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의 Major화 진행에 대해
문화관련글발 2007/05/16 02:08한국 영화산업의 Major화 진행에 대해
희망세상 대표 고 경 자
1948년 미국 파라마운트 판결을 통해 미국에서 블록부킹(block-booking, 일괄상영계약)을 금지하고 상영업과 극장업의 수직화를 불법화하자 소극장에서는 개봉관 상영 영화를 걸 수 없을 정도로 상영할 수 있는 영화 자체가 부족해져서 많은 극장 기업들이 파산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레이건 정부 이후 신자유화의 흐름 속에서 반독점금지법(셔먼법)의 적용이 느슨해진 틈을 타 80년대 대다수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다시 극장들을 소유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래서 독립영화극장협회 뿐 아니라 큰 극장 체인마저 스크린을 채우지 못하게 되자 그들 자신들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메이저사들이 극장 체인을 보유하게 되면서 제작 ․ 배급은 가능하나 상영은 안 된다는 파라마운트 판결의 결과를 희석시키고 있다.1) 정작 중요한 사실은 세계 콘텐츠 시장에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메이저화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공공연하게 독 . 과점을 막고 있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메이저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산업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세계글로벌시장이 메이저화 기업에 의해 과점을 형성하는 것과 맞물려서 메이저화로 표시되는 제작-배급-상영의 수직계열화로 인한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은 지금 현재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3대 메이저로 CJ, 롯데, 동양을 꼽는 데는 주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2005년 전체 한국영화시장의 규모는 9000억 원이 예상( 2004, 「영화산업결산」, 한국영화진흥위원회)되고 있는 가운데 전체 국내 영화시장의 점유율의 50%이상을 메이저 3사가 과점하고 있는 사실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승자독식(winner-takes-it-all) 혹은 독과점을 동반한 메이저화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서 2005년도 기준 배급사 점유율을 보면 CJ엔터데인먼트가 21.9%, 쇼박스가 19.8%, 워너 브라더스에 이은 CJ계열인 씨네마 서비스가 11.8%를 차지하고 있고, 2005년 상영관 체인들의 점유율을 보아도 CGV+프리머스가 전체의 57%(488개)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이어 롯데가 26%(221개), 메가박스가 17%(144개)를 차지하고 있다.2) 2002년~2004년 상반기 한국영화 배급사별 점유율을 보면 쇼박스가 38.5%, 씨네마서비스가 35.2%를 CJ엔터테인먼트가 15.8%를 차지(출처: 영화진흥위원회, 2002년~2004년 영화통계결산.)하여 전체 영화 배급에 있어서 2000년도 상반기부터 확고한 국내 메이저 3사의 활동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으며, CJ엔터테인먼트와 씨네마서비스, 쇼박스 등의 대형 배급사들은 CGV, 프리머스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을 체인화하면서 투자 .배급 .상영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공고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영화산업의 제작 . 배급 .상영의 과반수이상을 점유하는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국내법상 독 ․ 과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는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세계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장벽을 국내의 단말마적인 정책으로 넘지를 못하고 세계 시장 진출로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는 것이, 그리고 국내 3개 메이저사에서 누가 세계 속의 메이저가 되느냐 경쟁하는 마당에 국내에서 과점 .독점을 따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FTA로 국내 영화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마당에 막강한 대자본의 영화사만을 위한 정책내지는 지원 혹은 방관은 가뜩이나 다양성의 떨어지는 우리 영화계에 흥행만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사만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 예상된다. 영화 관객 성향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코미디와 액션, 멜로 같은 영화만이 제작 -배급- 상영된다고 하면 소수의 실험적인 독립영화와 예술적인 영화, 컬트영화, 퀴어 영화, 인권 영화 등등은 우리의 영화관에서는 돈 주고도 못 보는 희귀한 보석이 될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더군다나 메이저 배급사들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하여 인기 없는 영화, 즉 돈이 안 되는 영화나 독립제작자 영화는 상영관 확보는 고사하고 제작의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그야말로 영화산업의 씨앗마저 앗아가 버리는 것은 아닌가하고 우려된다. 이전에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제작사들의 대부분 상업성이 낮은 영화에 투자하거나 직접 제작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는 하나, 세계시장의 메이저사들과의 피를 튀기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면 이런 자비도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여겨진다.
수직적 통합화로 대변되는 메이저화에 대한 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메이저사들은 투자와 배급을 겸하고 있으므로 흥행수입이 다시 후속 영화의 제작비용으로 재투자 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고, 파라마운트의 판결에서 보았듯이 영화의 안정적 공급과 지속적 거래를 위한 장점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속 영화의 재투자라는 것이 대박을 일으킨 아류작만을 위한, 또는 돈이 되는 영화만을 위한 투자가 되어 버린다면 처음에 대박이라는 달콤한 장르에만 이 회사 저 기업에서 비슷한 종류의 영화 제작이 계속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동일하고 식상한 주제와 비슷비슷한 전개로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되고 기초적인 신뢰를 잃게 되면서 최후에는 한국 영화산업의 공멸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사태가 오리라고 본다. 그리고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 거대 제작회사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영화사의 작품도 상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멀티플랙스화로 인해)이라 여겨지지만 투자와 제작의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이런 영화들에게는 봉쇄될 것이 예상(관객과의 만남도 이루어지기 전에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그렇기 때문에 펀딩의 어려움으로) 되어지므로 결코 안정적인 공급과 거래가 이루어지리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싶다. 지금 현재 국내 음악, 음반시장의 장기적인 침체가 서태지 이후의 10대만을 위한 급조한 음악과 다양성이 없는 댄스 주류의 음악만을 양산하다가 결국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처럼 문화적 다양성이 결여되고 문화적 다양함이 관객을 달래는 당근이 되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되어버린다면, 영화라는 창의적인 매체가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로 평가되고 돈으로만 재단되는 상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게 된다면 그때는 다시 한국영화의 전성기는 두 번 다시 우리에게 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땐 이미 세계의 거대 메이저사들이 한국영화사들과의 인수 합병내지는 통합으로 거대한 문화 자본종속과 권력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화가 어느새 산업으로 취급되어지는 현상만으로도 돈이 안 되는 것은 영화가 아니다 라고 할지도 모른다. 또한 투자한 만큼은 건져야 한다는 상업적인 논리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라는 것이 완벽하게 일반 재화나 상품처럼 취급되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공재, 가치재, 경험재로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상상력을, 창의력을, 무한한 도전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로서 일정 정도는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메이저도 마이너리티도 함께 살아나가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한다. 먼저, 메이저사들에 대한 독과점에 대한 처벌이나 규제대신 평균 제작비 편당 80억 이상(2005년도 제작 기준 평균 액수 약 50억) 지출, 5편의 영화제작당 1편에 독립영화에 대한 1% 투자의무화, 혹은 자체 제작-배급-상영을 의무적으로 하게하고, 메이저 3사로 하여금 미장센 영화제 같은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영화제를 연1회 의무적으로 개최하여 음지에서 일하는 소수의 영화인들과 열악한 조건에서도 영화제작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영화제작자들을 지속적으로 격려, 지원하는 윈-윈 정책 같은 것을 의무화 시키는 것도 방법이 되리라 여겨진다. 또한 메이저사들의 작품으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는 수출품목에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영화들을 묶어서 파는 방법도 모색해 볼 만하다. 그냥 싼 값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고 수출 대상국의 표적 대상을 찾아내고 표적대상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표적마케팅으로 승부를 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기 자본의 과도함으로 지금은 많은 곳에서 디저털 영사기(DLP)가 돌아가고 있지 않지만 제작-배급-상영의 완벽한 디지털화가 예견되는 이상, 한 2년이 지나면 구닥다리가 되어버릴 그 영사기들을 독립영화사나 영화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 기부가 되어져서 저렴하게 메이저도 마이너리티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영화제작, 배급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호호혜의 원칙이 영화계 전반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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