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두 번째 마당- 천국과 지옥을 넘나 든 사막 여행 (우유니 소금 사막 편 2011. 1/26-1/28)

옛날 하고도 아득히 먼 옛날 호랑이 담배 말던 시절, 하늘나라에 깻잎 머리 별님들이 살았드래요. 예나 지금이나 엄친 별님들이 있었다면 불량 별님들도 있었을 터. 하루는 깻잎 머리 별님들이 모여 그들만의 해방구 지상으로 내려가는 개구멍을 파자고 작당했드래요. 하늘님이 아시면 당장 요절이 날판이라서, 고모 할배 달님도 잠에 빠지는 그믐날을 택했드래요. 오직 쥐만 알고, 새는 모르게 캄캄한 어둠을 뚫고 내려오는 당돌녀들은 우윳빛 소금 도령들을 만나기 위해 막나가기 시작 했드래요. 수줍어 서로 바라보지도 못한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이제는 만나면 두 손 맞잡고 하이 파이브에, 쪽쪽 거리는 입맞춤에, 호호 깔깔 거리는 이바구에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그만 하늘의 통금 시간마저 놓쳐버렸대요.

다음날, 모든 사실을 알게 되어, 천둥 번개로 야단치는 하늘님의 호통소리에 가엾은 깻잎 머리 별님들은 꿈쩍도 못하고 그냥 하염없이 소금 같은 하얀 눈물만 줄줄 흘렸드래요. 그 눈물이 흐르고 흘러 소금 도령들이 있는 곳 까지 차고도 넘쳐 우윳빛 소금과 별님들의 반짝이는 눈물로 소금 도령들네 앞마당이 짭짤하면서도 눈부시게 빛 났드래요. 그래도 매일 새벽 내 손녀들 잘 있는지 햇살 찬란하게 빛을 보내주는 고모 할매의 동녘은 울다 지쳐 야위어진 깻잎 머리 별님들을 홍조로 황홀하게 변신시켜 주었드래요. 덩달아 고모 할배 달님도 내 새끼들 넘어지지 말고 잘 견디라고 휘황한 달빛을 밤새 오래도록 비추어 주었드래요. 이를 보다 못한 하늘님의 엄명이 떨어졌드래요. 깻잎 머리 별님들과 우윳빛 소금 도령들은 인간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짭짤한 음식의 주인이 되고, 살아갈 집이 되고, 삶의 터전이 되라고 했드래요. 그러나 반드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며, 항상 지끈 거리는 골치 아픔으로 평생을 시달리며 살아야 된다고 했드래요.

그까짓 두통쯤이야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깻잎 머리 별님들과 우윳빛 소금 도령들 간의 합동결혼식이 하얗게 펼쳐지는 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맹세하는 이들 머리위로 다시 한번 하늘님이 세찬비로 이들을 혼내주었드래요. 아직도 하늘님의 노여움은 풀리지 않고, 흥건하게 젖은 소금 도령들의 뜰을 오르내리는 모든 중생들은 꼭 한번 씩 지끈지끈거리는 골머리를 싸매고, 식음도 전폐 한 채 깻잎 머리 별님들의 용서를 빌어야 한 대요. 이것이 우유니 소금사막(Sala de Uyuni)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냐고라고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지난밤(2011년 1/28) 2박 3일간의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 우유니 사막 여행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La Paz)로 향하는 버스에서 올려다 본 반짝이는 하늘을 보고 만들어낸 로자의 상상이다.
당장이라도 방울방울 쏟아질 것 같은 별님들이 바로 사막과 종이 한 장 차이로 모여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 이마를 맞대고, 도란도란 소곤대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깊이 잠들어 있던 로자의 문학적인 감수성을 깨워 얼른 뚝딱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2011년 1월 26일 아침 8시부터 강행된 우유니 소금 사막 체험이 시작되었다.
입장료 일인당 15,000칠레 페소에다, 2박 3일, 숙식과 지프차 제공, 운전수, 안내인과 요리사가 함께하는 이 여행비용으로 두 사람이 110,000 칠레 페소(약 33만 원 정도)를 지불하였다. 간단한 칠레 출국 심사를 마치고 볼리비아로 향하는 길이 벌써 흙바람으로 가득하다.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수 십대의 지프차 행렬이 산을 타고 넘기 시작한다.

덜컹덜컹, 부릉부릉, 끙끙, 바둥바둥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공포의 비포장 도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야호~ 이때까지 만해도 콧노래가 절로 나고, 우리 앞에 앉은 브라질 청년 3명과도 즐거이 인사 나누고, 뭉게뭉게 떠가는 하얀 구름에게도 카메라로 안녕하고, 룰루랄라 지프타고 구름 위를 사뿐 날아 천국으로 훌쩍 올라 갈 것 만 같은 유쾌 상쾌 통쾌함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아~ 근데, 이것은 무슨 기분... 두들겨 패듯 아픈 것도 아니고, 송곳으로 콕콕 찍는 것도 아니고, 쥐어짜는 것도 아닌, 도저히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단지 뒷골에서부터 묵직하게 느껴지는 두통이 정수리를 거쳐 두 눈으로 타고 내려오더니 이젠 콧뼈 마저 지끈 거리며 아파온다. 말로만 듣던 고산증이 덮쳐 오기 시작한 것이다. 으으~ (머리 아파 지르는 고통소리) 근데 여기 높이는 얼마나 되요? 해발이 4,900미터란다.(허걱...), 그러니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의 반 이상의 높이에 우리가 떠있단 말이죠?(입도 잘 안돌아 가서 웅얼웅얼...) 머리 아파 죽을 것 같아요....끙끙 고산증 때문에 죽거나 병원에 입원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안내인이 야속하기만 하다. 시커먼 손으로 코카잎사귀를 한 웅큼 쥐어주며 입에 물고 있으랜다. 신기하게도 이파리 하나 물고 잘근 잘근 씹으니 이제 조금 살 것 같다. 눈을 들어 사방을 보니 광대하고 척박한 사막위로 짚 푸른 하늘이 꼭 우릴 약 올리는 것 같다.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것처럼... 몽실 몽실 연기가 피어나는 '솔 데 마냐나' 온천이 해발 4,800m에 거짓말처럼 눈앞에 새 파랗게 나타난다. 이히~와우~ 희희낙락!! 언제 골치 아팠냐는 듯 너도 나도 풍덩풍덩 온천으로 달려간다. 건장하고 풍만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앙상한 카라도 몸을 담근다.

하늘 위로는 새 하얀 구름이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걸리고, 땅에서는 쌀쌀한 바람과 추위가 엄습하지만 온천수의 따뜻한 기운은 생각보다 고된 사막 체험에 머리를 설레설레, 넌덜머리를 내기 전에 살짝 기운을 북돋우어주는 감로수 같다.
잠시 잠깐 하늘의 은총 같았던 온천욕을 마치고 또 다시 끝이 안 보이는 사막 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간다. 빈약한 카라와 로자의 엉덩이는 초강력 울트라 전동 의자에 앉아 있는 것처럼 인정사정없이 쑤셔대는 통에 얼얼하게 열불이 나다 지쳐 이젠 어떠한 감각도 느끼지 못한다. 오줌보가 약한 사람은 단 1분도 견디지 못하게 박박박~ 들들들~볶아대기 때문에 아무래도 방광이 시원치 않으면 쫄쫄 흐르는 쉬야 땜에 무지 고생 할 판... 중년의 여행객들에게는 기저귀가 필수 일 것 같다는 것이 아직은 참고 견딜만한 로자의 생각^^ 어느덧 건장한 브라질 청년 3명도 지끈거리는 골치 때문에 미간에 내천자를 그리며 비척비척 쓰러져 있다. 운전석 옆에 앉은 카라도 울다 지친 아이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단잠에 빠진다. 제아무리 토요타 아닌 벤츠, 렉서스마저도 단 숨에 넘지 못하고 이쪽저쪽 고장에, 타이어 펑크에 곤혹을 치르는 사막 길을 사용기간이 30년은 넘어 보이는 우리의 왕 고물 지프차는 비틀거리며 아슬아슬 잘도 간다. 도통 표정이 없던 운전수 아찌가 뭐라고 궁시렁 댄다. 옆 사람이 졸면 자기도 졸음 운전하게 된다고, 자고 싶으면 제일 뒷좌석으로 가라고 카라를 보며 불평한다. 이때다 싶은 카라가 꽁꽁 얼려둔 1리터 짜리 물병을 운전수 아저씨 허벅지 사이로 확 집어넣는다. 좀 체로 웃지 않던 아저씨도 화들짝 놀라 깔깔 거리고, 빨래처럼 널브러져 있던 브라질 청년 세 명도 자지러지고, 백전노장 고물차에서 웃음꽃이 방실방실 피어나고, 지끈지끈 골치를 단 숨에 날려버리는 신나는 특효약이 만들어졌다. 절대 졸아서는 안 된다는 사명과 함께 카라는 운전수와 함께 연신 코카잎을 씹는다. 이젠, 두통은 고사하고 거의 뽕 먹은 얼굴로 제 정신이 아니다. 맹~하고 멍~한 표정이 고산증 고치려다 코카 이파리 중독되는 것이나 아닌지... 그러나 잠시라도 코카 이파리를 씹지 않으면 폭풍처럼 밀려오는 두통에 연신 비명이 흘러나온다. 아~ 으~ 독한 유황가스가 폴폴 피어나는 해발 4,900미터의 신기한 구경거리도 보는 둥 마는 둥, 이젠 입덧하는 사람처럼 구토마저 나올 것 같다. 윽~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한 높은 사막위의 노랑 사각 집, 여기서 오늘밤 우리가 머물 곳이다. 해발 4,90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 한 이곳에서
밤새 산통도 아닌 두통으로 오늘밤을 지새워야 한다. 잠시 후 몰아치는 거센 비바람, 와다닥 쏟아지는 우박, 어지러이 날리는 눈... 모든 것들을 다 삼켜 버릴 것 같다. 거의 전의를 상실한 낙오병처럼, 병든 폐백 닭 처럼 침대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배! 째라 부부... 사막 향해 출발한지 거의 8-9시간 만에 모두다 몰골은 초췌해지고, 머리는 산발하고, 동공은 풀리고, 침만 줄줄 안 흘렸지, 너나 할 것 없이 망가지고 구겨진 모습들이 거지 중에도 상거지 형상들이다.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까불던 손오공이 겪던 아픔이 바로 이것 아닐까... 그러나 우리를 구원해 줄 삼장법사도 없고... 함께 울고 웃어 줄 사오정 저팔계도 없고... 누가 가라고 등 떠 민 것도 아니고... 바로 이걸 두고 사서 고생? 혹시 아들 대신 여기 온 것 아닐까? 하는 얼굴로 볼품없이 망가져버린 국적 초월의 청년들이 우릴 위해 걱정도 해주고, 약을 구하려고 애 쓴다. 남미 대륙을 찾는 사람들은 세 가지 보물을 보지 못하면 말짱 헛 여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은 우유니 소금사막, 이과수 폭포,
그리고 마추피추라고 한다.
마추피추가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을 위한 인간의 지혜와 묘수를 짜낸 걸작품이라면
우유니 사막과 이과수 폭포는 하늘이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쓰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해발 3653m,
1만 2,000km²의 면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포토시주에 속한다.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랐던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2만 년 전 녹기 시작하여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 진다.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물은 증발해 버리고 소금만 남아
거대한 사막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소 100억 톤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곳의 소금 두께는 1m에서 최대 120m까지 있어서,
식용으로 쓰여지기도 하지만 예술작품, 집, 호텔 등도 건축한다.
광대한 소금 사막 지하에 매장된 무궁무진한 지하자원을 부패한 정부가
통치하던 시기에 외국에 팔아 넘겨 버려 혹자는
볼리비아를'금 방석 위에 앉은 거지들'이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2011년 1월 27일 사막 체험 둘째 날 , 거의 1-20분에 한번 씩
조여 오는 두통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또 다시
사막 향해 출발해야 할 시간이 돌아왔다. 아침 7시 이지만 시커먼 어둠에 오싹한 추위에 커피도 빵도 먹는 둥 마는 둥, 덜컹거리는 차에 올라 탄다. 작은 기타 같은 차랑고(charango)와 풀룻 같은 케나(Quena)의 경쾌 발랄한 안데스 음악을 보약처럼 들으면서 아직도 어질어질한 이 아픔을 탈출해보자 용을 써 본다.

거의 3시간 만에 도착한 Laguna Honoa에서 우아한 산책을 즐기는 홍학(Flamenco)과 사슴처럼 가녀린 삐규냐(vicun'a)가 미팅이라도 있는 날인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동물이 우릴 반긴다. 고귀한 이 호수 위에서 산통을 팍 깨는 간판하나 'Toilet', 사막에서 대충 아무 곳에나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편리한 남정네들과는 달리 로자 같이 청바지를 즐겨 입는 여인네들에게는 꼭 필요한 곳, 1 볼리비아 페소를 받고 깨끗하게 단장된 수세식 화장실을 일감삼아 외로이 살아가는 이곳 주인장을 보니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근데 우리의 대 소변이 저 호수로 가는 것만 같아 가슴도 아프다. 점심상을 차린 그곳을, 때 마침 녹이 슨 기차가 지나간다. 칠레의 안토파가스타에서 이곳 우유니까지 2박 3일 걸리는 기차가 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게 되었다.

닭고기, 감자 삶은 것에 바나나, 당근, 꼬불거리는 파스타에 아침 일찍 잠도 덜 자고 준비하셨을 이 음식이 마치 모래 씹는 것 처럼 넘기기가 힘들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로자는 꾸역꾸역 먹지만, 카라는 거의 입도 대지 못한다. 연신 애꿎은 담배만 빨면서 이 원죄같은 두통이 어서 멈추기만을 빌어본다.
오후 2시 30분, 이제부터는 사막 산 아래로 내려간다. 그럼 이젠 우리 말끔하게 두통에서 해방되는 거야? 그러나 웬걸...해발 3,900m 정도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여전히 욱신욱신, 지끈지끈, 띠잉, 머엉... 제발, 우리 좀 살려줘요... 조그만 참으면 오늘밤 우리의 숙소 소금 호텔에 당도 한 대요... 어느덧 훌훌 털고 일어 난 브라질 청년 3명이 우릴 위로한다. 람바다의 흥겨운 음악이 우리의 발길을 재촉하고, 만성적인 두통을 안고 있는 사람처럼 배! 째라 부부도 어느새 적응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언덕하나만 올라가도 헉헉 거리고... 여전히 내 몸을 자유자재로 조절 못하는 아쉬움에 부르르 떨면서... 오후 4시, 산 후안(San Juan)이란 마을을 지나 오후 6시 10분 소금호텔(Hotel de Sal)이 있는 푸에르토 추비카(Puerto Chuvica)에 도착하였다. 원주민 깃발이 걸려 있는 소금호텔 내부가 알록달록 정겹다.

식탁, 의자도 침대도 짭짤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전기도 자가발전으로, 수도도 빗물을 혼용하여 사용하면서 최대한 친환경적인 생활을 여행자들에게도 요구한다. 물은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소금을 보호해야 하며, 따뜻한 샤워를 원하는 사람들은 10볼리비아 페소를 지불해야 한다. 밤만 되면 몰아치는 천둥 번개와 비바람에 아랑곳 않고 지끈지끈, 띵한 사막투어 마지막 밤은 온통 축제 분위기이다. 여기저기서 샴페인과 와인이 터지고, 재잘거리는 청년들 사이로 배! 째라 부부는 묵묵히 여행 안내와 요리를 맡아 준 잉기시아(Yingcia)에게
한국에서 챙겨 온 하트 모양이 별처럼 빛나는 목걸이를 선물하였다. 검게 그을리고 거칠어진 피부를 샤워로 말갛게 씻어내고 곱게 단장한 티셔츠위로 반짝이는 목걸이에 그녀도 즐거워하고, 작고 보잘 것 없는 선물에 감격해 하는 그녀를 보며 우리도 덩달아 흥겹다. 2011년 1월 28일 금요일, 사막체험 마지막 날, 새벽 6시 50분, 짙은 어둠을 헤치고 20분 만에 당도한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의 황홀한 일출에, 이틀 내내 지끈 거렸던 아픈 부위가 깔끔하게 도려내어지며 한없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대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어찌 세 치의 혀로, 일천한 글 솜씨로 표현 할 수 있을까... 그저 입이 떠억 벌어지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온 몸을 불사르며 솟아오르는 동녘과 반들거리는 우윳빛 소금의 매혹적인 조화는 뛰어난 색채 예술가도 그려내지 못할 신비함 그 자체이다.

아~ 모두들 이 불후의 명작을 보기위해 골머리를 싸 메고,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달려왔구나... 폴짝폴짝 뛰어 보기도 하고, 붉게 물든 소금 사막 보며 얄미운 당신이라고 꼭꼭 찍어 보기도 하고,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가슴에 한껏 안아 보려고도 하고... 이런 폼 저런 표정으로 모두가 한결같이 카메라에 행복한 순간을 담는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우유니 사막을 뒤로 하고 오전 8시 50분에 당도한 곳은 lsla de Incahuasi이다. 물도 공기도 부족한 이곳에서 삐쭉삐쭉 솟아있는 선인장들이 늠름하게 사막의 옅은 초록을 담당하고 있다.

퀴나(quina)라고 불리는 짙은 초록이 사막에서 만나는 한 줄기 싱그러움이라면,
이 선인장은 척박한 땅에서도 모질게 살아나가는 원주민들 같은 강인한 생명력이다. 하늘이 내린 형벌 같은 땅, 사막을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일구어나가는 이곳 원주민들은 처음 보면 무뚝뚝한 표정에 여행자들을 당황시키지만 자연을 닮은 그 온순한 심성으로 헤어질 때 쯤 되면, 가벼운 웃음도 농담도 주고받는 친근한 사이가 된다. 하트모양의 옥수수 빵을 구어 우리의 작은 선물에 보답했던 가슴이 따뜻한 이 부부의 친절한 길잡이로 우유니 소금 사막 체험은 여행 내내 천국과 지옥을 들락 거렸지만, 신비하고 광활한 하늘의 작품을, 대자연의 축복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이곳 사람들과 함께 온몸으로 아픔과 환희를 느끼게 해준 잊을 수 없는 순간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