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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섯 번째 마당- 잉카문명의 나라 페루
여행 | 2011/02/22 03:36

마흔 다섯 번째 마당- 잉카문명의 나라 페루

(푸노, 쿠스코, 리마, 투루히요, 만코라 편 2011, 2/4-2/18 )


전혀 다른 곳이지만 우리 동네에서 먹고 즐기던 것과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로,

미국이 전 세계의 더 많은 곳을 달콤하게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명제화 한 조지 리처(George Ritzer, 1999;16)의 ‘맥도날드 화’와 함께

코카콜라는 전 세계를 석권했지만

유독 페루에서는 완패를 당했다는 놀라운 사실^^

골리앗 코카콜라를 쫄게 만든 다윗은 바로 잉카콜라(Inca Cola)!!

페루 사람들의 긍지와 자존심은 마추피추로 대변된다 하지만

로자가 바라보는 페루인들의 자부심 한 가운데에는

잉카콜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카콜라가 오직 페루에서 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거대한 물량공세와 온갖 스타를 동원한 광고 홍수에도 굴하지 않고

노란 빛깔의 잉카 콜라(Inca Cola)는 하늘아래 절대 권력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공세를 도도하게

막아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제껏 이 두 거대 기업이 조그만 잉카 콜라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겨우 2등 3등으로 체면을 이어가고 있다하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정말 놀라운 페루사람들 정체성의 판정승이라 할 수 있다.

잉카 콜라는 1910년에 스페인 사람 호세 린들리가 만든 회사이지만

페루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시장조사와 선호하는 색채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페루인의 취향에 맞게 탄생하였다 한다. 지금은 남미 각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료로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전 방위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아직도 시장에서

굳건하게 최고의 위치를 점하면서

페루인들의 사랑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병에 담겨 있는 색깔이 배! 째라 부부 아들 어린 시절 급하면

페트병 하나 쑤욱 들이대었던 쉬야 색채랑 비슷한 것이

좀 거시기 해서 그렇지, 그것 말고는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고

사이다와 콜라와 레몬을 살짝 곁들여 놓은

알싸한 맛이 마실수록 매력적이다.

지속적인 잉카 콜라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남미 3대 절경인 이과수 폭포, 우유니 소금사막, 마추피추를

다 돌아보고 난 후의 심각한 후유증은 이제 과연

우리의 흥미와 관심을 혹하게 하는

명소들을 남미 대륙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하늘이 내린 거대한 규모와 절경에 감격해 하고, 인간한계를 극복해나간
지혜에 탄복해하면서 돌아보았던 남미 3대 보물 방문 이후,

어떠한 것을 보아도 좀처럼 감동과 재미를 자아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당황스럽다.


벌써 시건방진 호기심을 다 채우기라도 한 것처럼...

소박한 아름다움과 소소한 슬기가 뭉쳐진 인간사의

구석구석을 보기 위한 겸허한 마음 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볼리비아 로카(Loca)에서 말라비틀어진 노새에 의지하여

터덜 거리며 도착한 페루 국경에서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어렵사리 푸노(Puno)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머무는 시간은 5시간 안팎으로

번갯불에 콩 볶듯이 댕겨 갔지만, 볼리비아 보다는 더욱 잘 단장된 거리하며,
적극적인 관광객 상대의 상술이 한층 더 세련되어 보인다.

거리의 화가도 자신의 작품을 터무니없이 평가 절하 하면, 단호히 거절할지라도,
서로가 기분상하지 않게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가 있다.

덩달아 시내 중심가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분위기가

너 나 모두에게 신바람을 안겨 준다.

2011년 2월 5일, 푸노에서 버스로 7시간 만에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Cusco)에
도착하였다. 스페인 식민지 유산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쿠스코의 광장은
새벽 달빛을 받아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198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쿠스코는 1532년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를  기독교 포교라는 명목으로
받아들이지만, 황금에 눈이 어두운 그들에 의해 1533년 정복당한다.

이후 잉카 제국은 3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를 겪으면서

모든 문화와 문명이 말살된다.

혹자는 오히려 잉카인들이 이들 스페인 백인들을 자신의 구세주로 반기며

대접하여 맞아 들였다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배은망덕한 손님들은

야밤에 잉카 왕을 감옥에 가두고 이곳 가득히 황금을 채워놓으면

살려주겠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왕을 능욕하고 황금을 다 채운 후,

그를 잔인하게 죽인다는 슬픈 역사가 전해지고 있다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오늘날 마추피추로 향하기 위해서는

필히 쿠스코를 거쳐 가야 하기 때문에 아픈 과거의 식민지 유산이

지금은 후손들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는 보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노다지 마추피추가 이 쿠스코를 먹여 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조들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한 푼 두 푼에 소소한 사기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언제 두 번 다시 만나겠냐는 듯이

관광객들을 오직 봉으로만 취급한다.

2011년 2월 9일,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어서 이곳을 뜨고 싶다는

생각 밖에는 더 이상 정도 미련도 두고 싶지 않아
페루의 수도 리마 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원래는 낮 12시 30분 출발인데 오후 2시 30분에 출발을 한다고 한다.
이유인즉, 청소를 해야 한다네...얼마나 광나게

밀고 닦길래...참으로 어이없고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지만,

그들의 배! 째라식 똥배짱에 다시 한번 정나미가 떨어져서

쿠스코를 향해 눈길도 보내고 싶지 않다.

관광객들이 사기 당한 실례들을 여기 다 열거 할 수도 없을 뿐 더러,

우리도 소소하게 겪은 사건들은 또 다시 생각나게 할 까봐,

아니꼽고 더러워서 언급도 하기 싫다.

이미 전문적인 삐끼들은 바늘 도둑이 아니라

황소 도둑으로 변신하고 있는 느낌 이다.

정부 차원에서 관광경찰대를 구성하여 불법과 사기를

단속하고 있다하지만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하는

무기력한 경찰들을 보면서 그래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국제적인 불신을 일소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리마로 향하는 버스 요금으로 두 사람 340솔을 지불하고

구불구불 유자형 도로에 멀미가 날 지경이지만, 어쩌지 못하고
그냥 눈 만 꼬옥 감고 단전에 힘을 모은다.

21시간 걸려서 도착한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는 에스페란티스토 마리오의
깜찍 발랄한 환영 인사가 모처럼 웃음을 안겨준다.

게 발 새 발, 비틀 비틀 쓴 한글로 우리를 맞아 준 그의 정성이 고맙다.

" 안종수 환영받는 페루 ”

너무 깡 말라서 보기가 안쓰러운 마리오는 페루 리마국립음대생으로,
촉망받는 오보에 주자로서 음반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기특하게 바라보는 그의 엄마랑

함께 열렬하게 맞아 준 그의 집을 찾은 순간 가슴이 꽉 막힌다.

너무도 가난한 흔적들, 낡을 대로 낡은 가구들, 눈을 씻고 보아도

우리가 신세를 지기에는 초라한 살림살이들. 거기에다가
마리오의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쓰고 있는 방을 우리에게 양보했으니
오늘밤 마리오는

부모님이 쓰시는 좁디 좁은 방에서 새우잠을 자야 할 판이니...

이들의 정성을 무시 할 수 없으니 오늘 하루만 민폐를 끼치자 결정하였다.


마리오의 에스페란토 번역을 동시에 들으면서 리마 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대성당(La Catedral de Lima)과
대통령 정청( Government Palace), 거대한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에서
만나는 웅장한 에스파냐 식민지 시대의

신성한 교회들(Iglesia de San Marcelo, Iglesia de San Agustin)과

노랑, 분홍, 파랑의 정겨운 건축물 들,

특이하게도 나무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발코니 들...

해마다 독립 기념일인 7월 28(1821년에 독립)에는 아르마스 광장의

분수대에서 페루 전통적인 알콜 음료 피스코(pisco)를 뿜어주어

오고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시고 즐기는 기쁨을 주기도 한다.


빠알간 파프리카 속에 다진 고기와 양념으로 맛을 낸

로코토 레제노(rocoto relleno)와 새우와 옥수수, 해산물 등을

우유와 레몬 소스로 새콤하게 만들어진 체비체(ceviche), 아보카도와 과일,
감자를 으깨어서 담백한 맛이 더욱 돋보이는 빨따(Palta rellene) 등

우리의 입맛에도 맞는 다양한 요리가 페루의 또 다른

향긋한 문화를 맛 본 것 같아 즐겁다.


2010년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를 배출한

페루는 페루와 일본계 혼혈 2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던 아이러니한 역사도 가지고 있다.

후지모리는 1990년 6월, 1995년 4월, 재선에 성공, 경제발전과

30년 넘게 활동해 온 게릴라 조직을 소탕, 경제, 정치적인 안정도 이룩한

업적을 인정 받고 있으나, 정권 연장에 대한 야욕으로 대통령 3선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제거하고 온갖 술수와 부정부패, 살인 혐의로

2010년 1월 페루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5년 형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페루는 후지모리의 딸

게이코 소피아 후지모리가 대선 출사표를 던져 놓은 상태이며

자신이 당선되면 후지모리를 제일 먼저 사면하겠다는 공약도 펼치고 있다.

동서남북을 막론하고 독재자 딸들의 후안무치가

어쩌면 이렇게도 똑 같은지....


투르히요로 가기 위해 두 사람이 거금 180솔을 지불하였다.
마치 공항 보안 검색이라도 하는 것 처럼 비디오로 얼굴을 찍고, 전자봉으로

몸 수색도 철저히 하고, 안정성과 고급화를 컨셉으로 한다는

버스 회사 크루즈 델 수르(Cruz del Sur)가 운영하는 터미널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무료 WIFI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리마 시내에서도

만나기 힘든 행운이었다. 희한하게도 페루에서는 각각의 버스 회사가

자신들의 전용 터미널을 운영해야 한다.


2011년 2월 14일, 에쿠아도르로 넘어가기 위한 코스로 선택한

투르히요(Trujillo)는 흙의 왕국을 건설했던 찬찬 고고 유적지

(Chan Chan Archaeological Zone)로 유명한 곳이다.



리마에서 북쪽으로 560km 떨어진 이곳은 약 800여 년 전 13세초에 번성을 누렸던
치무왕국(Chimu Kingdom)의 본거지로, 15세기 중반, 잉카제국에 의해
멸망 당할 때 까지 수도로서 역할을 하였던 곳이다.

이곳을 처음 연구한 스위스의 고고학자 요한 추디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대응접실 추디궁전 벽면에는 지금도 선명한

새, 물고기, 기하학적 문양 등을 엿 볼 수 있다.


햇볕에 말린 흙벽돌 (어도비)과 흙담 (어도본)으로 만든

신전과 광장, 저수지, 정원, 시신보관소 등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사막의 불모지대 한 가운데에 32km에 달하는 정교한 관개시설로

거대 도시를 건설한 찬찬 고고 유적은 1986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았지만, 같은 해에

보존과 발굴의 역부족으로 ‘위기에 처한 세계문화유산’으로

경고 받기도 하였다.

관광 안내 비용으로 25솔을 요구하는 여기 사람들의 요청을

잘 거절했다는 생각이다. 별로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비슷 비슷한

유적들이 아직은 더 많은 연구와 발굴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2011년 2월 15일 페루 북부 지역 피우라를 거쳐 해변 휴양도시

만코라(Mancora)에 도착하였다. 피우라(Piura)에서 약 3시간 만에 도착한

만코라는 야성적인 파도가 몰아치는 곳으로 젊은 청춘들이

써핑(surfing)을 즐기러 오는 곳이다.

엘도라도(El Dorado) 버스의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두 사람이 30솔)에

싱글벙글 신난다. 버스로 오고가며 산하를 눈여겨 봤지만

대나무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사막처럼 날리는

흙먼지 가득한 이곳에 대나무로 엮어 만든 주택과 호텔들이 멋있다.

마추피추에서 1박 2일 동안 죽자 살자 낙석 피해 도망을 함께 다녔던

아르헨티나 청년을 여기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났다. 너무 반가워

어쩔 줄 몰라 부서지는 파도를 배경으로 행복한 한 컷을 찍는다.


오늘 저녁 우리가 머무는 호텔 kites에서 파티가 열린다고 준비가

한창이다. 사지를 대자로 벌린 아기돼지 한 마리가 냄새를 폴폴 풍기며 익어가고,
심장을 두드리는 강렬한 라틴 음악이 분위기를 돋군다.

저 새끼 돼지가 다 익으면 길다란 칼로

나붓나붓 도려내어 이곳 손님들에게 향긋하게 대접할 꺼 라는

카라의 말에 따라 침을 꼴깍 거리며 삼킨 지 어느덧 3시간째...

자기들 끼리 깔깔대며 와인을 주고 받고 맥주를 홀짝일 뿐,

노르스름하게 익어가는 괴기는 등장도 안한다.

그럼 그렇지...공짜 먹기가 그리 쉬운가?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지...참는 자에게 먹을 복이 있나니...

근데, 그 아기 돼지 어디로 사라졌지?

방금까지도 지글지글 우리를 유혹하던

그 녀석이 없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경쟁자는 점점 많아지네...

위대 빵빵한 저 사람들 입 다 채우려면

아무래도 숨도 안 쉬고 잽싸게 씹어야 할 것 같애...ㅎㅎㅎ

아~ 입안에 군침이 돌돌 거리고,

정신을 홀딱 빼 놓은 살사음악은 뱅글뱅글 돌아가도,

그놈의 괴기는 우리 곁에 올 생각도 않는다.

헤이 카라~ 정말 공짜로 돼지 바베큐 주는 것 맞아?

아무래도 우리가 착각한 것 같은데...

여기 호텔 술 장사하는데 필요한 요깃거리 같은데...

냄새로 유혹하고 눈요기하게 한 것 같은데...

아악~그러면 그렇지... 세상 공짜가 어딨나?

빳빳한 현금(여기서는 반드시 달러로...)이 오고가야 맛 볼 수 있는

특고급 안주였던 것이다..흑흑


장장 세 시간을 안 보는 척, 괴기에는 관심도 없는 척,

우아하게 컴퓨터를 하는 배! 째라 부부의 가슴이 땅으로

척척 떨어지는 아기 돼지 기름 처럼 무너져 내린다.

오늘 파티는 오지랖이도 넓은 상상력이 만든 또 하나의 착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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