로써 ‘지금 현재 경제적인 변수들의 지형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신고전경제학이 여기에 속하며, 주지하는 바와 같이 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는 생물학적 유비를 사용하는 진화론적 모형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경제개발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전자는 경제정학(economic statics)이라 할 수 있고, 후자는 경제동학(economic dynamics)이라 할 수 있다. 마샬(Alfred Marshall)은 자신의 저서 『경제학의 원리들』(Principles of Economics)에서 형식이론에 경도 되어 주로 경제정학을 다루었다. 경제동학을 다루는 또 한 권의 저서를 준비했었으나 실제로 그 책을 쓸 수 있는 여유를 누리지 못하고 사망했다. 마샬 이후로 양자간의 균형이 깨지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공학적 유비가 지배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학의 균형상실로 말미암아 1950년대 말 이후로는 장기간에 걸친 성장을 분석하는 경제학적 연구들조차도 동적인 신고전 균형 모형으로 나아갔다. 즉, 진화론적 언어가 지배하던 영역들에서도 더 이상 진화론적 언어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Nelson, 1994: 108-110).


  이러한 양상은 경제학적인 여가연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초의 경제학적 여가연구인 베블렌의 『여가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은 진화론적 모형에 입각하여 생물학적 유비로 연구를 진행시켰다. 진화론적 언어로 충만해 있는 이 연구는 경제학과 사회학 양자에 걸쳐서 고전으로 남아있다. 경제학에서 진화론적 이론화의 대부분은 사회학자들의 저작과 지적으로 양립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경제학과 사회학 양자의 시민권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베블렌은 최고의 사례로 남아있으며, 경제학의 진화론적 이론은 경제사회학에서도 유효하다(Coser, 1978: 427-433; Nelson, 1994: 108-110).


  그러나 벡커(1976) 이후로 베블렌과 같은 여가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벡커는 가구의 소비결정행동 역시 합리적 행동을 가정한 신고전경제학의 경제인 가정에 의해 설명 가능하다는 것을 경제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신고전경제학의 영역을 확장했다. 이를 연장하여 가구의 소비시간 활동으로써 여가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였으며, 린더(1970)는 이를 경제발전 과정과 연관해서 구체적으로 적용하였다. 브라이언트(1993)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구의 소비와 저축, 가구의 시간배분방법으로써 노동과 여가, 개인과 가족에 대한 인적투자, 결혼, 출산, 이혼 등에 걸친 가정경제학을 경제학의 하위영역으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가를 소비경제학의 연구영역에서 가정경제학의 연구영역으로, 즉 가구를 소비의 주체로만 보아왔던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의 주체로 설정함으로써 여가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를 더욱 발전시켰다. 효용이론과 합리적 선택이론으로 가구의 소비행위만을 분석했던 기존의 경제학적 연구를 가구의 생산행위로까지 확대시킨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경제학과 사회학간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고 있다. 즉, 신고전경제학을 사회학자들이 전통적으로 다루어 왔던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Swedberg & Granovetter, 1992: 1-3). 이 세 경제학자의 여가연구는 전형적인 경제학적 연구라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공학적 유비로 가득 찬 경제정학이다. 자본주의적 제도의 정학보다는 동학을 강조하는 경제사회학적 접근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틀을 벗어난 곳에 여가를 자리 잡게 하고 기계적으로 분석하는 이러한 이론들에 반대한다(Zukin & Dimaggio, 1990: 14-23).


  반면에 쇼르의 경제학적 여가연구는 경제사회학적 여가연구와 수렴의 여지가 다분하다. 쇼르는 신고전경제학적 주장과 자신의 주장 간에 차이점을 밝힘으로써 신고전경제학을 평가한다(1992, 128-132). 신고전경제학은 노동자가 시간을 선택한다고 말하지만, 쇼르는 노동자가 시간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더욱 중요한 차이점은 노동자의 선호도가 어떤 본질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신고전경제학은 노동자들이 원하는 노동시간을 시장이 제공했다고 말하면서 노동자들의 태도를 증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1978년에 미국 노동청에서 행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조사대상 노동자들의 85%가 보다 많은 자유시간을 위해서 미래의 추가적인 소득 중에서 일부 또는 전부를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신고전경제학의 경제인 가정 자체가 안고 있는 위험성을 고발한다(1992: 136-138). 경제인은 절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만은 늘 경제인을 괴롭힌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불만은 완화되겠지만, 욕망은 끝이 없어서 물건을 사 모으는 과정도 끝없이 반복된다. 이러한 과정은 유한한 자원만을 가지고 있는 지구를 이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자원고갈?환경오염?빈부격차 등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쇼르의 여가연구는 신고전경제학의 경제인 가정을 의심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정태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그리고 노동자를 합리적 선택의 주체로 보지 않고 빈부격차의 희생자 일 수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 경제학적이기보다는 사회학적이다. 이처럼 공학적 유비에 경도 되어 기계적 모형으로 박제화시키지만 않는다면 경제학과 사회학은 대립되기보다 수렴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


4. 학제간 여가연구의 가능성


  경제학은 주로 경제정학적 전통에서 여가를 연구해 왔으며, 사회학은 주로 여가의 사회적 기능 또는 노동의 잔여적 범주로써 여가를 연구해 왔다. 따라서 경제학은 사회를 경제발전 정도에 따라 사회를 크게 삼분(저발전경제?개발도상경제?선진경제)하고 그에 따라서 여가시간?여가소비 등이 어떻게 변동하는가를 살피거나 여가재화와 여가서비스의 소비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파악하거나 예측해 왔다. 이는 경제성장에 따라 여가의 경제적 효용을 검토하거나, 소득효과와 대체효과 또는 소득효과와 가격효과의 실제적 작동을 경험적으로 검토하는 연구성과물로 나타났다. 반면에 사회학은 여가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족?자유시간?생애주기?계층?일 등이 여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사회의 변동에 따라 여가시간과 여가소비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여가활동이 다양화되어 가는지 아니면 동질화되어 가는지 등을 연구해왔다. 이와 같이 연구의 역사를 분과학문별로 일별 해 보건대, 경제학적인 여가연구는 양적연구의 장점과 한계를 상당부분 간직하고 있으며, 사회학은 사회의 변형과 여가의 관계를 세밀하게 추적하여 이론화하는 작업을 지속한 반면 사회학적 환원론에 빠졌다는 의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가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가능케 하는 이론적?방법론적 대안이 절실히 요청된다. 먼저 이론적 대안은 경제사회학을 들 수 있다. 경제정학적 연구는 균형모형에 치중함으로써 분석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회피하고, 생물학적 모형의 복잡성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모형의 단순화가 주는 수월함을 구가함으로서 극복노력을 게을리 했는데, 경제사회학은 이를 보완함으로써 양자간의 의미 있는 수렴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제동학적 연구와 과정문제를 다루는 경제사회학은 이미 수렴의 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으로, 방법론적 대안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내기보다는 경제학적 연구방법과 사회학적 연구방법을 접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의 경제적 변형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와 사회의 변동에 따른 생활시간의 변화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는 서로 접목될 수 있는 방법론적 접점이 되고 있다. 이와 연관하여 경제학적 연구방법인 산업연관분석(Input output analysis)과 사회학적 연구방법인 생활시간연구(Time budget study)는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적 대안이다. 또한 경제학자의 통시적 경제동학에 대한 연구와 사회학자의 질적 연구방법은 동시에 적용되었을 때 서로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적 대안이 된다.


  경제학과 사회학의 여가연구가 경제사회학적으로 수렴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경제사회학자인 윌리암슨(Oliver Williamson)은 아래와 같은 공통점에서 찾으면서, 사회학과 경제학간의 상충되는 견해들에 대한 생산적 결합이 필요함을 역설한다(1988: 159-185). 과정의 문제는 사회학과 경제학의 의미 있는 수렴을 위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제학과 사회학은 공히 기술결정론을 배격하고 있으며, 기술과 조직은 동시적으로 결정된다고 본다는 점에서 이미 일치를 보이고 있다. 경제학자의 경제인 가정과 사회학자의 도구적 합리성은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접점에서 만날 수 있다. 다만 조직의 형태에 대한 양자간의 견해차가 존재하는데, 이것 역시 경제학과 사회학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역이 늘어남으로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연구와 자료의 공유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5. 학제간 여가연구의 쟁점 - 여가과학에서 여가학으로


본 논문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제동학과 경제사회학의 학제간 여가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학제간 여가연구는 독립적인 분과학문으로서 여가학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제기되는 학제간 여가연구에는 여가학인지 아니면 여가과학인지에 대한 것과 여가의 개념, 일과 여가 등과 같은 쟁점들이 있다. 이러한 학문적 쟁점들은 학제간 여가연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여가학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하에서 학제간 여가연구의 쟁점들을 살펴본다.


  먼저, 학제간 여가연구는 여가학(Leisure Studies)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여가과학(Leisure Science)이 되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Coalter, 1999: 507-517). 여가과학을 지향하는 미국의 여가연구는 양화된 경험적 연구를 바탕으로 여가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노력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유와 해방으로 정의된 여가관이 파생되어 나왔고, 여가만족도와 여가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 등을 파악하고 하였기 때문에 사회 없는 여가로 이어졌다. 반면에 영국의 여가학은 보다 폭넓은 사회적?정치적?문화적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여가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하였으며, 사회 속에서 여가가 갖는 의미를 규명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여가가 아닌 여가로 여가 이데올로기를 파헤쳤다. 전자가 인지이론적이라면 후자는 규범이론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자는 경제정학적 여가연구와 구조기능주의적 여가연구에 가깝고, 후자는 경제동학적 여가연구와 사회학 이론적 여가연구에 가깝다. 전자는 학제간 여가연구를 어렵게 만들고 여가연구를 독립분과학문의 하위연구영역에 머물도록 만든다. 즉, 한국 여가학이 지금처럼 하위분과 여가연구에 머물고자 한다면 여가과학을 패러다임으로 채택할 수 있겠지만, 학제간 여가연구를 통하여 독립분과학문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여가과학이 아니라 여가학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여가의 개념은 여가학의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학제간 여가연구를 통하여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여가연구는 여가를 자유, 해방,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자율결정 등으로 정의해 왔다. 이에 따르면, 여가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


? 자유시간 또는 자유재량시간 (노동과 대비되는 시간)

? 자유롭다고 느끼는 경험 (이상적인 마음의 상태)

? 비자발적 의무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 행위 (여가활동)


자유시간, 해방경험, 자율적 행위 등과 여가를 연결시킨 강단여가학자들의 여가에 대한 정의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경우가 켈리와 갇비(Kelly & Godbey, 1992: 14-20)이며, 이들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여가는 행위를 통해서 의미를 창조하고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실존적이다. 학습된 형식과 상징적 의미라는 실재적 맥락에서 보면 그것은 사회적이다. 따라서 여가란 체험 그 자체에 일차적인 의미가 부여된 자율적으로 결정한 행위이다” (Leisure is self-determined action with primary meaning contained within the experience).

이러한 정의는 여가에 속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지도 못하고 여가가 아닌 것을 모두 배제하지도 못하는 정의라는 한계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강단여가학 내부에서도 이상과 같은 여가정의를 ‘사회 없는 여가관’이라고 비판(Parker, 1995: 215-226)하는 등 주류의 여가정의에 대한 비판이 여가학계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강단여가학자들의 여가정의에 대한 비판 중에서 가장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학자는 크리스 로젝(Chris Rojek)으로서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여가는 사회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강단사회학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자유, 해방, 자율결정 등으로만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자유, 해방, 자율결정 등을 중심으로 한 정의보다는 여가 그 자체를 탈중심화 함으로써 맥락의존성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탈중심화 여가(decentring leisure)에 헌신함으로써 강단여가학자들의 강박관념을 털어내고 여가 그 자체를 해방시킬 수 있고, 진정한 여가의 사회적 의미를 복원할 수 있다’(Rojek, 2002: 317-347). 따라서 여가는 더 이상 개인적인 자유와 해방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조건이 부여되는 영역이며, 법률?정책?산업?삶의 질 등의 측면에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중요한 사회제도적인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단여가학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여가학자들은 여가 이데올로기를 여가개념으로 고집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 조건에 부합하는 여가개념 정립은 학제간 여가연구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허구적인 이데올로기를 파헤침으로써 고도근대사회를 살고 있는 여가학자가 지식전문가가 아니라 지식인으로서 자아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Ⅲ. 결론 - 여가학에서 문화연구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일들을 마친 후에 가능한 사회생활과 여가를 연결시킨다. 즉, 여가는 자유시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자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다. 자유는 우리가 어떤 참여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Rojek, 2000: 196-212).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수호하고 자유를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 우리 자신과 타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자유를 위해서 의무와 책임을 다 해야만 하는 자유의 역설이다. 여가는 자유시간이 아니라 이러한 역설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여가는 자유와 해방 그리고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의무와 책임 그리고 투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은 상실되고 없는 반쪽의 의미로서 여가의 사회적 의미를 복원해야 할 시점이다. 여가과학이 아니라 여가학을 한다는 말의 속뜻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상품자본주의의 막강한 힘은 여가실행의 윤리적 내용에 대한 논쟁 자체를 무력하게 만든다. 후기 근대사회의 상품자본주의는 소외된 물건인 상품을 우리에게 준다. 그 대신 그 상품을 생산하는 인간관계의 연결망으로부터 우리를 분리시킨다. 우리가 자유시간에 던지는 질문, 곧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들은 상품화된 여가실행의 의례 속에서 너무나도 쉽게 허물어져 버린다.


  그러므로 자유가 궁극적으로 개인의 참여에 따라 좌우되는 것처럼 사적인 생활은 공적인 차원을 함축하고 있다. 여가학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그 단계에서 우리는 사생활의 문화적 차원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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