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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즐거운 작품들!!
문화관련 글들(ktp) | 2010/03/28 20:04
 

눈이 즐거운 작품들!!

-루브르박물관 드농관에서-

(http://www.louvre.fr/)


인류 활동의 결정체인 문화와 꿈과 흥망성쇄가 보전되어 있는 박물관은 인류의 보물창고라 불린다. 혹 빼앗은 제국의 후손들에게는 막대한 관광수익의 원천이 되지만, 빼앗긴 후손들에게 있어선 설욕해야 할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세계3대 박물관의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도 역사의 오욕으로 점철된 현장이다. 일반에게 공개되기 전까지는 왕족과 귀족의 전유 공간이었으며, 1750년경부터 프랑스 왕립정부가 국립박물관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비로소 대중에 공개되었다. 오늘날 루브르박물관의 방대한 소장품들은 루이14세가 유럽각국에서 사들인 4000여점을 기초로 구성된 것이다.


지금부터 직접 현장에 가서 감상은 못하지만 루브르 박물관 1층의 드농관(Denon wing)의 전시물을 만나보기로 합시다.1)


1).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루브르박물관의 드농관(Denon wing)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크기로 압도하는 전시물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폴레옹 대관식”유채화이다. 우선 커다란 크기로, 색상의 화려함으로 그림 속 인물군상들이 살아나올 것 같은 정교함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탱글탱글한 피부며 고급스럽고 화려한 조세핀 의상의 질감까지도 느껴질 만큼 섬세하다 못해 그냥 섬유를 캔버스에 둘러놓은 듯한 이 작품은 오랫동안 관람객의 발길을 유인할 만하다고 느낀다. 이 작품은 다비드에 의해 1806년에서부터 1807년까지 제작된 것으로 정식 명칭은 “1804년 12월 2일 파리 노트르담 사원에서의 황제 나폴레옹 1세의 황후 조세핀의 대관식”이라고 하는 꽤나 거창한 것이다. 1804년 프랑스 혁명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 등극한 나폴레옹의 궁중수석화가가 된 당시 56세의 다비드는 혁명기의 화가로부터 나폴레옹의 업적과 권위와 위풍을 후세에 남기는 역사적 기록화가로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대관식이 거행되는 현장을 미리 면밀하게 기록하고 참석자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자신도 대관식에 참여하여 식장의 장엄한 분위기를 몸소 체험한다. 집단 초상화 같은 인물 표출의 정교함과 호화로운 질감의 생생함 그리고 장엄한 실내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일치를 이루어서 역사적 기록화의 거대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탄생하였다.

이 시기의 사실주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속에 자기를 꼭 그려 넣었다고 한다. 다비드를 한번 찾아보세요!!

Storm Crypt님이 촬영한 Le Combat de David et Goliath.


2). 오달리스크


요즘 롱다리가 각광받는 시대에 롱(long)팔로 눈을 사로잡는 그림이 있으니 바로 “오달리스크”이다. 언뜻 보건 자세히 보건 간에 미끈한 여체가 관능미를 느끼게 하기 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비정상처럼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참~길다 라고 느껴진다. 이 작품은 1814년 앵그르가 이탈리아 체류 때 제작한 것으로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미끈한 여체가 연골동물 또는 파충류를 연상시키고, 정상적인 여체가 아니라 척추골이 정상인 보다 두 개 더 많은 여체를 그려냄으로써 진실을 모독했다는 그 당시의 혹평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앵그르의 대담성은 등으로부터 엉덩이로 이어지는 유연한 선의 율동적 아름다움의 표현이고 그 선의 아름다움을 위해 앵그르는 서슴없이 인체의 해부학적 진실을 무시한다.  그 자신이 평생 추구한  여성성의 관능이라는 이상을 선의 아름다움을 통해 형상화 했다는 평을 후대에서 듣게 된다.

               odalesque

3). 화가의 아틀리에


민중을 위한 미술이 한국에서는 혁명적인 화가 홍성담으로 이어졌다면 프랑스 2월의 혁명을 계기로 프랑스의 민중 화가는 단연 쿠르베이다. 쿠르베도 화가 홍성담처럼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붓으로 그려낸 대가로 질곡의 세월을 보냈을까? 하고 자료를 뒤져보았지만 그런 기록은 찾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자신도 회화는 그 시대를 묘사하고 당대의 현실을 그려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보면 순탄치 않은 예술가의 삶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1855년에 그려진 이 작품에 붙인 제목은 “화가의 아틀리에, 7년에 걸친 나의 예술적 생활을 규정하는 현실적 우의”로 되어있다. 화면중앙에는 파리의 화실에서 풍경을 그리는 쿠르베 자신과 그것을 감탄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아이와 나체의 모델이 있다. 쿠르베가 자신의 친구인 비평가 샹프를리에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며 화면은 두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설명한다. 오른쪽에는 그의 친구와 노동자 그리고 예술가가 그려져 있고, 왼쪽에는 민중, 비참, 부, 빈곤, 착취당한 사람, 착취하는 사람, 죽음을 생활의 근원으로 삼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오른쪽에는 책을 읽는 보들레르, 샹프를리,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푸르농 등의 모습이 보인다.



4). 아모르와 프시케


그리스 ∙ 로마 신화 전작을 다 읽지 않더라도 사랑의 신 에로스(아모르)와 에로스의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미움을 받은 프시케 공주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는 알고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토마스 불핀치(Thomas Bulfinch)의 원작을 만화로 만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100만권 넘게 팔렸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않을까 한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질투할 만큼 지독히 아름다운 그녀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1817년 피코작품으로 다비드의 제자였던 피코는 스승과 함께 1817년에 이 작품을 유학지인 로마에서 제작했으며 1819년 살롱전에 출품한다. 이미 그는 1812년에 로마대상에서 2등상을 차지해 이듬해 로마로 향하는데 그 당시 브뤼셀에 있던 다비드와는 직접적인 교류는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주제의 설정, 침대의 방향, 무대장치 같은 배경, 전반적인 색조가 다비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장면은 밤에만 몸을 숨겨 프시케와 부부의 정을 나누고 아침이 되자 모습을 감추는 아모르가 날아가려고 하는 모습으로서 다비드의 작품보다는 가벼운 운동감이 느껴진다. 화면 뒤쪽의 틈으로 살짝 비치는 문 밖의 빛은 이미 날이 많이 밝아 있어 여명과 함께 프시케의 곁은 떠난다는 이야기와는 잘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5).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마치 유관순 열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이 작품은 들라크르와의 작품이다. 맨발의 반나(半裸)인 자유의 여신을 이 치열한 전투 장면에 등장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비유적인 기법이다. 건장한 체구를 한 이 여신은 왼손에 총을 들고 오른손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3색기를 높이 쳐들고 가슴을 드러낸 채 지상에 굳건히 서 있다. 그러나 폭정에 항거하는 민중을 이끄는 이 여인의 모습이 현실감을 띠고 있으면 있을수록 이 작품에서의 그녀의 존재는 비현실적으로 비쳐진다. 사실 총칼을 들고 궐기한 민중의 눈에는 이 여신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지 않으며 쳐다보는 중상자의 눈에도 이 여신을 한 순간의 환상이었다고도 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하늘도 무심치 않은 프랑스혁명을 응원하는 구원군 같은 환상이랄까!



6). 밀로의 비너스


전 세계 관람객들이 루브르박물관에 들러서 꼭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비너스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일 것이다. 말로만 듣던 8등신 서양미인의 본 모습은 의외로 소박하고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누르스름한 색깔만큼 초라한 모습이다. 동양의 여인들을 열등감에 시달리게 했던 8등신 미인의 원조는 전시실을 들락거리는 지금의 서양 금발미녀들 속에 파묻힌 듯 그냥 조용히 서있다.

1820년 에게해(海) 밀로 섬에서 농부가 밭갈이 하다가 발굴, 당시 이 섬에 와 있던 프랑스 영사가 군함까지 파견하여 프랑스로 옮겼던 이 비너스는 루브르의 꽃으로 불릴 만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작자 미상인 밀로의 비너스는 발굴 했을 때 양팔과 왼쪽 발가락 끝이 없었다. 자연의 암석같이 소박하게 그리고 조용한 바다와 같이 내부 생명의 파동을 면면히 전해주는 현재의 비너스야 말로 완전한 비너스이다. 

이미 비너스는 신으로서가 아니라 건강미 넘치는 여인상으로서 우리들 앞에 존재하며 조각예술의 본질을 시사해 주고 있다.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서 기다란 목, 앞으로 비스듬히 드러나는 풍부한 가슴의 기복, 넓은 허리 등 풍요와 건강미 등 균형 잡힌 부드러운 여성미가 비너스의 진가가 아닌가 반문해본다.

                     

7). 에바프리마 판도라


판도라상자에 갇혀 있는 마지막 희망을 ‘나눔’이라고 주장하는 나에게 해골로 표현된 선(善)의 단지를  원죄의 후손들이라고 매도되는 여성에 의해 짓눌려져 있는 장면이 나를 그림 속으로 잡아끈다. 이런 이데올로기도 여자를 억압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과거 남자들의 거대한 음모라고 여겨진다.

쿠생 작품으로 1550년경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최초 여성인 판도라와 평화로운 지상에 재난의 원인이 되었던 상자이야기(헤시오도스의 “일과 날들”)는 오늘날에 와서야 유명해졌다. 기독교에서 최초의 여성이며 원죄의 책임자인 이브와 판도라의 유사점에 관해서는 신학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인 것 같다. 양쪽을 합쳐 거기에 ‘죄 많은 여인’의 인상이 나타나도록 한 것은 역시 이 시대-특히 프랑스-의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음같이 차가운 옆모습을 보이며 누워있는 이 그림과 같이 이브에 관계된 모티브인 사과와 뱀과 판도라의 소유품인 상자를 동시에 표현하여 이브와 판도라를 같은 이미지로 나타낸 것은 대단히 드문 예에 속한다. 원래는 하나였던 단지가 두 개 그려져 있지만 이것은 그들 나름대로 좋은 운과 나뿐 운을 넣은 것이라고 하는 제우스의 두 항아리에 관한 이야기 호메로스 “일리아드”의 영향에 의한 것일 것이다. 일체의 선(善)을 담은 단지가 여인의 손에 눌려져 있는 한편, 뚜껑이 열린 사악의 단지에서는 재앙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그 결과 인간은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8). 싸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NIKE OF SAMOTHRACH)

                   

얼굴도, 목도 없고 양손도 없지만 힘차게 날고자 하는 승리에 대한 염원이 루브르의 깊숙한 큰 계단위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표정을 보여줄 얼굴이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부추킨다.

루브르에서 밀로의 비너스와 더불어 그리스 헬레니스틱기(期) 조각의 보물로, 기원전 3세기말의 시라아의 안티오코스 3세와 싸워 이긴 로도스 섬 사람들이 감사의 표시로 에게 해의 북쪽 트라카아 해안에 가까운 싸모트라케 섬의 가베이로이 신역(神域)에 세웠다. 배에 서서 커다란 날개를 펼쳐 전진하려고 하고 있는 자태는 B.C. 5세기 이전의 그리스 조각에는 없었던 것으로, 헬레니즘의 역동적인 미술을 나타내고 있는 걸작이다. 특히 그 옷 무늬의 유동적 기법은 놀라운 것으로 이 무렵의 의상은 대체로 몸에 붙어 조각의 양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비하여 싸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은 몸은 떨어져서 자유로이 유동하며 명암효과를 낳고 있다. 여신이 요구하는 승리를 향한 동적 자태는 조각 구조상 매우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400년간의 그리스 조각에 있어서 자태와 의상의 관계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 시대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진솔한 예술작품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외침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예술가는 진실을 표현할 때만 역사에 빛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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