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번째 마당- 루마니아 브라쇼보 편- SAT 대회

여행 2010/08/24 21:37

     열일곱번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루마니아 브라쇼보 편 7/31-8/7)

   굶주린 헝가리의 빈대들과 바퀴벌레들에게 몸 보시를 잘하고

  나온 덕에 카라의 손은 연신 틈만 나면 허벅지를 파고 들어가  

  벅벅 긁어대느라 피멍이 맺혀있다. 덩달아 로자도 등에서

  뭔가가 꿈틀꿈틀 기어 다니는 느낌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

  게다가 함께 이웃하고 앉아 있는 터어키 남녀의 애정행각에

  간밤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스탄불

  출신이라는 히잡을 단정히 쓴 초등학교 여교사와

   은행의 컴퓨터 엔지니어라는 남자가 옆에서 쪽쪽대며

  에로영화를 찍어 대는데 정말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주겠다.

  세 명씩 마주앉아 여섯 명이 함께하는 기차에서

  공중예절은 도대체 어디 여행 갔다가 버리고 왔는지...

  애정 표현은 개인의 자유라 하지만...

  그것도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초등 교사가....

  아무리 불을 껐다고 해도...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

  마치 여기가 그들의 사랑방인양 두 사람은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들만의 열띤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카라의 헛기침에도 놀라기는커녕, 태연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간 큰 두 남녀는 이곳을 빠져 나가고는

  밤이 새도록 돌아올 줄 모른다.

  이 몰지각한 두 남녀 때문에 터어키에 대한 점수가 형편없이

  하락한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양도 서양도 아닌,
  유럽도 아시아도 아닌 터어키는 동서남북의 교차 지역이라는

  지정학적 조건들을 활용하여 이스탄불이라는 멋진 문화도시를

  탄생시킨 반면, 동서남북의 천박한 문화도 함께 버무려진

  오명도 안고 있어야 할 것 같다.

  7월 30일 오후 7시 08분에 헝가리 데브레첸을 출발한 기차가

  셜록이란 도시를 거쳐 국경을 넘어 루마니아 브라쇼보에

  도착 한 것은 다음날 아침 7시 26분이었다. 콧노래가 흥겨운

  택시기사의 친절한 안내로 도착한 곳은 짙은 비취색이

  멋스러운 곡선을 자랑하는 코로아나호텔(Hotel COROANA)

  이었다. 우린 이곳에서 무민족성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

  (SAT, 이하 사트 대회)가 열리는 오늘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머물게 된다.

  그제, 어제 부터 씻지도 못하고 더위와 혼잡과 짜증에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을 닦아내고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푹 자고 난 후

  선명하게 들리는 한국말 ‘안녕하세요, 카라!’ 라는 소리에

  두 눈이 번쩍 떠진다. 방문 저쪽에서 미카엘로의 천진난만

  목소리가 들린다.

  철부지 형이 말썽쟁이 동생을 객지에서 어쩌다 마주 친 것처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에 카라와 미카엘로는 서로 얼싸안은 채
  팔을 풀지 못한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오뉴월 가문 날에

  빗발같이도 반긴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생활을 했던 미카엘로는 미국인으로서

  러시아어, 일어, 중국어 등 약 7-8개의 언어에 능통한

   에스페란티스토이다. 물 마시듯 자주자주 찾는 시원한 맥주와

  역동적인 축구 경기만 있어줘도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그는

   미 제국주의 음모 같은 영어의 전 세계화를 누구보다도

  경계하고 증오한다. 그러므로 온 세상사람 모두 공정하게

  배워야 하는 에스페란토가 세계 공용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자기 살아 온 이야기만 펼쳐 놓아도 장편소설 10권 분량이

  되고도 남는 다는 미카엘로와의 열렬한 환영인사를 뒤로하고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그동안 아침 일찍 도착해서 세상모르게

  잠을 자느라 이미 SAT대회 접수가 시작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SAT(Sennacieca Asocio Tutmonda) 대회는 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전 세계 사람들이 오직 평등과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로서 가슴을 열고 만나자는 국제적인 모임이다.

  일체의 통역에 대한 수고로움과 비용이 필요 없는 이상적인

  전 지구인 모임이다.

  전 세계 15개국에서 온 약 80여명의 에스페란티스토들이

  고풍스런 루마니아의 문화 중심지 브라쇼보(Brasxovo)의 명문대학
  ‘안드레이 샤고나(Andrei Saguna)'에서 7박 8일간의 열띤

  토론을 벌인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앳된 20대에서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 까지
  온 세상의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 싸우는 투사들처럼,

  일당백하고도 남을 정열의 에스페란티스토들이 다 모인 것 같다.

  물 흐르듯이 유창한 에스페란토 실력은 기본, 거기에다가 뚜렷한
  자기의 세계관과 철학이 없이는 단상에 나가 말도 못 붙일 것

  같은 분위기이다. 마치 모국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자기의 의견을 강약의 리듬에 담아,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부드럽게, 언어가 음악이고 음악이 곧 언어인 것 같다.

  8월 2일, 월요일 오후 3시, 평화 분과 모임을 이끌어가는

  프랑스 여성 에스페란티스토는 꼼꼼한 자료 준비와 당신의

  활동 상황을 함께 곁들여서 이 지구상의 잔인한 무기들을

  생산하는 회사들을 고발한다. 그 회사들 명단에 우리나라의

  한화, 풍산그룹의 존재는 SAT대회에 처음 참석하는

  카라와 로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이어서 오후 5시45분부터 1시간 동안 “에스페란토를 통한 한국 과
  일본 활동가들과 다른 사회조직들과의 협력(Kunlaboro per Esperanto i   Inter aktivistoj de Koreio, Japanio kaj aliaj sociaj organizajxoj)"
  이란 내용의 카라의 주제 발표가 진행되었다.

  한국 에스페란티스토 최초로 SAT 심포지엄 발표를 하는

  카라가 그동안의 활동 상황들을 사진과 함께 곁들여 설명하는 동안,
  장내는 동양의 한 젊은이(여기 참석자들에 비하면...)의

  거침없는 열변에 숨을 죽이고 지켜보다가, 뜨거운 박수로서

  성원을 보낸다. 여기저기서 이어지는 질문공세들...

  놀라운 한 · 일 젊은이들의 G8 반대 국제연대 투쟁과

  평화 활동들을 문화축제 처럼 신명나게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환호를 보낸다. 

  저녁 8시 30분부터 펼쳐진 ‘문화의 밤’ 행사는 미래의

  에스페란티스토 브라쇼보 지역 어린이들 20여명이 흥겨운

  루마니아 민요로서 문을 열어 준다. 이들 노래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에스페란토가 세상의 평화를 실어 나르는 사자(使者)가

  되어주길 기원하는 것 같았다.

  이어서 피자도 아니고 먹자도 아닌 로자가 한 판 놀아보는데

  이렇게 놀것다...얼씨구!!

  휘늘어진 부채 거머쥐고 상하좌우를 다니면서 훈수를 두는

  양반춤에, 칭칭 감기다가도 척! 하고 사뿐 제자리 찾아오는

  오색 찬란한 의상에, 절절이 애끓는 피리소리까지 가세하면서
  200여명의 관객들을 축제의 절정으로 안내한다. 열띤 토론과

  송곳 같은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한낮의 긴장들을 싸악~

  풀고야 말겠다는 듯이, 연신 보내주는 힘찬 박수와

  카메라 세례에 보답하기 위해 아리랑, 진도아리랑, 새타령으로
  화답한다.

  그날따라 수리 술술 잘 나오는 통성과 속청이 화려한 새타령은
  많은 분들로부터 우리 소리의 섬세함과 깊은 맛, 오랜 연마를

  필요로 하는 수준 높은 곡들이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준다.

  8월 3일 화요일 대회 3일째, 평화활동에 있어서의 SAT 역할과

  인종주의, 루마니아의 언어와 문화, 20세기 루마니아 노동자

  활동 등 비교적 무겁고 민감한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묵직한 주제에 반비례해서 무척이나 가벼운 무게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멋쟁이 프랑스 갈비씨 형제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형인 빈코(Vinko Markovo)와 동생 비토(Vito)는 부모님의

  물려주신 가보마냥 SAT를 위해 무료 봉사로, 소식지 발간은

  물론이며, 잡다한 일들을 도맡아 한다. 30대의 형 빈코는

  늘어진 수염에 긴 머리, 호리호리한 기럭지가 마치

  알프스 산에서 도를 닦다가 막 나온 듯한 모습이다. 웃는

  모습을 대회 기간 내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로자로서는

  그의 헌신적인 봉사가 저런 진득함에서 나온 것이려니 하고

  나름 추측한다.

  반면 20대의 동생 비토는 항상 싱글벙글, 금발의 짧은 웨이브를
  이마 앞에 자존심처럼 살짝 세운 모습이 여느 프랑스의 발랄한
  청년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틈만 나면 수첩을 꺼내들고

  열심히 경청하는 참석자들의 옆모습을 볼펜으로 스케치하고는

  본의 아니게 모델이 되어준 이들에게 수줍은 듯이 선물한다.

  왜? 로자는 스케치 안했느냐고 물으니, 실핏줄이 다 보이는

  희디 흰 피부가 붉어지면서, 카라가 자칫 오해할 수도 있을까봐서
  안했다네...(...잉~, 카라는 오해는 커녕 육해, 칠해도 안함...)

  부모님을 비롯하여 형제, 자매 등 온 가족이 에스페란티스토인
  이들은  분명 SAT 회원의 모범적인 사례로서 연로해 가는 SAT에
  희망동이로 자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심각한 포럼이 열리는 가운데에서도 웃음 짓게 하는

     또 한 사람이 로자의 눈을 잡아 끈다.

    그 이름은 야코보 슈램(Jakovo Schram).

  다이어트에 실패한 아인슈타인이 미래에서 온 듯, 곱슬곱슬

  자연스런 백발의 웨이브와 팔삭둥이가 들어앉아 있을 것 같은

  남산 만한 배를, 체크 티셔츠로 감출 생각도 없다는 듯이

  쑥 내밀고 활보하는 모습이 보는 사람 눈을 즐겁게 한다.

  생기발랄한 목소리며, 까맣게 반짝이는 순박한 눈동자, 적극적인
  손놀림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그의 자태는 보기만 해도 무지무지
  듬직한 것이, 엎어 놓으면 고스톱판으로 제격이요, 앞으로

  제껴 놓으면 푸짐한 인정이 넘치는 밥집 아저씨 형상이다.

    벨기에 출신의 야코보는 지금은 은퇴자로서 아내와 단 둘이서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지만 한때는 파산하여 거리 생활까지
    해야 했던 힘겨운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그의 해맑은 얼굴과

  음성은 열정적인 토론의 진행자로서, SAT 위원회의 회장으로서,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늘도 동분서주한다.

    8월 4일 수요일 대회 4일째, 소풍을 기다려온 아이들 마냥

  오늘은 즐거운 관광 가는 날이다. 브라쇼보에서 관광버스로

  약3시간이 걸리는 이곳은 루마니아의 전설적인 에스페란티스토
  안드레오 체(Andreo Csch)의 기념비가 있는
  시비우(Sibiu)라는 곳이다.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도보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곳 건축물들의 특이한 것 중

    하나는 붉은 기와 지붕 위에 설치되어 있는 창문들이

    마치 사람이 눈을 크게 치켜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유럽의 혹독한 겨울날씨 때문에 환기는 해야겠으나,

    크게 문을 만들지는 못하고 최대한 온기를 보존하는 방법을

  취한 것이란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지붕 유령이 큰 눈을

  부라리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노려보는 것 같다.

  이어서 도착한 곳은 우리의 민속촌 같은 곳, 전통문명박물관

  아스트라( Traditional Civilization Museum Astra). 울창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보니 루마니아 사람들이 사용했던

  나무 풍차와 짚을 엮지 않고 차곡차곡 줄 세워 놓은 초가집들이
  모여 있다. 해바라기 씨 기름을 짜는 도구들하며, 동네회의가

  이루어진 듯한 널따란 흙 마당, 친절한 어느 한 거주민은

  자기 집에 들어와서 사는 것 보고 가라고 카라의 손을

  잡아 이끈다.

  카라는 이곳에서 에스페란토 홍보 영화 촬영과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대동한 영화 총감독은 이번 참가자 가운데
  많지 않은 애연가 중(80여명 중 겨우 3명)의 한 명인

  카라와의 인터뷰를 동지애가 넘치는 표정으로 연신 진지하게

  진행하였다.

  마치 과부가 홀아비 심정을 아는 것처럼...

  강력한 자석을 붙인 듯이 우리 뒤를 졸졸 따라오는

  검은 강아지의 옹아리 소리가 한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다.

  이 녀석이 보아하니 사람들이 오면 입맛 당기는 것을

  준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는지,

  독한 담배 연기에도 아랑곳 않고 카라 옆에 벌렁 드러누워

  갈 생각을 않는다. 원두 커피 한 알을 건넸더니 끙 하고

  냄새 한 번 맡아보더니 주둥이로 획 내쳐버린다.

  가진 것이라고는 커피와 담배 밖에 없었던 우리로서는 그 녀석이
  알아 듣거나 말기나 순 한국말로 이렇게 전했다.

        미안해, 하룻강아지... 

        니가 사람을 잘 못 보았어...

        너의 안목과 후각을 좀 더 갈고 다듬어서...

        다음번에는 가방 깊숙이 맛있는 것 숨겨 가지고 있는    

        사람을 콕 하고 찍어라~ 안녕...

    지지배배, 개굴개굴, 수다쟁이들이 외국어를 잘 구사한다고들

  하지만 올해의 수다 왕으로 로자는 주저 않고 우리의 뒷 자석에
  앉아 있는 영국 에스페란티스토 데이빗 교수와

    러시아 에스페란티스토 니콜라오를 강력 추천한다. 테너 수다쟁이와
  베이스의 입담꾼이 만나 관광 떠나는 버스 안에서 3시간을

   쉬지 않고 떠드는데....

  처음에는 에스페란토 듣기 공부 한다 샘치고 귀를 열어놓고...

  거침없이, 시시콜콜한 것 조차 자유자재로 말하는 탁월한 그들의
  에스페란토 구사능력이 마냥 부러웠다. 영국과 러시아의

  국가 대표급 수다쟁이들의 주제는 정치, 경제, 요리, 담배,

  심지어는 딸내미들의 학교생활 얘기 까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1시간이 넘고 3시간이 되어가니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버스 안에서 잘 수가 있어야지..)

  햇병아리 참석자(로자)가 무어라 제지 시킬 수는 없고

  뒤 돌아서서 썩소(씁쓸한 미소...어이없어서...)를 날렸더니,

  수다 불꽃에 기름을 부은 듯 더욱 활활 타오르는 그 둘의

  높고 낮은 목소리가 관광버스를 달궈준다.

  로자가 쳐다보면 쑥스러워서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미소가 그 둘에게 신바람만 안겨준 셈이

  되었으니...

  암튼, 그대 둘을 올해의 최강 수다왕으로 임명합니다!!

    브라쇼보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파라솔과 벤취,

  의자들에는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다.

  흥겨운 음악이 언제나 거리에 넘쳐나고 밤마다 광장에서는

  공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짚시의 나라답게 온 정열을 다 바쳐

  열연하는 그들에게 지폐와 동전을 아낌없이 건넨다.

    탭 댄스를 연상케하는 힘찬 발놀림이 경쾌한 루마니아

    민속무용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주점에서나 볼 수

  있고, 길들여진 신명을 북돋우는 무희들의 표정에는 어색한

  신바람만 넘쳐단다. 짜고 기름진 음식은 가격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어디에서나 만나게 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 의자에 걸터 앉아 담배 한 대

  꼬나물고 있는 모습은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풍경중 하나이다.

  한 손은 유모차를 밀고, 또 한손은 담배를 피고 있는 황당한

  경우들을, 호주를 거쳐 이곳에서도 종종 보게 되면서, 니코친의

  치명적인 유혹은 모성애를 뛰어넘는 강력한 쓰나미로 이미

  전 세계를 점령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7박 8일간의 루마니아 브라쇼보에서 열린 SAT대회는

  온 인류가 하나라는 인류인주의를 기반으로, 온 세상의 전쟁과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서 행동하는 에스페란티스토이기를

  소망한다.

  세상의 평화와 평등을 추구하는 녹색 바람이 온 세상을

  강타 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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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호현 2010/08/27 17:20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도전, 모험, 열정, 야망?..... 두분의 느낌을 표현 하라면.... 이런 단어들이 머리에 스치는군요.
    요즈음 안녕하신지요?
    지구의 이곳 저곳을 휘저으며 다니시는 두분이 마냥 부러움에 글을 읽으며 이 몸도 같이 어울려 보는 상상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SAT 대회에서의 안 선생님의 세련된 심포지엄 발표 모습, 문학의 밤에 펼치는 양반춤을 멋드러지게 추시는 고 선생님의 춤사위와 이어지는 고음의 청아한 우리가락이 울려 퍼지는 장면들... 배경음악을 쫘~악 깔고 상상하면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암튼 국위선양 제대로 하시는 것 같아 오히려 이 땅에 있는 제가 조국애를 느낍니다.

    요즘 이곳은 20여년의 세월속에 같이 자라온 희망세상 건물이 헐리게 되어 이전 준비에 몸도 마음도 바쁜 신 선생님
    3년여 발길을 오가며 해왔던 저도 나름대로 정이 들었던 희망세상... 스쳐간 세월속에 좋은 추억되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날개짓을 멋지게 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장구, 북, 꽹가리, 양반춤, 우리가락 등 <--- 욕심은 많으나 몸이 따라 주지 않음)
    모든 일 잘 되리라 보나 두분도 멀리서나마 힘찬 기를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

    뒷 이야기 다음에 하겠습니다.
    가시는 곳곳마다 소원성취 하시고 건강 유의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로자 고경자 2010/08/31 22:12 PERMALINKMODIFY/DELETE

      윤호현님의 열정!!
      아직은 준비중이시겠지만,
      반드시 새로운 희망을 잉태할 씨앗이라 생각합니다.
      결코 꿈으로만 남지 않도록 우리 여한없이 살아보기로 해요.
      항상 정진하는 그 모습 정말 좋습니다.

  2. 안준호 2010/08/27 23:05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자랑스러운 우리엄마,아빠.
    이제야블로그를들어오게됐어요
    지금은고모네집이에요
    너무피곤해서다읽지는못하고사진위주로봤는데..
    너무멋지고대단해요!

  3. 안경재 2010/08/28 14:10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어제 준호가 왔다.
    그래서 하룻밤 자고 간다.
    여기 걱정은 안해도 된다.
    거기서 몸 편히 잘 있기를 빈다.
    이만 줄이겠다.

  4. vera AN 2010/09/04 04:39 PERMALINKMODIFY/DELETE REPLY

    Kara, sono.

    기어이 원풀이 했구먼그려~~. 멋진 연설도 하고 말이요. 언제나 한번 SAT대회에 가보나 하면서 애를 끓이더만 기어이 멋지게 해 냈구먼그려.

    잘했네 잘했어. 보기 좋네. 소노의 활동과 로자의 한국전통의 소리와 춤사위가 찰떡궁합이 되어 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이 있네여. 정말 탁월한 선택이여. 로자가 바이올린같은 서양악기를 연주했다면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고 신기해하고 환영했을까???!!!!!!

    역마살 끼가 있는 이 베라가 마냥 부러우이. 자꾸만 몸이 아프네. 감기가 떨어지질 않고 여기저기 아퍼서 이젠 서글퍼지기까지... 병원은 싫고...

    소노, 로자 부디 몸 아프지 말고 쉬엄쉬엄 다니구려. 쉬어가면서 말이유. 천천히 다녀요. 뜸쑥은 넉넉하게 가져 간거요?? 열심히 뜸뜨고 로자, 소노의 침은 받지 말어.ㅋㅋ

    여긴 풀벌레 소리가 듣기 좋은 가을이여.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지만 올해는 아직도 낮에는 습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네. 습한것이 없어야 곡식이 익을텐데... 걱정이여.

    뭐라나 이름이 뭐시라는 태풍이 왔다갔어. 인명피해도 있었다던데. 유럽의 겨울은 무쟈게 춥지않남?? 부디 따뜻한 곳으로 가서 겨울나기를 바래요. 추운건 진짜 싫어요.

    로자가 워낙 지혜로우니까 잘 알아서 허것제. 아뭏튼 추위는 사람을 오그라들게 만들어서 싫어요.

    로자, 다음은 어디로 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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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번째 마당-헝가리의 부타페스트, 데브레첸 7/27-7/30

여행 2010/08/17 19:31

열여섯번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데브레첸 편 7/27-7/30)

   6명이 마주앉아 함께 국경을 넘는 인터시티 기차가 굉음을 내면서
  도나우강을 건넌다. 다뉴브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 강은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 등 동유럽 여러 나라의 젖줄로서
  어머니 같이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나누어 준다.

  기차길옆을 따라 광대하게 펼쳐진 해바라기들이 작렬하는 태양아래
  고개를 숙이고, 새파랗게 서 있는 옥수수들도 타는 목마름으로
  수염을 산발한 채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민가들과 이웃한
  공동묘지는 삶과 죽음이 바로 내 곁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공포와 기피 대상인 죽음의 상징물들이 마을 공원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오전9시 54분 브라티슬라바를 출발한 기차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시각은 낮 12시 40분. 두 사람이 32.40유로를
  지불한 기차 치고는 꽤 허름한 것이 프라하에 첫 발을 내딛은 후
  내 코를 떠나지 않았던 쉬야를 여기 저기 지려 놓은 듯 한 냄새를
  더욱 가까이서 느끼게 한다.

  거대한 위용과 건설의 망치소리가 드높은 부다페스트 역에서 제일
  먼저 마주친 KFC와 버거킹이 땡볕에서 고생하지 말고 어서
  들어오라고 우리를 유혹한다. 프라하, 브라티슬라바 등에서는
  에어컨이 작동하는 곳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미 냉방의
  달콤함에 젖어 있는 우리가 에어콘 없는 곳에서 더위를 견디기란
  참으로 힘든 고문이다.

  오래된 석조 건물 안에 앉아 있다 보면 시원해지기는 하지만 성질
  급히 뜨거움을 식히기에는 참고 기다리기가 어렵다. 가끔 새 건물에
  설치된 LG 에어콘이 유리창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지만
  아직은 대중화된 가전제품은 아닌 듯 하다.

  친절한 헝가리 두 여인의 핸드폰을 빌려 어렵게 에스페란티스토
  마르크스 가보로씨와 통화가 되었다. 우리가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은
  혼자 살고 계신 60대 후반의 노인이라는 것뿐이다.

  하필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이 분을 택한 것은 외로이 살고 계신
  어르신에게 조금이라도 젊고 싱싱한 우리가 재롱이라도 떨면서
  귀여움 받으며 짧은 시간이라도 즐겁게 보내려는 생각에서이다.
  이미 호주에서 산드라 마님께 효도 미팅잔치를 펼친 경험을 살려
  한껏 만남의 기쁨을 전해드리려고....

  설마 저렇게 초라하고 거시기한 분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분이 KFC 창문을 열고 우리에게 성큼 성큼 다가온다.
  이마 가득 상하좌우로 낙서처럼 그려진 주름살하며, 목이 축 늘어진
  흰 티셔츠, 거기에다가 손에는 무언가가 담겨있는 듯한 꼬깃꼬깃한
  흰 비닐봉지를 꼭 쥐고 있었다.

  만사가 귀찮다는 듯한 표정과 산 만한 덩치에 비해 기운이 없는
  목소리만 듣고서는 우리가 아무래도 잘못 찾아온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오후5시 30분 시내에서 에스페란토 모임이
  이루어진다고 함께 가자고 요청한다. 다행이다 싶어 그를
  앞장세우고 태양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그의 뒷 태가 가관이다.

  두 손은 뒷짐을 진 듯 엉덩이에 걸친 싯누런 팬티 고무줄을 쥐어
  말고, 어깨는 삐딱선을 그린 듯이 오른쪽으로 쳐지고,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언뜻언뜻 희어 멀건한 살결이 팬티사이로 삐져
  나오면서
배! 째라 부부를 웃음 짓게 한다.

    아니~ 이런 화끈한 팬 서비스를 우리만 즐겨도 되는 거야?

    ㅎㅎㅎ 처음 보는 분 뒤에서 몰래 히죽되며 웃어도 되나?

  세기의 명화 노틀담의 곱추 안소니 퀸을 닮은 성격파 배우 같은
  그 모습의 이면이 점점 궁금해진다. 혹시 집에 가면 우렁 각시
  같은 에스메랄다가 사랑하는 그를 위해 만찬을 차려놓고
  이제나 저제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종탑만큼이나 좁디좁은 곳에서 고래만한 등짝을 접고서
  새우잠을 자야하는 신세는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에 대한 의문은 사그러질 줄을
  모른다.

  약 20여명의 남녀노소가 모이는 부타페스트 에스페란토 모임
  오늘의 주제는 유네스코가 제안한 세계 문화 다양성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상호 협력해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참석자 모두가 유창한 에스페란토로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데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모임의 토론을 주도하는 에바는 70대의 할머니로서 하얀 머리의
  빛나는 웨이브를 단정하게 빗어 넘기고 체크무늬의 주름치마가
  우아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백전노장 에스페란티스토였다.
  헝가리 에스페란토 라디오 방송국의 진행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그녀의 발음은 선명하고 또박또박하여 듣는 귀를 편안하게 해준다.

  멀리 한국에서 온 우리의 문화가 궁금하다는 이들을 위해 즉석에서
  무반주로 아리랑, 진도아리랑으로 대답해주었다. 각 지방마다
  독특한 아리랑을 통하여 우리 민족은 기쁠 때나 슬플 때 이 노래를
  불렀다는 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리스트와 현대 음악의 거장 바르톡,
  코다이를 배출한 헝가리는 민족음악가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영국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옛날 말을
  듣고, 어느 한 헝가리인은 리스트를 영국에다 인도,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덤으로 줘도 바꾸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에게도 이런 자랑스런 음악가가 있던가?

   홍난파, 현제명 등 교과서의 스타들은 친일이란 오명으로 진정성을
  잃었고, 윤이상 같은 분은 혹독한 이념의 소용돌이에서 할퀴고
  찢기어져 그의 진면목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굽이굽이 한도 많고 사연도 많은 우리의 민족음악이여...

  시내 중심가에서 전철 타고 버스로 갈아타고 약 1시간정도
  걸린다는 그의 집으로 향한다. 헝가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살벌한
  전철, 버스 티켓 검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철 역 진입구에서
  건장한 남자들 3-4명이 도끼눈을 뜨고 표 검사를 철저히 한다.
  걸리면 90배라고 한다. 말도 글도 몰라 배! 째라고 했던
  프라하에서, 가끔씩 공짜 전철을 타고 다녔던 스릴을 이곳에선
  애초부터 차단시켜버린다.

  어둠을 헤치고 인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에 당도하니
  자그마한 성 같은 대저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에이, 설마 저 집은 아니겠고...

     아니, 아니, 아니!! 바로 저 저 대저택이 마르크스네 집?

     콤프레네블레!(물론 저의 집입니다.)

     본베논!!(어서오세요.)

     머리는 머엉~ 입은 쩌억~

     오늘 하루 종일 설마가 사람 잡는다.

     마르크스는 헝가리의 명문 부다페스트대학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가는 이행기의 장단점을 파헤친
    그의 연구보고서들은 수차례의 강연을 통하여 전 세계에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이미 자본주의 경제를 공부한 그는 헝가리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경제학 거물을 우린 이상망상한 할아버지로 생각했으니

    방정맞은 안목을 탓할 수 밖에...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 판단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진리를 새삼
    깨우치면서...

    그는 3년 동안 대저택을 혼자서 만들어나가는 프로젝트를
    매일매일  실행하고 있었다. 외관의 거대한 지붕과 기둥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실내의 오밀 조밀한 것들은 몸소
    자신의 손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단다. 지하1층 지상 2층에다
    방이 8개, 화장실이 4개, 주방이 4개 등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내부들이 곳곳에 보인다.

    그의 침실에는 보석같은 아내와 딸이 사진 속에서 활짝 웃으며
  우릴 반겨준다. 몇 년 전에 상처를 한 그는 지금 혼자서 이 주택을
  원죄처럼 지으며, 카톨릭 교인들의 쉼터로 쓰여지기를 희망하면서
  오늘도 못질을 멈추지 않는다.

  정원에는 사과와 자두 등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지하창고에는
  3개월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의 소세지와 빵을 얼음처럼 땡땡
  얼려놓고, 만일을 대비해 이렇게 준비해 놓고 있다는 그의 생각이
  이제는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반전과 놀라움으로 어안이 벙벙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 아침
    우릴 위해 아침을 준비한 마르크스의 얼굴이 새삼 달리 보인다.
    잔뜩 찡그렸던 이마를 피고 웃음 띤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음성이 한층 생기가 돈다. 벌써 친해졌다고, 지하창고며,
    정원이며, 퇴비 만드는 방법이며, 마당에 세워져 있는
    남의 자동차 하며, 말문 터진 무당 마냥 술술술 잘도 나온다.

    알고 보니 부드러운 남자 마르크스는 우리가 생각지도 않았던
    부다페스트 시내 관광 안내를 자청하고 나섰다. 러시아로부터
    자치 독립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부다와 페스트로
    나뉘어진다.

    부다 지역이 왕이 거주하는 기념비적인 건물들과 함께 있는
    곳이라면, 페스트는 대 자본의 현대적 미로 단장한 신식건물들이
    위치한 상업과 예술이 숨쉬는 곳이다. 네오고딕양식의 웅장한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 걸려 있는 가운데 구멍 난 헝가리 국기는
    독립위해 피 흘린 영령들을 잊지 않기 위해 후손들이 헌정하는
    맹세의 표현이라고 한다.

    가는 곳마다 건설의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 부다페스트의
    건축물들은 네오고딕, 네오로마네스크양식의  힘찬 느낌의
    남성적인 미가 물씬 풍기는 것들이 많았다. 프라하에서의 여성적인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과 건축물들이 거리를 메꾸었다면,
    부다페스트에서의 하늘을 찌를 듯한 용맹한 기상이 느껴지는
    건축물들은 헝가리 국민의 강인성을 엿보게 해준다.

     다만 아쉬운 것은 몇몇 유서깊은 건물들이 힐튼(Hilton)같은
     대자본에게 개발이란 이름아래 선뜻 내줘버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나 아닌지 내 나라 일처럼 심히 걱정이다.

    뜨거운 태양도 마다 않고 강행군이 시작된 세 사람 시내 관광의
    백미는 어린이들이 함께 운영하는 기차역 방문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기차 바퀴 중 가운데 하나를 거대한
    톱니바퀴 처럼 만들어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숲을 헤치고 덜컹덜컹
    올라가는 기차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재미를 선사한다.

    기관사와 전문 기술자를 제외한 모든 일꾼들이 어린이들로
    이루어진  이곳은 사회학습의 산 교육장으로서 여름과 겨울
    방학동안 아이들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월급을 받아간다.
    노동의 소중함도 알고 돈의 귀중함도 알게 해주어서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는 매우 인기 높은 일자리라고 한다.

    궁궐같은 대저택에서의 2박3일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부다페스트 북쪽에 위치한 데브레첸으로 떠나야하는 발걸음이
    마르크스가 역전까지 동행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다.
    동유럽의 여러 나라 곳곳에서 영어도 완전먹통인 절박한 상황은
    많은 여행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게다가 큰 도시의 역전에서
    조차 여행자들을 배려한 안내문이 그 나라의 모국어로 되어 있어서
    황당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7월 29일 목요일, 약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데브레첸은
    조그만 역전이 말해주듯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시내 곳곳에 분수와 벤취 등이 시민들에게 편안히 쉴 곳을
    제공하고,  도심 한 가운데는 오직 전차만 운행하면서 거주민들을
    매연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울창한 숲이 여기저기 우거지고
    아름다운 새들이 재잘되는 곳에서 우릴 초대한 에스페란티스토는
    이메르씨이다.

    이메일을 보내기가 무섭게 도착하는 답장으로 이미 높은 점수를
    따고 있는 그는 과연 어떤 분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가슴이 설렌다.
    전화 통화를 하고 나오는 카라의 표정이 자못 심각하다.
    그의 어눌한 말투로 보아서는 많이 편찮으신 분 같다고....

    역전에서 가까운 그의 아파트 벨을 누르자 한참만에 문을 여는
    그의 모습은 병색이 완연한 분이셨다. 서 있기도, 거동도
    불편한 듯 우리에게 손짓으로 들어오라고 하는데,
    풍을 맞은 것처럼 언어장애와 함께 수족 장애도 있는 것 같았다.

    햇빛을 차단한 커튼을 제치고 우리를 안내한 방으로 들어선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겨우 세 사람이 들어서자 마자 꽉 찬 방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와 쓰레기, 거미줄, 악취를 더해주는 토끼 한 마리,
    돼지우리도 이보다는 나을꺼라는 생각에 그저 어이없어
    배! 째라 부부 연신 실실 거린다.

    여기서 이틀밤을 보내라고라고라고...(절대 못해! C..C..)

    어서 빨리 여기서 나가자고 연신 눈짓을 보내도 카라는

    못 본 척 이메르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도데체 이집의 여편네와 딸내미는 어떻게 생겨 먹은 인물들이길래
  집구석은 난지도 바닥이고, 병든 남편 버려둔 채 어딜 출장 중인지...

  욕설과 짜증이 한데 뒤섞여 앞뒤 분간이 잘 안된다.

  거리에서 노숙을 할 망정 죽어도 여기서 못 잔다고
  로자는 앙앙거리고...

  전직 컴퓨터 엔지니어와 도서관 사서를 지냈던 이메르는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면서 실직하여 병도 얻고 이 사회의 낙오자 처럼
  방구석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녀의 아내 또한
   도서관 사서로써 매일 실직의 두려움에 떨며 산다고 한다.
  체제 전환의 과도기에 한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려 재기 불능에
  이르게 한 것 같았다.

  점점 밤은 깊어오고 이메르의 집으로 들어는 가야하고, 남의 나라
  길바닥 위에서 배! 째라 부부의 아웅다웅 말다툼은 그칠 줄을 모른다.

    어떻게 이런 곳으로 사람을 오게 할 수 있어?

    초대를 했으면 최소한 청소라도 해놓아야 되는 것 아냐?

    그곳이 사람 사는 곳 맞아?

    로자의 끝없는 잔소리에 카라가 한마디 한다.

    우린 단 하룻밤 현장 체험처럼 지내고 가지만...

    십여 년 저곳에서 천형처럼 헤어나오지 못해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정히 그러하다면 혼자 거리에서 노숙하라고...

   카라 혼자 저곳으로 들어가서 자겠노라고...(잘났어, 정말!)

    똥배짱 남편 덕에 거미줄 대충 걷어 내고, 여기 저기 날고 있는
    모기 소탕작전부터 펼치면서 잠을 청한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겨우 고양이 세수만 한 채...한 시간 정도 얼핏 잠이 들었을까
    싶은데 무언가가 내 목 위로 획 날라 간다.

    소스라쳐 놀라 깨어보니...

    아...여기가 이승이야 저승이야?

    새까맣게 꿈틀거리는 바퀴벌레들이 내 움직임에 놀라 도망가기에

    정신이 없다.

    뒤집혀져서 살려달라 바둥바둥대는 놈, 벽에 스멀스멀 올라가다
    미끄러져 떨어지는 놈, 카라의 허벅지에 달라붙어 있다가 놀라
    자빠지는 놈, 우리 여행 가방을 종횡무진 횡단하다
    추락하는 놈놈놈....

    헝가리 바퀴벌레 총 동문회를 오늘 저녁 이국적인 동양인 2명과
    함께 즐기자고 대대적인 광고라도 때린 듯...
    방바닥에 시커먼 윤기를 내뿜으며 그들만의 광란의 축제가 열기를
    더해가는 찰나였던 것이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게 모여있는
    이 녀석들을 보면서 온 몸에 돋는 소름과 징그러움으로
    그저 엉엉 울고만 싶었다.

    우리를 초대한 분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잘난 남편 때문에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입술을 꼭 깨문 채

    시계야, 제발 빨리빨리 가달라고 빌고 또 빈다.

    악몽 같았던 바퀴벌레와 빈대와의 동침을 하루 만에
    끝내고(원래는 2박 할 예정) 나오면서 카라의 1박에 대한
    소감 한마디에 이메르가 힘겹게 거든다.

    자기 집이 그렇게 흉한 벌레가 많지는 않은 곳이라고...

   20여 년 동안 가스티기(에스페란토 사용자들에게 숙박제공)
   해왔지만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그러니 유난떨지 말라는 듯이...)

    이메르의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 앉아 바퀴벌레 흔적
    지우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카라가 메고 다니는 큰 배낭
    구석구석에 꼭꼭 숨었던 바퀴벌레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짐을 홀딱 뒤집어서 펼쳐놓을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는
    바퀴벌레의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우리의 행동을 수상히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총에도 아랑곳 없이
    바퀴벌레와의 전쟁은 30분 동안 짐 하나하나를 까보고, 뒤집어도
    보고, 여기저기 훑어보고 나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아직도 카라의 엉덩이와 허벅지 16군데 빈대에 물린 선명한
    흔적은 지울 수 없는 데브레첸의 기념 선물로 남아있고,
    로자는 한동안 꿈속에서 조차 등장하는 바퀴벌레 떼의 출연으로
    검고 윤기 나는 것만 보아도 몸서리를 친다.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3박 4일 간의 헝가리의 여행은
    배! 째라 부부에게 있어 가장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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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마당(동유럽의 향기- 브라티슬라바 편 7/26-)

여행 2010/08/12 18:41

열다섯 번째 마당

(동유럽의 향기-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편 7/26-)

  프라하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감하고 오렌지 버스를 아침 일찍
  잡아타고 슬로바키아로 향하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약 4시간 걸려
  도착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첫인상은 아직은
  촌티를  간직한 순박함이라고 해야겠다.

  체코가 황금 박씨 물고 온 제비 다리 몽댕이 뿐질러 나날이
  부자가 되고 있는 놀부 형이라면 슬로바키아는 양볼짝에
  붙은 밥 한 톨도 소중히 먹을 줄 아는 흥부 같은 동생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심술 사나운 형은 옥토를 차지하고 조금은 미련하고
  어눌한 동생은 황무지를 물려 받은 듯 시내 곳곳에서 보이는 낡고
  초라한 건물들이 아직은 가난한 이 나라의 고단한 현실을
  말해준다. 그런 상황과는 정반대로 더욱 순하디 순한 눈빛과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는 이곳 사람들이 피곤한 여행자를
  안심시켜 준다.

  택시비 계산도 한결 정직하게 거리에 따른 휘발유가격을 가늠해서
  우리에게 요구한다.(5유로) 아이러니 하게도 프라하에서는 국경을
  넘는 오렌지 버스 비용은 두 사람이 562체코 코루나인데 비해
  호텔에서 이 버스 타러 가는 역전까지 약 15분여의 거리 비용은
  470체코 코루나(20유로)이었다. 콜택시라는 특수한 요청이
  있었기는 했지만 참으로 프라하의 물가가 장난이 아닌 것 같았다.

  브라티슬라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우리가 묵을 호텔로비에서의
  무료 인터넷 접속은 정말 신선한 서비스였다. 체코 프라하를
  비롯한  호주(주립도서관 제외), 태국 등 이전에 방문한
  부자 국가들(슬로바키아에 비해서)에서 무료 인터넷 접속은
  오직 거대한 맥도날드와 KFC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전 세계 곳곳의 요지를 접수한 맥도날드와 KFC의 마케팅 승리는
  바로 무선 인터넷 접속 WIFI를 무료 사용하게 함으로써
  여행자들에게는 꼼짝없이 방문하고 소비하지 않고서는 세상과의
  손쉬운 소통을 힘들게 만든다.

  울며 겨자먹기로 어느 지역이든 도착하면 제일 먼저 맥도날드와
  KFC를 찾아보아야 하는 일이 중요한 사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 눈처럼 새하얀 털북숭이 할아버지의 새까만 잇속이여...

  아~ 미소 띤 로고(M) 뒤에 숨겨진 진실이여....

  무료 WIFI의 유혹은 항상 배! 째라 부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맥도날드와 KFC를 가장 즐겨 찾는 곳이 되도록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 바로 배! 째라 부부 아니여?

  경우에 따라서는 구석탱이에 쳐 박혀서 일체의 소비도 거부한 채

  오직 인터넷 접속과 작업에만 몰두한 채 그곳 점원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나가라고 하면 배! 째라고 반격할 태세를 갖춘 채...

  가끔은 우리가 먼저 찢어질 듯 입가에 함박웃음을 띠우면서...

  그들이 어색해서 말도 못 붙이게, 선수를 친다.

  다행히 그 어느 곳에서도 눈총 한번 받지 않고...

   아니다! 도끼눈 뜨고 날리는 눈총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
  옳으리라...   ㅋㅋㅋ
  그래, 쌍눈총, 아니 따따따불 눈총 얼마든지 받아서
  즐겨주마..ㅎㅎㅎ

  배! 째라 부부의 의기양양 무료 인터넷 접속은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로 이어진다.


  오후2시 호텔 체크인이 시작되기 까지는 약 3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호텔 로비의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본다.

  잠시 후 초록별이 선명한 에스페란토 깃발이 꿈결처럼
  내 눈앞에서 펄럭인다.
  깜빡 졸음으로 슬로바키아의 에스페란티스토 마리아가
  흔드는 녹성기가 내게로 찬찬히 다가오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다.

   살루톤!!(안녕하세요.) 로자.

  미 에스 타스 마리아.(저는 마리아입니다.)

  상냥한 미소와 함께 등장한 마리아는 우리를 오렌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지쳐 이곳 호텔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무성의한 메일에도 정성껏 우릴 위해
  왕림해준 마리아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촉촉이 내리는 빗줄기를 헤치고 브라티슬라바 시내 산책에
  나섰다. 연신 싱글벙글 웃음꽃이 가시지 않는 그녀의 얼굴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정 동생들 대하듯 친근하기만 하다.

    화학교사로 퇴직한 마리아는 현재 에스페란토 무료 강습을 진행
    하면서 후학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영어에
    대한 열풍이 몰아닥쳐서 젊은이들이 에스페란토 학습에 그리
    큰 호감을 보이지 않아서 슬프다고 한다.

  그녀의 단순 명쾌한 논리는 영어는 신분 상승과 부를 가져다주는
  사악한 요술주머니라면 에스페란토는 세상 사람들의 가슴과
  가슴을 이어주는 신비한 마법의 주머니라고 강변한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던 사회주의 체제에 비해 일 할
  능력이 없는 삶은 죽음과도 같은 자본주의의 체제에서 남보다
  더 잘해야만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현장에서의 영어는 윤택한
  삶으로 이끄는 지름길인 것이다.

    내리는 빗줄기를 피하지 않고 연신 대화를 나누며 브라티슬라바
    골목 끝자락에서 들어선 곳은 지하의 동굴을 파 놓은 듯한
  아담한 레스토랑이었다. 치즈, 감자, 소시지, 돼지고기 등이
  들어간 이 지역 의 전통음식 브린조밴하우스키를 점심으로
  주문하고
난 후에도 우리의 열띤 이바구는 끝이 없었다.

  정이 많은 마리아는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불우한 사람들도
  놓치지 않는다. 어린자녀와 함께 목청껏 노래 부르는 가난한
  아빠의 애절한 구원에 화답이라도 하듯 작지만 소중하게 동전
  하나를 정성껏 건넨다.

  저들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시내 중심가 한 모퉁이에서 꼿꼿이 서 있기도 불편한 장애
노인이  잡지책을 들고 서 있는 곳도 그대로 지나치지 못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조금이라도 풍족한 우리가 저것을
  구매함으로써 그녀에게  작은 은총을 베풀자고 제안한다.

  적어도 그들이 빈손으로 막무가내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팔고 당당하게 이윤을 취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자존심을 배려해주는 모습들이 더 없이 감동이다.

    그들 모두와 우린 함께 살아나가야 할 인류라면서...

  새삼 배 앞에 불룩하게 차고 있는 내 여행가방의 무게가
  부끄러워졌다. 꽁꽁 숨어있는 여행경비와 카드가 가방 속에서
  숨죽인 채 민망해서 얼굴 빨개 진 것만 같았다.

  가난한 나라의 백성으로 더욱 못 가진, 아니, 도도한 자본주의의
  격랑을 이겨내지 못한 이웃들에게 손을 내밈으로써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님을 깨우쳐 주는 것 같았다.

    이 가난이 당신들 탓이 아니라고....

  우리 모두도 당신들과 똑 같은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그러나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말라고...

  아직도 브라티슬라바의 선량한 시민들은 당신들과
  한 가족이라고...

  소박한 점심 식사 후 함께 활동하는 에스페란티스토 요하노의
  사무실로 우릴 안내하기위해 바삐 길을 나섰다. 그는 오늘이
  다 가기 전에 꼭 만나야 할 에스페란티스토이다.
  7월 31일부터 루마니아 브라쇼보에서 열리는
  무민족성 세계에스페란토 대회(SAT)에 참석하기위해 거쳐서
  가게 되는 곳곳에서(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 많은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워서 슬로바키아에서도 1박2일 의 짧은 일정만이
  잡혀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면 마리아가 서운해 할까봐 아직은 입속에
  간직한 채  우리의 촉박한 계획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널따란 요하노의 사무실 벽에는 슬로바키아의 국기가 마치
  정물화처럼 걸려 있었다.
  전직 농림부 관리로 일했던 그의 경력을 살려 지금은 농업과 식량
  관련 회사(Agriculture and Food Chamber)를 운영하고 있다.

  브라티슬라바의 명물 주점(Pub)에서 격의 없는 이야기를
  나누자는 요하노의 요청으로 들어선 곳은 19세기 초반에 지어진
  전통의 살롱이었다.
  슬로바키아의 예술가와 문인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 넣어 준 이곳은 200여년의 넘는 오랜 세월을 이곳 시민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자리를 꽉 메운 곳곳마다 뜨거운 대화가 넘쳐나고 즉석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흑맥주가 묘한 향기를 풍기면서 우리의 만남을
  축하해준다.
  형 만한 아우 없다 하지만 슬로바키아의 소박한 사람들의 자랑은
  탐욕스런 놀부형을 부끄럽게 만드는 흥부의 순수함이었다.

  다음날 아침, 왜 이렇게 일찍 이 나라를 떠나느냐는 마리아의
  원망을  뒤로 작별을 고하는 우리의 코 끝도 찡하다.
  친정 동생들 멀리 떠나보내는 것처럼 마리아의 울먹임이
  우리의 눈을 촉촉이 적신다.
  단 하루의 만남이지만 만리장성을 쌓은 것처럼 견고하고 튼튼한
  우리의 믿음과 마리아와의 우정이 동아줄처럼 질기게 이어지길
  바라면서 눈가의 이슬을 닦는다.

  정겨운 흙 향기가 풍겨나오는 듯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를 뒤로하고 헝가리로 향하는 발걸음이
  마리아와 요하노의 선한 기운을 받아 상쾌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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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era AN 2010/08/30 10:34 PERMALINKMODIFY/DELETE REPLY

    Kara, Roza kaj Sono.
    Ja en pasinta tutsemajno, pluvis pluvegis denove pluvis tutlande. Ec' hodiau' ekde matene hele sunbrilas agrable.

    Jam au'tunig'as, sed ankorau' tage varmegas, s'vitas.
    Mi bone legis vian viglan vojag'adan raporton kun aktivaj nekoreaj esperantistoj, kun viaj malnovaj amikoj kiel Mikaelo, Sandor en eu'ropo.

    Tiaj renkotig'oj g'ojegas vin. cxu ne? Hodiau' mi fine salutas, atendas sekvontaj'on.
    Sane, felic'e far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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